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0일, 2021년 3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월드비전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과 함께 진행한 ‘방글라데시 카하롤 지역 가정 내 성 역할 인식 개선을 통한 모자보건증진 사업’의 종료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방글라데시 카하롤 지역 가정 내 성 역할 인식 개선
모자보건증진 사’의 종료 행사

지역 정부 관계자들과 보건 인력, 지역 주민들과 사업팀이 참석하여 지난 3년간의 소회를 나누고 감사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활동을 마무리하며 나눈 주민들의 소감을 먼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Bappi 엄마는 동네 스타’라고 해요.
배운 내용으로 야채와 계란을 판매하여 수익을 얻었고,
가정 내에서 의견도 낼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엄마가 됐거든요!
-영양 모임 참석자& Bappi 엄마, Rani Roy-

이 사업을 통해 저는 많은 물품들 지원받았어요.
하지만 물품은 언젠가 다 써버리겠죠.
저에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식을 쌓고 인식이 바뀌었다는 거에요.
이런 지식은 아동을 건강하게 돌보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아버지 모임 참석자, Dinesh Roy-

저희 소수 민족들은 특히 더 소외 됐어요.
농사 지을 적당한 땅도 없었고 아이들도 심각한 영양 실조 상태였었죠.
지금은 이웃들이 땅을 빌려줘서 텃밭의 생산물로 아이들을 먹일 수 있습니다.
이제 소수 민족 중에는 더 이상 심각한 영양 실조 아동은 없어요.”
-소수 민족, Maloti Murmu and Elina Hasda-

이런 멋진 변화들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더욱 궁금해지지 않으시나요?
자, 지금부터 3년간의 여정을 간단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방문자를 환영하는 지역 아이들과 어머니

왜 시작하게 되었을까?

방글라데시 북쪽, 카하롤 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일용직 농업에 종사하고 수입이 불안정하여 높은 빈곤율을 보였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급성 영양실조(Wasting)상태인 아동이 11%수준으로 국가 평균 8%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그 외 영양 지표도 국가 평균보다 좋지 않은 수치였어요. 특히 코로나19로 수입 감소와 보건시설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어 아동들의 영양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방글라데시 국가 평균 영양상태 수치와 카하롤 지역 측정치 비교
방글라데시 국가 평균 영양상태 수치와 카하롤 지역 측정치 비교

카하롤 지역 측정치(출처: 2021 사업팀 기초선 조사)

방글라데시 국가 평균(출처: 2017-18 BDHS)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5세 미만의 영양 상태가 특히 중요하며, 이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어야 이후 치료가 어려운 상태로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 지역에서 5세 미만 아동 및 모성건강 증진을 목표로 모자보건서비스 접근성 향상과 아동의 영양 섭취를 개선을 위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진행하였을까?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통합적 지원

아동 성장 그래프를 보고 있는 사업팀 직원과 어머니
영양그룹 모임

사업 주요 활동 소개

아동 신체 발달 모니터링

매달 아동 몸무게 측정, 아동 영양 상태 추이를 양육자가 확인
시각 자료를 활용한 영양 및 위생 지식 전달

영양그룹 모임

5세 미만 아동 빈곤층 어머니 대상
아동 양육, 영양식 조리 및 위생 교육, 영양식 키트 제공
텃밭 조성 및 닭, 오리 사육 교육 → 종자 및 양계 제공

아버지 그룹 모임

신혼 혹은 아동 양육 가정 남성 대상(아내 동반 모임도 진행)
아동 영양, 임산부 돌봄, 배우자와 갈등 해결 등 교육

시기별 맞춤형 가정 방문 상담 실시

임신 수유 여성 및 주변 가족(남편, 시어머니 등) 대상
임신, 출산, 양육(총11회기)에 대한 정보 제공

보건 인력 및 보건소 지원

보건소 환경 개선을 통한 서비스 접근성 확대, 영양개선
진료 기본 도구 제공, 보건소 위생시설 개보수
보건 인력 교육 지원

주민주도형 옹호 사업

지역사회 구성원 남녀노소 참석
보건 서비스 개선을 위한 시민 모니터링, 의견 개진
보건소 위원회 활동

신축된 보건소 위생시설
종교지도자 대상 영양, 위생 훈련

사업명에 ‘가정 내 성 역할 인식 개선’이라는 말을 넣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사업에서는 가부장제 문화때문에 여성들이 가정 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 하는 점을 해결하려고 한 것도 특징입니다. 아버지 모임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래 이야기에서 확인해보세요!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수치로 볼 수 있는 변화

3년간 측정한 영양 상태 및 최소 식이 다양성 비율
3년간 측정한 영양 상태 및 최소 식이 다양성 비율
3년간 측정한 영양 상태 및 최소 식이 다양성 비율

