너무 놀랐어요.
모든 게 다 죽어 있었죠.
척박하고 황량한 광경에
그냥 입이 다물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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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만 앙상히 남아 죽은 염소들이 쌓여있었어요. 주민들께서는 자기의 생명과도 같은 염소의 사체들을 태우고 계셨죠. 가족의 생계와 생사가 달린 가축들을 직접 태우는 마음이 얼마나 절망적일까요? 가늠조차 할 수 없었어요.”

 

배우 이태란이 만난 아프리카 케냐

201804_story_mbc_02지난 3월, 월드비전과 함께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약 720km 떨어진 ‘투르카나(Turkana)’로 향한 배우 이태란. 케냐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히는 이곳은, 2016년부터 시작된 동아프리카 이상 기후 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죽음이 가득한 땅, 투르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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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의 전쟁”이란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거 같더라고요. 물이 너무 부족하고 땅이 갈라져 있으니, 4~6시간씩 걸어야 물을 겨우 구하는 상황이더라고요. 작은 웅덩이에 고인 물을 마시려 몇십 명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도 일상적이었죠.
201804_story_mbc_04“가축들도 물을 마시지 못하니 맥없이 죽어가고 있었어요. 방문했던 날라마루(Nalamaru) 마을은 기존에 가축 수가 1,300마리였는데 150마리로 줄어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거의 90%가 죽은 거죠. 상상되시나요?”

 

여린 생명마저 위협받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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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 직접 본건 처음이었어요. TV나 매체를 통해서만 접하다가 직접 아이를 보니 너무 충격이었죠. 살짝 만지기만 해도 부러질 거 같은 아이는, 숨 쉬는 그 자체가 기적이었어요.”
201804_story_mbc_06생후 4개월 된 여아 엘리스(Alice). 지속적인 기근에 엄마 로베뇨는 딸 아이에게 젖 한번 제대로 물리지 못했다. 촬영을 마친 그 날 저녁, 아이는 결국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투르카나 전역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는 어린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별을 보며 희망을 꿈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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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에서 만난 11살 소년 로케시오의 한마디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면 모든 걱정을 잊을 수 있어요. 반짝반짝 너무 예쁘잖아요. 별을 보면서 잠들 때가 많아요. 저 별처럼 밝은 미래가 언젠가는 찾아오겠죠?”

“작고 마른 소년의 눈망울은 어찌나 커다랗던지 아이들이 부디 이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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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 가득한 땅,
그 속에서도 순수하고 밝게 살아가려
마음을 다잡는 사람들.

이 메마른 땅에 비가 내리기를,
선물처럼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배우 이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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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구호 정기후원

긴급구호 정기후원금은 기근으로 고통받는 동아프리카 지역을 지원하는데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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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유진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사진. 박수영 미디어팀,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