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난민의 숨겨진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새로운 사실들과 내가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가득합니다. ‘또 난민 이야기인가요?’ 하시며 읽다 보다가도 ‘아하! 맞네, 그랬구나!’ 하실 거예요. 당신의 난민 지식을 늘려드리겠습니다.

난민에 대해 꼭 기억해야 할 사실들을 알려드립니다 – 사진 월드비전



난민 이슈는 지난해 예멘 전쟁 난민의 대거 제주도 입국을 기점으로 논란이 커졌지요. 2018년 6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올라온 ‘예멘 난민 허가 폐지 청원’은 무려 71만 4,875명이 참여해 역대 최다 청원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난민 거부와 관련된 다른 청원들을 합치면 훨씬 더 많은 참여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 사진 청와대 청원 게시판 화면 캡처


한편, 네이버 지식iN 에서는 2018년 한 해 동안 질문이 가장 많이 올라온 키워드를 선정했는데요. ‘난민’은 갤럭시노트9, 인싸에 이어 39위를 차지했습니다. ‘인싸’라는 단어 바로 다음이 ‘난민’이었는데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이야기했던 단어인지 실감이 나시나요?

네이버 지식iN에서 난민 키워드 관련 질문들의 숫자는 7월에 최고치였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비슷한 시기였던 것으로 보이네요. – 사진 네이버 지식iN 화면 캡처

2019년 올해도 난민 이슈는 계속됐습니다. 평소 난민 문제에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배우 정우성 씨는 2019년 6월 펴낸 저서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에서 이렇게 짚었어요.

“2018년 6월을 기점으로 반대 여론이 높아졌다며 걱정하는 분들도 많지만, 후원은 논란 속에서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중략) 하지만 우리의 관심과 지원의 속도가 난민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31페이지)

배우 정우성 씨의 저서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사진 저서 표지 화면 캡처

‘우리의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는 속도는 난민이 전세계에서 늘어나는 속도보다 느리다’는 정우성의 진단은 맞는 것 같아요. 연장선 상에서 월드비전 매거진팀은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논란을 겪은 뒤 우리는 난민을 얼마나 더 알게 되었을까, 만약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드려 보자’고요. 그래서 기획했습니다. 중요하거나, 잊었거나 무시해온 난민의 진실 5가지 입니다.

 


 

1. 대한민국은 ‘난민’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3년 신년축하 기념식 사진(사진 – 위키백과, 비상업적 용도 재사용 가능)

일본에게 나라를 뺏긴 설움을 견디던 1919년,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졌습니다. 임시정부는 ‘정치적 난민’인 독립 투사들이 설립한 망명 정부였습니다. 25년의 힘든 투쟁 끝에 1943년, 카이로 회담에서 국제사회로부터 정식으로 정부로서의 성격을 인정받았는데요. 이처럼 올해로 수립 100년을 맞은 대한민국 역시 나라를 잃었던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난민’과 무관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어요. 1950년 한국 전쟁 때 남북한에서 수백 만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한국정부는 일본에 5만 명 이상 대량 난민의 수용을 요청했으며, 미군은 제주도에 망명 정부를 만들 계획까지 마련했어요. 전황이 악화되었다면, 지금의 예멘 난민들처럼 국민들이 전세계를 떠돌아야 했던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국제사회는 난민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유엔은 부산에 40만 명을 수용하는 난민촌을 운영했고, 유엔 한국 재건단 (UNKRA, UN Korea Reconstruction Agency)을 세웠는데요. 이 기관은 유엔난민기구(UNHCR, UN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의 성립에 큰 참고가 되었습니다. 난민에 처지에 있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기까지 수백만 전쟁 난민들이 전세계 도움을 받아 끝내 ‘도움을 주는 나라’를 만들었는데요.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기억할 때, 난민은 빠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2. 난민 포함, 주한 외국인의 범죄율은 한국인보다도 낮다. 그것도 절반 이하로.

