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수아레~즈, 이니에스타!”
“로날도(호날두), 베일, 벤제마!”
좋아하는 축구 선수를 묻자 경쟁하듯 이름을 외치는 영락 없는 아이들. 아즈락 난민캠프의 메시와 호날두를 꿈꾸는 MVP 스트라이커, 아마드(Ahmad, 13)와 함자(Hamza, 12)의 연습 경기를 찾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함자가 화려한 팬텀 드리블을 시전하더니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 시원하게 논스톱 선제골을 뽑아낸다.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터진다.
이에 질세라 아마드 역시 기막힌 각도의 감각적 헤딩슛으로 함자를 바짝 따라 잡는다. 그렇게 함자 2골, 아마드 3골, 2:3으로 연습경기의 승리는 아마드 팀에 돌아 갔다.
관중의 눈을 즐겁게 하는 두 스타 플레이어는 50개 NGO 축구팀이 참가한 아즈락 난민캠프 축구리그 우승팀, ‘월드비전 로열 FC’ 소속이다. 투톱 스트라이커 아마드와 함자가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한없이 씩씩하고 빛나는 아이들이지만, 사실 두 소년에게는 잊지 못할 아픈 기억이 있다.
“폭탄이 떨어지고 군인들이 사람들을 죽이니까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아무것도 없이 시리아를 탈출 했어요. 2014년에요. 우리가 이 난민캠프에 온 9번째 가족이었어요.”
-함자-
“저도 트럭을 타고 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겹치고 뭉개졌어요. 이렇게요.”
-아마드-
덜덜 떨리던 순간과 겹치고 뭉개진 사람들을 손짓까지 해가며 자세히 설명하는 아이들에게 어린나이에 겪은 일이 이렇게 다 기억나냐고 묻자, “어떻게 잊을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두 소년.
“그래도 공을 차기 시작하면 슬프고 끔찍했던 기억이 축구공과 함께 뻥~ 날아가는 기분이에요.”
-아마드-
“월드비전 코치님이 항상 말해요. 축구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팀플레이 스포츠라고요. 그래서 축구가 좋아요. 많은 분들이 시리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셔서 우리가 이 축구장에서 멋진 코치님과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것처럼, 저희도 나중에 난민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명한 축구 선수가 될 거에요.”
-함자-
인터뷰를 마친 뒤, 두 예비 선수의 싸인을 받으며 상상 했다. 몇 년 뒤, 스포츠 뉴스 1면에서 레알 마드리드 아마드와 FC 바르셀로나 함자를 볼 그날을. 그리고 이 인터뷰가 많은 난민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사적인 인터뷰로 기억될 그 날을 말이다.
글.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배고은
사진.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윤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