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6일 시리아와 튀르키예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이 비극적인 재난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며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내밀었습니다. 월드비전 역시 시리아와 튀르키예에서 재난 발생 당일부터 지금까지 긴급구호를 시작으로 현재는 이재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조기 복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동남부 대지진 피해 현장
의식주는 인간이 생활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 요소인 만큼 지진으로 일평생 가꿔온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 역시 생존을 위한 식량과 생필품이 필요합니다. 재난 현장에서 이재민에게 식량과 생필품을 지원하는 방법은 직접 현물로 나누어 주거나, 현금, 또는 바우처(상품권)를 지원하여 이재민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요.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이 가장 적합할까요?
정답은 모두입니다. 왜냐하면 재난의 형태, 피해 상황, 피해국의 역량, 피해 지역의 시장 활성화 정도, 안전이나 보안 상황, 재난 발생 경과 시점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적합한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튀르키예 대지진 대응의 경우 사건 발생 극초기에는 직접 식량과 생필품을 조달해서 배분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긴급구호에서 조기 복구로 전환되면서 튀르키예 남동부 피해 지역의 시장과 슈퍼마켓이 기능하고 현금 및 바우처 워킹그룹의 조정을 통해서 현금이나 바우처 형태의 지원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이 직접 본인 가정에 필요한 음식과 물건을 각자의 우선순위와 취향에 따라 선택하고 지역 내 소비를 통해서 지역 경제 회복의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드비전은 보유 안전성과 사용 용이성을 고려하여 카드 형태의 E-바우처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식량 및 생필품 지원 방식 비교
현물지원
장점
- 시장이 가능하지 못할 때 지원 가능
- 부정부패나 갈등이 심한 지역에서 적합
- 지원하는 현금이나 바우처의 가치가 시장 가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적합
단점
- 수혜자의 선택의 폭이 좁음
- 물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음
현금지원
장점
- 수혜자의 선택권, 유연성, 존엄성 증진
- 지역 경제 회복 촉진
- 물류비용이 적음
단점
- 도난 및 탈취 위험 존재
- 국가에서 세금을 부과할 경우 직접적 혜택 감소
E-바우처 지원
장점
- 수혜자의 선택권, 유연성, 존엄성 증진
- 지역 경제 회복 촉진
- 안전성 확보
단점
- 현금에 비해 수혜자의 선택의 폭이 적음
-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 적용이 어려움
월드비전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2023년 6월부터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주 지진피해 최취약가구 대상 E-바우처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이번 대지진의 진원지였던 가지안테프주 내 5개 구에서 진행됩니다. 튀르키예 남동부의 GDP는 튀르키예 평균의 60%에 그치는 수준으로 대지진이 발생 전부터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곳이었습니다. 그중 가지안테프주는 튀르키예에서 이스탄불 다음으로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대지진 전부터 상존해 오던 위기가 상당했기 때문에 자연 재난의 피해로부터 회복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E-바우처 사업 진행 과정
준비단계
double_arrow stat_minus_2
배분 및 사용
double_arrow stat_minus_2
모니터링
* 아직 진행되지 않은 단계의 활동 사진은 타국가의 유사 사업의 사진을 예시로 사용하였습니다.
STEP.01
E-바우처 준비단계
E-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는 적합한 슈퍼마켓을 선정하기 위해 조사와 평가를 진행합니다. 또한, 월드비전은 가장 취약한 가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적합한 기준을 세우고, 튀르키예 정부를 통해 예비 수혜자 명단을 확보하여 정보가 정확한지, 중복 수혜자는 없는지 검토 후 최종 수혜자를 선정합니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제일 시급하게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수혜자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혜자들이 불편사항을 접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합니다.
STEP.02
E-바우처 배분 및 사용
본격적으로 9,500가구에 E-바우처를 배분합니다. 부정 수혜를 방지하고자 E-바우처 수령자 정보를 다시 한번 점검한 후에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활성화합니다. 그럼, 이제 수혜자들이 자유롭게 유효기간 내에 슈퍼마켓에 가서 필요한 식량과 물건을 구매합니다. 이때 소비자 물가와 관련 조정 기관의 지침을 모니터링하고 수혜자들이 제공받은 E-바우처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그리고 사용하며 겪는 문제점은 없는지 사용 현장에 방문하여 모니터링합니다.
STEP.03
배분 후 모니터링
마지막으로 월드비전은 수혜자들이 E-바우처를 잘 사용하였는지, 어느 정도 가계의 식량과 생필품의 필요를 충족시켰는지, 그리고 사용에 대한 정보나 불편사항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정보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다시 한번 수혜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의견을 반영하여 이후의 활동에 교훈으로 삼고 보다 발전된 지원을 이어나가기 위함입니다.
‘월드비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주 지진피해 최취약가구 대상 E-바우처 지원 사업’은 9,500가구에 5인 기준 최소 지출 비용에 근거하여 두 달간 소비할 수 있는 식량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미화 약 158달러 상당의 E-바우처(상품권)를 제공합니다. 이 상품권을 갖고 기한 내에 필요할 때마다 거주지 인근의 지정된 슈퍼마켓에 가서 원하는 상품을 직접 골라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명절 선물로 많이 주고받는 마트나 백화점 상품권을 떠올리시면 이 사업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가정의 의사결정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는 평범한 이러한 일상의 경험을 통해서 이재민들의 마음도, 지역의 경제도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착수 워크숍이 지난 7월 5일 가지안테프에서 열렸습니다. 월드비전과 파트너 기관은 앞으로 어떻게 이재민들을 보호하며 이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답니다.
공동모금회 지원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주 지진피해 최취약가구 대상 E-바우처 지원 사업’ 착수 워크숍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주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E-바우처를 사용하면서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무척 기대되는데요. 다음에는 E-바우처를 사용한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더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시리아와 튀르키예 대지진 피해 이재민들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