 

여론을 보면, 난민을 반대하는 가장 큰 근거 중 하나로 ‘범죄 급증’을 들고 있는데요. 실제 통계를 보면 그런 걱정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 2017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내/외국인의 검거인원수’를 비교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외국인의 검거 인원 평균치는 내국인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범죄율이 내국인보다 낮다는 뜻입니다

(난민을 포함한 국내 체류 외국인의 검거 숫자의 평균은 한국인보다 낮았습니다 – 사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 화면 캡처)

그럼에도 문화적 충돌이나 사회적 불안을 걱정하는 마음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죠. 혹시나 하는 이런 불안감에 대해 정부에서는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지난 ‘난민 청와대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진정한 난민은 보호하고 허위신청자는 엄격하게 가려내겠다. 다만, 난민으로 인정 받을 경우, 우리 사회에 적응/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 문화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해 난민과 이주민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생각하는 우리의 색안경도 벗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사회인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3. 난민 포함 이민자들을 받아들여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국내 산업 상당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인구, 특히 생산 가능 연령대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부족한 노동력을 이주민들을 통해 채우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민자들이 국내 일자리를 뺏어간다며 반대하는 여론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이민 확대의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 유지를 위해 이민자 숫자가 증가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잠재성장율 3%를 지키기 위한 생산가능인구 목표를 잡았을 때, 향후 내국인 인구 예측과의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이를 채우기 위한 이민자 수를 잡았습니다.

고령화, 저출산이 계속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장기적인 현 상황에서 난민과 외국인 노동자 등 이민자 유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셈인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뒤인 2030년에는 현재(2017년)의 188만 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27만 명의 이민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숫자가 채워지지 않으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실제 경제성장률 감소도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생산 인구 자체로만 봤을 때 한국에 더 많은 난민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난민을 받아들여야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 모임에서 한국의 발언권과 영향력’이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2019년 8월 현재, 한국은 일본과 무역분쟁 등 극단의 대치로 치닫고 있습니다. 양국이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국제기구 및 주요 관련국들에게 자국 조치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타국의 부당성을 설파하는데요. 평소 국제 사회에서 아무 역할도 안 해오다가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자국의 정당성을 설득하려고 하면, 호응하는 하는 나라들이 적겠지요?

한국은 13위로 적지 않은 분담을 하고 있지만, 일본이 거의 5배에 가깝게 분담하고 있네요. 사진 – 외교부 현황표 화면 캡처

 

난민 유입 확대는 한일 마찰 해결을 포함, 한국의 대외관계 강화를 통한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일 수 있습니다. 일본이 수출 품목 제한 등 터무니없는 한국 제재를 국제 사회에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미국, 터키, 독일, 캐나다가 자국 내 비난을 감수하면서 수십 만 난민을 받을 때, 국제 사회에서 역할을 다해야 국가 발전도 가능하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국은 국제 사회 도움으로 성장해 현재의 선진국이 되었기에 더욱 그만큼의 역할을 국제 사회가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K-POP같은 대중문화 전파와 함께 난민 수용 등으로 국제 사회 내 역할 분담을 병행한다면 좀 더 인정받는 한국이 되지 않을까요?

 


 


3. 대한민국은 난민으로 인정받기 매우 힘든 나라다.

 

지난해 제주도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한 예멘 난민 484명 중에서 법무부의 정식 인정을 받은 사람은 단 2명에 불과합니다. 두 사람은 언론인으로 반복적인 반정부적인 보도를 한 터라, 고국 정부의 박해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난민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다른 난민 신청자들은 명확한 박해 사유를 증명할 수 없어 ‘인도적 체류 허가’라는 한시적 거주만 허용된 상태입니다.

 

미얀마 로힝야 난민들의 난민캠프 등록 장면 – 사진 월드비전, 사진은 본 내용과 무관합니다.

