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당시 67세였던 심무희 할머님.
해외아동과 후원자님의 교류를 돕는 편지를
한<->영으로 번역하는 ‘비전메이커’ 봉사자로
당당히 합격을 했습니다.

그 후 14년,
심무희 봉사자님은
나이 첫 자리가 두 번 바뀌셨고,
총 1만 2천73통의 편지를  
번역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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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심 할머니께 걸려온 전화 한 통.
“14년간 쉬지 않았던 봉사에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봉사자님의 목소리.

그 따뜻한 사연을
지금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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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을 앓던 시어머니를 모시느라 정신 없이 살았어요. 남편도 암 환자였고. 하루 스물네 시간을 온전히 내 가족을 돌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에 부쳤어요. 그러다가 시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애들도 다 출가시키고, 남편마저 천국에 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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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할 수 없이 많아진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무서웠어요. 밥 먹을 때마다 그냥 눈물이 흐르더라고. 그렇게 3년을 울며 지냈어요. 생전에는 속도 많이 썩인 남편인데 왜 그랬는지 몰라. 모래사막에 덩그러니 떨어진 거 같고, 팔다리가 다 떨어져 나간 것 같고.

보다 못한 동생이 자기가 이런 거(NGO 서신 번역)를 하고 있는데 언니도 시간도 메울 겸 해보라고, 권한 것이 14년 동안 월드비전과 함께 한 시작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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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에 전화를 해서 번역 봉사를 신청했더니, 번역 테스트가 있더라고요. 열심히 본 테스트가 기준에 합당했었는지 합격을 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쉰 적 없이 아동이 후원자에게 후원자가 아동에게 보내는 편지를 번역해 오고 있어요. 꼬박 14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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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집중할 무언가가 생기니까 정말 열심히 했어요. 내가 뭐든 한번 하면 단단히 하는 사람이거든. 한 번도 날짜를 어긴 적 없어. 그런데 말이에요. 이게 어느새 내 아픔을 밀어내고 있더라고.

내가 빨리빨리 번역해서 편지를 보내면 아이들이 후원자님의 편지를 받고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마음이 쌓이면서 지독하게 나를 괴롭히던 외로움도 자연스레 사라졌어요.”

“번역 봉사가 나를 살렸죠.
후원아동들이,
후원자가 보낸 편지들이
나를 살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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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며 늘 건강이 걱정이었는데 얼마 전 밤에 혼자 화장실을 다녀오다 쓰러졌어요. ‘이제 제 나이와 체력으로는 더 이상 이 귀한 일을 감당할 수 없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14년 만에 처음으로 든 마음이에요.

67살에 시작한 번역 봉사였고 이제 제 나이 81살이에요. 세월이 왜 이렇게 빨라요? 친구들은 이 나이에 무슨 사서 고생이냐고 핀잔도 많이 줬지만 저는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어요. 성실하고 꼼꼼하게 지금까지 봉사를 해 온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하며 스스로 대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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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아동과 후원자들이
주고 받는 사랑을
중간에서 소중하게 전달해 온
14년의 시간과 노력.
그 자체가 ‘행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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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의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반드시 건강한 어른이 될 거라고 굳게 믿어요. 서신을 번역 하다 보면 얼굴도 한번 마주한 적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애틋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 까지 해요. 정말 소중한 마음들이죠.

그러니 우리 번역 봉사자 ‘비전메이커’들이 그 마음을 귀하게 여기며 번역해야 해요. 다들 잘하고 계시겠지만 이제 일선을 물러나는 선배로서 부탁하고 싶은 건 ‘내가 이 재능으로 후원을 하는 거다’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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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마침표, 첫 문장 대문자 사용 등 기본부터 꼼꼼히 잘 지키는 것도 정말 중요해요. 그런 기본적인 것부터가 아이를 생각하며 편지를 보낸 후원자의 마음을, 후원자를 그리며 꾹꾹 글씨를 써 나간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내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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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에서는 그간 번역한 편지가 만 통이 넘는다며 대단하다고 하시지만, 전 그냥 성실히 제 몫을 했을 뿐이에요. 제가 번역할 수 있도록 편지를 주고 받은 아동과 후원자님께 감사 드려요. 그 편지들이 제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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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감사하다 하지 마세요.
정말로 제가 감사하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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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지영 후원동행2팀
사진. 편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