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즐겼다!’
투발루 17칸, 대한민국 8칸 잘라내세요~!
남태평양에 위치한 투발루와 대한민국 지도를 앞에 두고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심각해집니다.
‘학교 먼저 없애야 하나?’
‘아니야 공원을 잘라버릴까?’
‘자, 이번에는 장바구니를 안 가져와서
비닐봉지를 샀다!”
투발루 9칸 ~
“으악! 안돼요!!”
비닐봉지 하나에 확 줄어드는 투발루의 지도. 아이들뿐만 아니라 함께 온 부모님들 입에서도 절로 놀라움이 터져나옵니다.
이곳은, 월드비전 <공감살롱> 현장. 3월 22일 세계물의 날을 맞아 월드비전은 후원자와 자녀를 초대해 ‘물’로 고통 받는 지구 마을 친구들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봄 햇살이 비추던 토요일 오후, 여의도 월드비전 본부에 모인 가족들은 가볍게 ‘한 줄 가족 소개’ 시간을 통해 조금은 어색했던 분위기를 날려버렸지요.
자, 이제 본격적인 ‘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사막에 2박 3일 동안 가야만 한다면 이것만은 가져가겠다! 뭐가 있을까요?”
물! 정수기! 비행기! 부모님!(이런 놀라운 대답이라니!)
월드비전 옹호시민참여팀 이지희 선생님의 물 이야기가 이어졌어요.
“사막에서 필요한 건, 무엇보다 물이겠지요! 한국인은 평균 하루400L의 물을 사용해요. 샤워, 화장실, 양치, 식수..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우리의 모든 생활에 물은 맞닿아 있어요. 그런데 우리와 똑 같은 사람인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한 사람당 하루 4L의 물을 사용한다고 해요. 케냐 사람들이 너무너무 물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해서 일까요?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차이가 많이 나지요? 지독한 가뭄, 부족한 식수시설 때문에 아프리카 나라 가운데 그나마 물 사정이 조금 낫다는 케냐의 현실이에요. 겨우겨우 목을 축이고, 밥을 지어먹을 수 있는 수준이지요.”
뉴스에서 학교에서, 들어왔던 물 문제 였지만 가족 그리고 또래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니 ‘물 이야기’는 나의 생활에 좀더 깊숙이 다가옵니다.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과 식수담당 박성복 과장의 생생한 현장이야기까지. 오롯이 ‘물 문제’만을 깊이 생각했던 두 시간 반이 훌쩍 흘렀습니다.
오늘 생각하고 이야기 나눈 것을 생활로 가져와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적는 ‘실천 달력’을 적으며 알찬 토요일 오후가 저물어 갑니다.
“더러운 물을 먹어야 하는 친구들이 있다니 마음이 아파요. 수도꼭지를 생각 없이 틀어놓지 않을 거예요.” (정가온, 5학년)
“비가 안 와서 바짝 마른 바닥을 영상을 보며 너무 놀랐어요. 변기에 페트병을 넣어두면 변기 물이 절약된다고 들었는데, 검색해보고 실천해야겠어요!”(이도경, 3학년)
“물 때문에 전쟁까지 일어난다니 충격적이에요. 이제 양치컵을 꼭 사용할래요.”(이경민, 5학년)
“전 세계 친구들이 모두 물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샤워 시간을 10분에서 6분으로 줄일 거예요.”(박나현, 5학년)
자녀들과 함께 한 어머니들의 다짐도 이어집니다.
“물 때문에 힘든 사람들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활동하며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저도 설거지 할 때나 샤워할 때 이전보다 조금 더 신경 써서 물을 사용할 것 같습니다.”(유진주)
“기후난민 이란 말을 처음 들었어요. 내 아이가 지구 전체를 돌아보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아이들과 이런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죠?”(조병화)
더러운 물 때문에 생명까지 위협을 받는 이웃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심각한 가뭄으로 동물도 식물도 모두 말라 죽어 간다는 소식에도, 정작 내가 쓰는 물에는 별 불편함이 없었기에 조금은 남의 이야기같던 ‘물’ 문제. 적어도 이 자리에 모인 월드비전 가족만큼은 나부터 나서서 돕고 해결해야 할 ‘나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글과 사진 윤지영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