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캠페인 그 후] 엄마, 우리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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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어 모자원에서 지내는 열세 살 딸 은영이(가명)와 엄마.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사랑이 빛나는 모녀의 사연이, 월드비전 모금 캠페인을 통해 전국에 전해졌습니다. 반년이 흐른 지금, 모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은영이가 후원자에게 보내는 편지

은영이가 후원자에게 보내는 편지

2018.02.03일 자 엄마와 모자원 앞에서 다정하게.

2018.02.03일 자 : 엄마와 모자원 앞에서 다정하게.

용기 내어 전한 모녀의 이야기

신경, 피부, 뼈에 이상변이를 일으키는 신경섬유통과 고관절 괴사로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운 엄마. 선천성 심장병(심장판막증)으로 3년에 한 번씩 수술이 필요한 열세 살 은영이. 두 사람의 유일한 보금자리는 열 평 남짓한 모자원입니다. 이곳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도 고작 2년, 그 후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제가 무슨 죄가 있어서 하나인 딸을 이렇게 고생시키나 싶었죠. 몸이라도 멀쩡하면 일을 할 텐데. 방송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참 고민했어요. 은영이가 저보다 씩씩하더라고요. 친구들도 다 이해해줄 거라고.”

 

평범한 일상을 선물받은 두 사람

모녀의 사연이 알려진 후, 많은 분들의 손길로 은영이의 꿈을 위한 학원비와 생활비 그리고 새 보금자리를 위한 비용이 마련됐어요. “아이들은 남이 주는 헌 옷 잘 안 입으려고 하잖아요. 은영이는 자기가 직접 찾아와요. 그만큼 씩씩하죠. 그런데 가끔 그래요. ‘엄마, 치킨 먹고 싶어요. 친구들처럼 예쁜 옷 입고 싶어요’라고요. 워낙 내색을 안 하는 아이니까 얼마나 참았을까 싶어 더 마음이 아프죠. 이제는 후원자님들 덕분에 작지만 은영이가 원하는 걸 해줄 수 있어요. ‘치킨 한 마리, 새 옷 한 벌’ 별것 아닌 일이지만 저희 모녀에겐 정말 큰 변화예요. 요즘은 하루하루가 꿈같은 일상을 선물받는 기분이에요.”

후원받기 전 그저 아프지 않기만 바랐던 은영이와 엄마

후원받기 전 : 그저 아프지 않기만 바랐던 은영이와 엄마

후원받은 후 기적처럼 찾아온 모녀의 평범한 일상

후원받은 후 : 기적처럼 찾아온 모녀의 평범한 일상

다가올 내일이 기대되는 열세 살 소녀

어린이집을 다니던 꼬마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던 은영이는 요즘, 가정형편 때문에 접었던 꿈을 학원에 다니며 펼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눈이 너무 많이 와서 학원을 쉬라고 했는데도 눈보라를 헤치고 가더라고요. 심장병이 있으니까 숨이 차는 활동이 쉽지 않을 텐데, 너무 즐거운가 봐요. 그런 딸의 모습에 저도 참 기뻐요.” “춤출 땐 그냥 행복해요. 친구들과 춤을 완성하고 나면 정말 뿌듯하거든요. 이런 기회를 선물해주신 후원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배워서 언젠가는 공연도 하고 싶어요!”

 

새 보금자리에서 자라날 모녀의 희망

두 사람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새 보금자리가 생긴다는 것! 모자원에서 나가면 어디로 갈지 막막했던 예전과 달리, 이젠 새로운 집에 대한 기대가 가득합니다. “2019년에 새집으로 이사 갈 예정이에요. ‘더 힘든 가정도 많은데 우리 모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실 분이 계실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 걱정이 무색할 만큼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어요. 하늘 아래 어린 딸과 나만 있는 것처럼 외롭고 막막했지만 이제 아니에요. 후원자님들의 몫까지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항상 의젓해서 어른 같았던 은영이도 ‘빨리 이사 가서 내 방과 침대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해맑게 웃습니다. 처음 보는 열세 살 아이다운 모습에 기쁜 감동이 밀려옵니다.

 

글. 김유진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최유은 월드비전 목포가정개발센터(FDC)
일러스트. 민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