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한참 작으니까
볼 때마다 마음이 무너지지.”

고령인데다 경제 능력이 없는 할머니가 있는 힘을 다해 보아도 손녀에게 밥 한끼를 먹이는 것은 일상이 되어 주지 않았습니다. 늘 먹을 것이 부족한 손녀의 작은 키가 꼭 당신 탓인 것만 같아 속상한 할머니. 할머니의 꼬깃꼬깃했던 마음을 월드비전 사랑의 도시락이 쫙 펴주었습니다. 영양이 골고루 갖춰진 반찬과 밥 그리고 후원자와 봉사자들의 세심한 사랑이 담긴 사랑의 도시락을 지원받으며 보람이(가명)는 더 이상 배고프지 않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사랑의 도시락은 보람이처럼 배고픈 아이들의 주린 배를 채우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며 내일을 꿈 꾸게 해주었어요.

질병에 맞설 힘을 키워 준
반갑고 고마운 밥

바람이 차가운 뚝섬 한강 공원에 수많은 러너들이 가볍게 몸을 풉니다. 이 곳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선물하기 위한 마라톤 ‘월드비전 글로벌 6K For Water’가 열리는 현장. 휠체어를 탄 아들과 아빠도 출발선에 섭니다. 출발을 알리는 총성과 함께 힘차게 휠체어가 달려갑니다. 재국이와 아빠의 도전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글로벌6K For Water 에 참가한 재국이와 아빠

2018년 <글로벌6K For Water> 에 참가한 재국이와 아빠

“아픈 세 아이가 배라도 고프지 말았으면..”

근이영양증과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재국이. 누나와 동생까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재국이네는 세 남매의 병원비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찼습니다. 아픈 아이들에게 끼니조차 챙겨줄 수 없었던 부모의 참담한 심정을 어떤 말이 대신할 수 있을까요. 이런 재국이 가정에 사랑의 도시락이 찾아갔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는 따뜻한 밥을 먹고 아이들은 건강과 정서가 차츰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균형 잡힌 반찬으로 구성된 사랑의 도시락

균형 잡힌 반찬으로 구성된 사랑의 도시락

“재국아, 우리 함께 달리자!”

재국이는 온 몸의 근육이 점차 굳다 끝내 심장마저 멎게 된다는 근이영양증 환자입니다. 절망을 헤매던 때도 있었지만 사랑의 도시락으로 배고픔이 해결되고 여러 지원이 이어지면서 엄마와 아빠는 재국이와 함께 더 큰 세상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생겼습니다. 재국이는 휠체어를 타고 아빠는 그 뒤를 밀며 희망의 레이스를 시작한 거예요.

2012년 처음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2015년는 장애인 최초로 뉴욕마라톤에도 참가했습니다. 레이스를 완주한 재국이와 아빠는 열렬한 환호를 받았고 그 이상의 위로와 희망을 세상에 전했습니다.

코로나19로 야외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며 지금은 마라톤을 잠시 쉬고 있지만 근육병 환자들에게 용기를 전하는 재국이와 아빠의 마라톤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따뜻한 밥 한 공기에서 시작된 사랑.”

메마른 삶에 생기를 선물해 준 후원자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라는 재국이와 가족들은 그 사랑을 되갚으며 살고 있어요. 삼남매가 3년 동안 매일 100원씩 모든 동전을 월드비전에 기부했고,해외아동과 결연도 맺었습니다. 2016년 부터는 마라톤 42.195km 완주 후 미터당 10원을 적립하여 월드비전 해외사업에 후원했답니다.

따뜻한 밥 한 공기를 전하며 시작된 사랑의 씨앗은 이토록 크고 푸른 숲을 이루었어요.

많은 이들의 노력과 마음이 담긴 사랑의 도시락

많은 이들의 노력과 마음이 담긴 사랑의 도시락

스물을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지만 이제 25살, 어엿한 청년이 된 재국이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내고 있습니다. 또, 한양사이버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에서 공부하며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 국내 명소 이곳저곳을 찾아볼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담은 앱을 만들겠다는 새로운 꿈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라톤을 달리듯 묵묵하고 꾸준히 최선을 다할것입니다.

배고파서 서러웠던 그 때를
즐겁게 회상할 수 있는 이유

“처음 사랑의 도시락이 배달되어 왔는데, 애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그 때 이 도시락을 준비했을 많은 분들이 떠올랐어요.식단 짜시는 분, 조리 하시는 분, 배달 하시는 분, 후원 하시는 분.그 모든 분들의 사랑이 내 아이들을 먹이고 키우는 구나 생각하니 감사하고 또 감사했어요.”

집 앞까지 찾아가는 사랑의 도시락

집 앞까지 찾아가는 사랑의 도시락

영양소를 골고루 갖춰 정성껏 만들어 지고 있는 사랑의 도시락

영양소를 골고루 갖춰 정성껏 만들어 지고 있는 사랑의 도시락

“밥도 못 챙겨주어 조마조마한 아빠의 마음을 사랑의 도시락이 안심시켜 주었어요.”

오상택 봉사자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동동 거리던 시절을 떠올릴 때면 사랑의 도시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업 실패로 가정이 해체되고 두 아이와 맨 몸으로 세상을 마주했을 때 막막함은 당장 아이들의 끼니를 챙길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지요.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월드비전에서 사랑의 도시락을 지원하기 시작한 건 큰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작은 아이가 2학년이 되던 무렵입니다. 아빠는 어린 아이들의 끼니 걱정을 내려놓고 택시기사, 경비 등 닥치는 데로 일하며 가정을 지켰습니다.

“듬직한 어른이 된 우리 아이들을 키운 건 바로 여러분이십니다.”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사랑의 도시락 지원은 이어졌어요. 영양 가득한 도시락을 먹으며 건강하고 착실하게 성장한 두 아이는 이제 늠름한 파일럿과 실력 좋은 요리사가 되었습니다.

하루의 노동이 아무리 고되어도 봉사는 빠지지 않는다는 오상택 봉사자

하루의 노동이 아무리 고되어도 봉사는 빠지지 않는다는 오상택 봉사자

아빠는 아이들을 먹여 주고 키워 준 많은 분들께 너무 고마워서 바쁜 일과 중 짬을 내 월드비전에서 봉사를 합니다. 2014년부터 시작한 사랑의 도시락 배달 봉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2019년 부터는 국내 아동 후원도 시작했어요. 사랑의 도시락 덕분에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 사랑을 갚아야 한다는 다짐은 더욱 굳게 자리잡습니다.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 할 때마다 아빠의 마음은 새로운 기쁨과 감사가 샘솟습니다.

어쩌면 ‘밥’이란 허기를 채워주는 것만이 아닌 지금의 역경을 이겨내고 내일을 꿈꾸도록 만들어 주는'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 힘을 튼튼하게 키워갈 수 있도록 늘 곁에서 서 주신 후원자님들께 감사 드려요. 사랑의 도시락과 함께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의 힘찬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사랑의 도시락을 받은 아이와 보호자들이 남긴 손 편지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아름다운 실천

글. 윤지영 후원동행2팀
사진. 윤지영 후원동행2팀, 월드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