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후원아동] 내일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 피아니스트 조연희

현실의 무게 때문에 꿈을 고민했던 작은 아이는 음악으로 많은 이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피아니스트이자 누군가의 다정한 아내가 되었다. 피아노 선율을 따라 큰 어른으로 자란 스물일곱 조연희 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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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님, 안녕하세요?
각자의 가정에서, 일터에서 모두 치열하게 살고 계시겠죠. 바쁜 삶 속에 주위를 돌아보고 돕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데, 그 일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 도움 덕에 저도 꿈을 이뤘습니다. 작은 아이들에게 큰 어른이 되어주세요. 후원자님의 도움이 작은 아이가 큰 어른이 되게 합니다.”
조연희 씨가 후원자에게 쓴 편지

 

마음을 들어준 한 사람, 후원자님

14년 전 열세 살에 처음 월드비전과 인연을 맺었어요. 부모님이 갑자기 이혼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던 때였죠. 어머니는 열 살, 다섯 살이던 여동생들과 저까지 세 자녀를 키우느라 안 해본 일이 없으셨어요. 사춘기여서 그랬는지 그 모든 변화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부정적이고 세상만사에 회의적인 아이였죠. 맏이라는 책임감에 어머니께 칭얼거리지도 못했어요. 그러다 제 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후원자님을 만난 거예요.

월드비전 선생님들과 후원자님은 항상 “잘 지내니?” “학교는 어때?” “별일 없지?” 하고 물어주셨어요. 외롭고 불안하던 제게 평범한 그 질문들이 어찌나 따뜻하던지…. 반항심 가득했던 시절, 저를 붙잡아주고 꿈을 향해 나아갈 울타리가 되어주셨어요. 피아노가 돈이 많이 드는 전공이라 어머니도 지지보단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유일하게 꿈을 응원해주신 분이 바로 후원자님이셨죠. ‘너의 꿈을 응원해, 연희야’ 그 한마디에 힘이 느껴졌어요.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꿈, 피아니스트

멋모를 아이 때부터 그냥 피아노가 좋았어요. 피아니스트의 연주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온몸에 전율이 일더라고요. ‘내 꿈은 바로 저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힘들었을 때 좋아했던 곡은 라흐마니노프처럼 우울한 곡이에요. 지금은 즐겨 듣는 곡의 스타일이 밝고 다양해졌는데요. 요즘 가장 좋아하는 곡은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에서 ‘꿈꾸는 일’이란 뜻의 제7곡 ‘트로이메라이’예요. 제겐 꿈과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든 과정이 저를 표현하고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힘이에요. 그 시작과 끝이 돼주신 후원자님께 언젠가 꼭 연주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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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사랑을 전하는, 큰 어른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받은 도움의 깊이가 느껴져요. 대학에 와서도 월드비전 꿈날개클럽을 통해 지원받은 장학금 덕분에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거든요. ‘내 꿈을 이뤄주신 손길만큼 나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죠. 스물한 살 때 제게 도움을 주신 월드비전송파복지관의 합창단 반주 선생님 모집 공고를 봤어요. 꼭 하고 싶단 생각에 바로 전화를 걸었죠. 매주 1시간씩 4년을 복지관 아이들과 함께했어요.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늘 감동이었습니다.

이번 봄부터 피아노 전공 대학원에 다닐 예정이에요. 그동안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모든 걸 갖췄어도 마음이 공허한 아이들이 참 많다는 걸 느꼈어요. 좋은 곡을 연주하는 큰 어른이 되어 아이들이 쉼과 여유를 갖고 즐겁게 피아노를 배우도록 돕고 싶어요. 마음의 고민과 짐까지 나눌 수 있는 큰 어른이요!

 

자랑스러운 나의, 월드비전

어딘가에 저의 어린 시절처럼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세상의 시선은 때론 매우 차갑고 냉정해. 하지만 그런 시선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더라. ‘내가 잘하는 건, 할 수 있는 건, 좋아하는 건 뭘까?’ 너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천천히 물어봐. 그리고 네 곁에는 너를 아끼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마!”

저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후원자님과 월드비전 선생님들께서는 항상 말해주셨어요. “우리 연희 너무 잘했어! 멋지다! 대단하다!” 그런 응원이 저를 세상 누구보다 반짝이는 존재로 살아가게 해주었죠. 월드비전 후원아동이란 사실이 제겐 결코 부끄러움이 아니에요. 제 삶의 가장 큰 자랑이 되어주신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스승의 날 복지관 아이들과 연희 씨.

스승의 날 복지관 아이들과 연희 씨.

꿈을 말하는 연희 씨의 환한 웃음.

꿈을 말하는 연희 씨의 환한 웃음.

 

글. 김유진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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