영양 개선의 성과는 사업 초기에 조사 했던 측정치와 사업 종료를 앞두고 조사한 결과에서 더욱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세가지로 분류하여 측정한 영양 실조가 꾸준히 줄어들었습니다(왼쪽). 그리고 아동들이 음식을 골고루 먹을 수 있게 되어 ‘최소 식이 다양성’ 비율은 증가하게 되었고요(오른쪽). 텃밭에서 키운 다양한 채소와 양계 사육을 통한 계란 섭취, 어머니의 영양식 조리 훈련 방법 습득, 아버지의 적극적 양육 참여가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데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생산한 메추리알을 자랑하는 어머니
아버지그룹 모임

어떻게 변화 되었을까? 참여자 이야기를 통해 볼 수 있는 변화

영양그룹 참여자, Rani Roy
[엄마가 된다는 것은 자신이 몰랐던 강점을 알게 되는 일이죠!] 영양그룹 참여자, Rani Roy

월드비전 활동에 참여하기 전에는 모든 것이 어려웠어요. 저는 남편의 일용직 벌이로 가정을 꾸려가는 평범한 주부였고 아이를 어떻게 건강하게 키워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집에서 낳은 첫째 아들을 키울 때는 밥과 감자만 잘 먹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인지 어렸을 때부터 매우 건강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처음 이 영양그룹 모임을 참석을 했을 때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였고 지역보건요원에게 산전 검사 중요성과 가정에서 분만 시 위험한 점에 대해 안내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몇 달 후 병원에서 딸을 출산하였는데 다행히 아이는 정상 체중 범위에 속하였습니다. 이후 영양 그룹 모임에서 배운대로 아이에게 음식을 골고루 먹였고 아침마다 계란도 빼먹지 않고 먹였더니 둘째는 더욱 건강하고 튼튼합니다.

계란과 닭을 팔아 염소도 3마리 구입하였고 침대랑 아이들 옷도 살 수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저를 생활력 있는 엄마로 인정해줘서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우리 가족들을 위해 배운 것들을 잘 실천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영양그룹 참여자 Munni씨 가족
[한 아동을 기르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필요합니다!] 영양그룹 참여자, Munni & 아버지 그룹 참여자 Saddam

제 남편은 일용직 근로자이고 아이 둘과 시어머니까지 5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큰 딸은 32개월이고 작은 아들은 이제 3개월밖에 안됐어요.

2년 전에 이 사업이 우리 마을에서 시작 됐을 때 큰 딸이 심각한 저체중 상태여서 제가 영양 그룹 대상자로 선정이 되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 해에 아들을 임신하게 되었고요. 이 때는 이미 모임에 참여하고 있어서 지역 보건 요원이 저희 집을 방문하여 산전검사와 칼슘 및 철분 섭취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었고 안내에 따라 식습관도 바꾸게 되었어요.

저희 남편도 아버지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집안일을 나눠서 하기 시작하고, 검진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3.4kg의 건강한 남자 아이를 낳을 수 있었어요.

저희 시어머니도 격달로 진행되는 양육 그룹 모임에 참석하여 임산부 돌봄과 영양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 모두 지난 2년간 많은 것을 배웠고 저희 삶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저체중 상태였던 딸이 더디지만 조금씩 회복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사업은 이제 어떻게 마무리 될까?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

3년 간의 여정을 잘 마무리 하고 사업팀은 이제 이 변화들을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 시작 부터 지역 정부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종료 행사에도 초대하여 성과를 공유하는 것도 앞으로는 이 활동들을 지역 정부가 이어가도록 하기 위함 입니다.

지역정부와 함께 진행한 행사
지역정부와 함께 진행한 행사

사업을 통해 훈련된 지역 보건 요원, 보건소 관리 위원회도 마을을 위해 지속하여 기여하고 싶다고 하였고요. 어떤 분들은 배운 내용으로 무료 봉사활동을 해 나갈 것 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런 자발적 움직임은 사업팀을 참 뿌듯하게 하였는데요. 이제 사업팀은 전면에서 물러나지만, 개개인의 활동들을 조금만 더 지지 해주고, 지역 정부가 이어서 하는 활동들을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향후 1년간 보건부 및 지역 정부의 조력자로 남아 최소한의 활동을 이어가고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던 마을에도 변화의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함께 웃는 가족

사업 초기에는 코로나19로 이동 제한때문에 물품이 제 때 배달되지 않아 활동이 지연되기도 하였고, 집단 활동을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기도 하였지만, 현지 직원들과 파견된 한국 직원이 머리를 모아 해결할 방법들을 찾아내고 오랜 사업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발휘하여 사업을 잘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신 후원자님들께도 감사드리며, 지속해서 방글라데시와 세계 곳곳의 취약한 아동을 찾아가 손길을 내밀고 있는 월드비전에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돈노밧 (뱅골어로 ‘감사합니다’)!

방글라데시 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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