예멘 난민 신청자를 포함, 대한민국의 난민 인정률은 매우 낮습니다. 지난 2018년 16,173명이 신청했지만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936명으로 4.0%에 불과했습니다. 세계 평균인 29.8%에 크게 못 미치며, OECD 기준으로도 꼴찌에서 2등 수준인데요. 참고로 2018년 전세계 난민 신청자는 170만 명으로 이 중에서 터키, 캐나다, 미국, 독일 등이 각각 15만 명 이상 상당한 수의 인원을 난민으로 인정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한국은 907명, 3.5%에 불과했습니다. )

한국의 난민인정율이 낮은 이유로 난민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회에 익숙하지 않은 원인이 큽니다. 난민법은 2013년 시행되면서 법무부에서 관련 예산과 제도를 운영한 지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국의 난민 심사관이 37명에 불과해 1년에 혼자서 270명의 난민 신청자를 심사해야 합니다. 난민들의 임시 거주용 시설도 유일하게 인천 영종도에만 설치돼 있는데 거주하기에 매우 부족한 수준입니다. 또한 신청자에 대한 인도적 체류 허가를 뒷받침해주는 제도에서도 아직 난민을 받을 준비가 안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난민에 대한 국가의 입장이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기 전인데요. 예를 들어, ‘대한민국은 인도적 지원을 어느 정도로 해야 국제 사회 일원으로 역할을 하는 건가’, ‘국내 필요한 외국인 노동자의 총 숫자를 채우기 위해 난민 인정을 통한 유입은 어느 수준으로 정한다’는 등의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역시 난민에 낯선 한국의 상황을 말해줍니다. 우리들이 난민 인식을 확대 심화할 수 있다면 정부도 입장을 정하는 데 있어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5. 대한민국은 난민으로 인정받기 매우 힘든 나라다.

 

사진 – 월드비전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난민(강제 실향민) 수는 6,850만 명이었으며 증가세가 심화돼 2018년 한 해에만 1분에 25명꼴, 2.4초에 1명꼴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절반에 가까운 2,700만 명이 아동인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들 중 27만 명의 아이들이 부모도, 보호자도 없이 홀로 난민촌으로 피난을 왔습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탈출했지만 피난길에서 숨져 헤어진 아이들을 포함한 숫자입니다.

난민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이 아이들만큼은 보호해주고 돌봐줘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 국제 사회의 난민캠프 시설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40만 명을 수용하는 케냐 다답 난민촌에서는 구급차가 7대뿐인데, 그마저도 사이렌이 달린 차량이 드물어 긴급환자 신고를 받고 출동하더라도, 환자와 가족들이 구급차를 찾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레바논, 요르단 난민 캠프에서는 아이들이 홀로 벌이에 나서다 인신매매조직에 납치되는 사례마저 속출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세운 로힝야 난민 캠프, 비가 오면 흙이 무너져내립니다. 사진 –월드비전

난민 아이들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구호단체를 돕는 것입니다. 기부를 통해 난민 아이들을 인접국가에서 더 많이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전세계 난민의 80%는 인접국가에서 수용하고 있습니다. 유엔과 구호단체들도 주로 인접국에서 구호사업 중인데요. 캠프가 확충되고 자원이 많아지는 쪽이 가장 좋은 도움입니다. 아이들이 인접국에서 자국 사정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바로 귀국할 수 있습니다. 자국의 교육이나 사회 여건과 비슷한 인접국 캠프에서의 삶을 통해 적응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머나먼 땅으로까지 올 필요도 줄어듭니다.

한국에도 구호단체들이 긴급구호, 난민 보호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난민 아동과 전쟁피해가정 사업을 핵심분야로 삼고 각국에서 모금과 지원 중입니다. 지난해 54만 4000명 난민들에게 긴급식량과 식수부터 중장기적인 심리치료와 교육, 재건 통합 사업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현지의 필요에 비해 도움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난민 아이들을 위해 지금 도움을 보내주세요 – 사진 월드비전

내 작은 도움으로도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사람들과 아이들의 미소를 찾아주세요.

그리고, 난민에 대해서도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