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얼마나 먹고 싶은 게 많을 나이에요? 군것질도 하고 싶고. 그런데 부룬디에 와서 보니, 그 모든 게 사치이더라고요. 그냥 하루에 한 끼라도 ‘먹을 게 있다’라는 게 행복해지는 상황이더라고요. 제가 얼마나 많은 걸 누리고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그냥 이곳 부룬디 아이들도, 밥을 굶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유일한 바람인 것 같아요.
@배우 설수진”
미스코리아 출신의
연기자로 잘 알려진,
배우 설수진.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나라,
부룬디를 찾은 그녀의 이야기.
허물어진 집에 사는 고아 남매,
엠마누엘과 쟈스민
12살 소년 엠마누엘,
그리고 하나뿐인 4살 여동생 쟈스민.
하나뿐인 버팀목이던 엄마마저
3개월 전 오랜 병으로 돌아가시고,
남매는 덩그러니 세상에 남겨졌다.
어린 남매의 보금자리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흙집.
엉기성기 짚으로 덮은 지붕은
구멍이 숭숭 나있다.
“저녁에 사람들이 지나다니거나
동물 소리가 나면 벽 아래쪽 난 구멍으로
누군가 들어올까 봐 무서워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너무 춥고요.”
자나 깨나
하나뿐인 동생 걱정이 가득한 엠마누엘
“엠마누엘하고 자스민의 우애가 남다르더라고요.
아마 어린 나이에 보모님을 여의었기 때문에
서로를 더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 같아요.
@배우 설수진”
소년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이웃집 일을 돕거나, 벽돌 만들기 등의
소일거리를 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아직 엠마누엘도 12살이잖아요.
아이 다운 모습은 지켜주고 싶어요.
@배우 설수진”
4살 쟈스민은,
설수진 씨를 보자 품에 안기고 뽀뽀를 했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네 살배기.
오랜만에 느끼는 따스한 온기가 반갑다.
“세상에 이렇게 천진하고 애교쟁이 일 수가.
잠깐이라도 제 품에서 엄마의 느낌을
받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참 마음이 아프면서도,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에
제가 더 행복해진 것 같아요
@배우 설수진”
손재주가 많은 아이, 엠마누엘.
동생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손수 장난감을 만들어주는 것뿐.
어린 남매는 오늘도,
서로에게 기대어 하루를 견딘다.
이곳 부룬디에서는,
엠마누엘과 자스민 처럼
어린 나이에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다.
숯과 아보카도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케린과 파브리스
미소가 참 예쁜 소녀, 12살 케린.
그리고 10살 남동생 파브리스.
남매는 부모를 잃고,
80세 할머니의 손에 맡겨졌다.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를 대신해,
어린 남매는 여러 일을 한다.
숯 만들기,
아보카도 따기,
장작 줍기,
이웃집 염소 돌보기.
“일하는 게 힘들어요.
시장까지 2시간을 걸어가야 하는데,
오르막길이라 숨이 많이 차요.
열심히 걸어가서 숯과 아보카도를
못 팔고 돌아올 때는 많이 속상해요.”
@케린
친척 집의 농장에서
수확해 판 아보카도는
3개에 겨우 100실링(60원) 남짓.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에서
아이들이 숯을 만들고 있었어요.
게다가 대부분 맨발이었죠.
저는 혹시 벌레가 붙을까 봐
온몸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갔는데,
그런 제 모습이 미안해지더라고요.”
@배우 설수진
누나 케린의 꿈은 의사이지만,
일을 하다 보면 공부를 할 수가 없는 상황.
공책과 펜을 살 돈도 없어,
숯으로 벽에 숫자와 글씨를 쓰며
공부하는 게 일상이다.
“브룬디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났어요.
그런데 아이가 아이 같지가 않더라고요.
너무나도 빨리 성숙해져 버렸어요.
삶의 무게를 온전히 지고 살아가느라.
그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요.
저와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면,
조금은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배우 설수진
배우 설수진과 함께 한
KBS <바다건너사랑> 브룬디 편
12/3 화요일 23:40 방송됩니다.
글. 김유진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