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끝이 시리도록 차가운 날씨와, 펑펑 내리던 흰 눈.
그리고 해가 바뀌면서 드는 싱숭생숭한 마음까지.
우리가 연말이면 으레 마주하는 것들이지요.
하지만 지난 연말은 여느 때와는 좀 달랐어요.
삶의 모양은 다르지만 후원하는 마음은 쏙 닮은 우리가 익명 편지를 통해 처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이야기를 나누었거든요.
“월드비전 후원자라서
무릎을 ‘탁’ 치고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들을
그 마음 속 이야기를 여기서 조금 꺼내볼게요”
후원자들이 함께 익명으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더 진솔한 위로와 격려, 응원을 나누는 캠페인입니다.
- 1
- 주
- 차
후원자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 2
- 주
- 차
후원자님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인가요?
- 3
- 주
- 차
후원자님을 행복하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 4
- 주
- 차
후원자님은 어떤 위로와 격려의 말을 듣고 싶으신가요?
익명의 후원자님, 안녕하세요?
월드비전 매니저 룰루입니다.
새해 인사를 나눈 게 엊그제 같은데, 1월도 벌써 허리께에 와있네요.
[월드비전 후원자 익명의 편지쓰기 캠페인]을 통해 후원자님과 12월을 함께 보낼 수 있어 참 행복했어요.
한 달은 짧지만, 솔직한 편지를 나누며 후원자님과 한 뼘 더 가까워진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1,500명이 넘는 후원자님들이 참여해주신 덕분에 여느 때보다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한
근사한 연말이 되었지요.
편지 쓰기? OK… 그런데 익명으로?
캠페인이 시작되고 ‘나를 소개하기’라는 주제로 첫 주차 편지를 띄울 때,
많은 분들이 [내 편지를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 어색하다]고 적으셨어요.
맞아요.
편지는 ‘OO에게’로 써야 제 맛인데, 뭐라고 불러야 할지.. 이것부터 쉽게 떠오르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익명의 후원자님’,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동료’까지..!
우리가 편지 속에서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아주 다양하고, 그만큼 매우 다정했답니다.
편지에 담았어요, 우리의 마음
때로는 말보다 글이 더 좋은 도구가 될 때가 있지요.
특히나 감정이나 마음을 전할 때는,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는 편지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편지를 4주간 주고받았다면, 우리는 어느새 진짜 응원과 위로가 되었을 거예요.
사랑합니다.”
추운 겨울날 서로에게 힘이 되는 우리는 멋진 사람이에요!”
실제 참가자 편지 中에서
저는 후원자님이 정말로 자랑스러워요.
여러분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멋진 일을 해내고 계시잖아요.
그런 여러분께 캠페인 기간 동안 작성된 편지 중 3개를 선정하여 전해드려요.
편지를 읽으시고, 나와 마음이 닮은 따뜻한 익명의 누군가를 한번 떠올려주세요.
저는 언제나처럼 여기서 후원자님을 힘껏 응원하고 있을게요.
서로를 향한 격려처럼, 우리 2023년에도 더 멋지게 함께해요.
사랑을 담아,
월드비전 매니저 룰루 드림
보낸 편지 001
안녕하세요. 비가 오고 나니 급격히 온도가 뚝.. 떨어져요. 진짜 겨울이 오려나봐요. 날은 추워지지만.. 이곳의 통해.. 많은 후원자님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며 올 겨울을 마음이 아주 뜨거워졌으면 좋겠어요. 손난로 대신 마음 난로 장착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저는 2013년부터 말라위에 사는 예쁜 한 소녀를 후원해요. 그 소녀를 만나게 된 날은 아주 두근두근 했던 아주 놀라운 날이었답니다. 저희 부부는 결혼을 하고 우리에게도 이쁜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생기면 꼭 어디든 다른 한 아이를 후원해보자 이야기를 했었죠. 다니는 교회에 오션던 월드비젼팀을 통해 후원서를 작성했고 잠시 잊어버리고 지냈어요. 6월 우리에게 소중한 생명이 찾아왔고 4주동안 안정과 조심해야함을 강조해서 매일 매일 집콕하며 지내다가 병원에서 저희 부부에게 찾아온 소중한 아기의 건강한 심장소리를 들으며 기뻐한 날 띠로링~ 문자가 왔어요. 정말 우연이지만 너무 절묘한 순간에 사진과 함께 후원아동이 연결되었다는 문자였죠. 쿵쾅쿵쾅 힘차게 우리에게 찾아온 아기와 함께 저의 심장도 두근두근하게 하는 예쁜 소녀도 저희에게 왔답니다. 하나님이 정말 절묘하게 동시에 건강한 두 아이를 보내주셔서 너무 행복했던 날이었어요. 그리고 건강하게 우리 아이도 말라위의 소녀도 잘 자라고 있답니다.
다른 후원자님들의 첫 후원의 순간이 궁금해집니다. ^^
보낸 편지 002
익명의 수신자님께,
2022년 한 해 저를 행복하게 해 준 것은 “떡볶이”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올 한해를 무사히 버티게 해 준 나름의 소울푸드이지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제목의 책이 있을 만큼 이 맵단의 조화는 분명 한국인에게 효력이 큰 것 같습니다.
2022년은 역대 가장 많이 마음 속으로 사표를 썼다 지운 해입니다. 다행스러운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사표는 마음 속 밖으로 꺼내지 않고, 회사원이라는 이름으로 열 두달을 꽉 채워냈습니다.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수많은 날의 끝에 떡볶이를 붙잡는 날이 많았습니다. 달고 매운 자극을 진통제 삼아 먹고는 멍하니 유튜브를 보다 자고 일어나 또 롤러코스터에 몸을 싣고.
버틴 것이 잘한 일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 감정의 소용돌이를 헤치고 12월을 살고 있는 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아울러 올 한해 큰 힘이 되어준 떡볶이의 노고를 치하해 마지 않는 바입니다!
P.S. 저는 쌀떡파로 부산 떡볶이를 사랑합니다. 익명의 수신자님의 떡볶이 취향이 궁금하네요.
보낸 편지 003
벌써 마지막 주가 되었네요.
헬요일이라는 월요일이 이렇게 기다려진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어떤 분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실지, 그리고 어떤 분이 제게 이야기를 나눠주실지 기다리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 마음이 많이 힘들었어요.
넘어지고 싶은 순간이 참 많았는데, 그래도 잘 버텨내서 지금 이렇게 다른 후원자님께 편지를 쓰고 있는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잘 버텼다고 칭찬하고 싶어요. 그리고 너를 미워하는 그 사람보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돌아보면 행복했고, 소소하게 웃음짓던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와 함께 올해를 보내준 친구들과 저를 웃게 한 모든 것들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내년에도 잘 버텨서, 더 행복하고 다양한 세계를 만나고 싶어요.
언젠가는 모든 것이 다 저의 단단한 길이 되어 있겠지요. 익명의 후원자님도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