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슈퍼 엘니뇨
그리고 나를 슬프게 하는 두 가지 guilty pleasure.
월요일 아침이면 아메리카노 한 잔에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로 단 디저트 한 입이 생각나지 않나요? (음…일요일 밤 부터라고요? ) 우리가 좋아하는 이 커피와 디저트. 궁합이 좋은만큼 가격도 한꺼번에 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유독 더웠던 날씨와도 관련이 있는데요, 바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엘니뇨 때문입니다.
엘니뇨는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을 일컫습니다. 보통 이상의 따뜻한 해수 때문에 정어리가 잘 잡히지 않는 기간에 일어나는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어린아이(아기 예수)’라는 뜻인데, 이 현상이 12월 말경에 발생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 예수의 의미를 가진 엘니뇨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장기간 지속되는 전 지구적인 이상 기온과 자연재해를 통틀어 엘니뇨라 합니다.
올해는 엘니뇨 현상이 유독 심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가물어 메마른 땅, 목말랐던 지구는 제 지방만 빼고 태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태워버렸나봅니다.
프랑스 작물 생산량 지난 해 보다 20% 감소
세계 3대 옥수수 생산국 브라질 옥수수 수확량 지난 해 보다 21% 감소
브라질, 인도(세계 2대 설탕 생산국)의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로 인해 2017년 생산량 370만톤 감소
브라질, 베트남 등 커피 산지의 가뭄으로 원두 가격 16개월만에 최고치 갱신
전 세계 밀가루 생산량 12% 감소
원두 가격이 파운드 당 10센트 오를 때 마다 별다방 커피 가격이 평균 2센트씩 오른다는데 커피 가격은 물론이고 달콤한 디저트의 주 원료인 설탕과 밀가루 가격도 오를테죠. 이로 인해 제 지갑은 조금 더 가벼워 질 것 같습니다.
엘니뇨의 영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장 배고픔을 아프게 겪고 있는 땅, 아프리카에서는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몇몇 국가들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남아프리카의 식량 위기 피해 인구만 3,200만 명.
엘니뇨로 비가 내리지 않아 작물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였고, 아프리카의 곡물 가격은 60% 까지 급등했습니다. 남아프리카 중앙의 작은 나라 말라위에서는 식량 부족으로 전체 아동의 45%가 발달 및 성장을 저해 받고 있으며 수많은 아이들이 영양실조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유니세프에 의하면 지난 2015년 12월 기준, 총 24,970건의 급성영양실조사례가 확인되었으며 2016년 1월에는 그 수가 100% 증가하였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식량을 찾기 위해 교육을 중단하고 있으며 일터로 내몰리거나 조혼을 강요 받는 아이들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단순히 선선한 바람이 불어야 하는 가을날임에도 여름 날씨가 계속 된다던지, 유례없는 혹한기를 겪는 것 처럼 겨우내 춥다던지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당장 내일 아침에 또 한 잔 마셔야 하는 커피 값, 밀가루, 쌀 등 우리의 주식이 되는 곡물 값, 음식의 조미료 뿐 아니라 달콤한 디저트의 주 재료가 되는 설탕 값의 폭등으로 지금보다 가계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척박한 땅 아프리카. 이미 가난과 기아로 몸살을 앓아 온 그 땅에 유례 없는 가뭄과 식량 위기를 초래합니다. 이 식량 위기는 아직 제대로 세상에 발을 내디뎌 보지 못한 작고 여린 아이들, 5세 미만의 아동들의 얕은 호흡마저 앗아가 버릴지 모릅니다.
당장 내일의 가계부를 위해 ‘일회용품 줄이기’ 혹은 ‘에코백 사용하기 등’ 환경을 지키는 작은 다짐 하나. 실천해봄직 하지 않나요? 그리고 조금 더 시선을 멀리 두어, 지구 반대편 굶주림에 고통 받는 아이들을 위해 나의 한 끼를 포기하고 아이들 가정에 한 달 식사를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신호정 디지털마케팅팀
사진. 월드비전 글로벌센터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