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보셨나요-
“만약 내가 에이즈에 걸린다면?
혹은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가 걸린다면?”

죽음보다 무서운 질병,
에이즈(AIDS)

죽음보다 무서운 질병, 에이즈

12/1은 에이즈 예방과 편견 해소를 위해 제정된 ‘세계 에이즈의 날’. 에이즈는 HIV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나타나는 전염병으로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각종 합병증 및 면역결핍으로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입니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를 받으면 관리가 가능하지만, 여전히 죽음’이 떠오르는 무서운 병. 치료제가 개발됐음에도 에이즈에 대한 공포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요? 바로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과 낙인, 그로 인한 차별과 소외 때문입니다.

소외된 사람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채,
외롭게 질병과 싸워야 하는 사람들.

인도 넬로어 지역,
에이즈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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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자 수 세계 3위 국가,
인도 그리고 넬로어

1986년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인도에는 약 2백4십만 명의 에이즈 환자가 살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7백만명), 나이지리아(3백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숫자이죠.

인도 넬로어 지역 에이즈 치료 센터에서 감염 의심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인도 넬로어 지역 에이즈 치료 센터에서 감염 의심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인도의 넬로어 지역은 그중에서도 감염률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힙니다. 월드비전이 처음 넬로어를 찾은 2009년, 약 25,200명(1.33%)이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었죠. 이 지역은 인도의 주요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로 유동 인구가 많습니다. 특히 이주 노동자, 화물 트럭 운전자,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 의한 감염 위험이 높죠.

울고있는 여인

또한, 인도의 계급제도인 카스트 상으로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 정부의 인프라나 서비스 접근이 어렵고,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빈곤 문제에 에이즈 감염 확산이라는 위기가 더해져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아동과 청소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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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잃었던 14살 소녀 피리야,
희망 전도사가 되다

아이의 뒷모습

올해 14살이 된 피리야(가명)는 3살 때 에이즈로 부모님을 모두 잃었습니다. 피리야는 자신도 엄마로부터 수직 감염된 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6학년 때 결국 실명하게 됐죠.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어둠 속에 갇힌 소녀.

학교 친구들은 전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피리야를 피했습니다. 노쇠한 조부모님은 생계유지조차 버거웠기에, 피리야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피리야가 살아갈 이유를 찾은 건
한 사람의 관심과 응원이었죠.

맞잡은 손

“어느 날, 목소리가 따뜻한 월드비전 선생님이 저희 집에 왔어요. 그리고 저에게 너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반드시 행복해질 거라고 말해줬어요. 모두에게 버림받은 제게, 처음으로 다가와 준 월드비전이 저의 가장 좋은 친구에요.” @피리야

월드비전은 매월 에이즈 환자 가정을 방문해 환자와 가족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자립 지원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피리야에게 월드비전 직원의 방문은 어두운 터널 속에 비췬 한줄기 빛이었고 희망이 되었습니다.
밝은 가족사진피리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월드비전은 염소를 지원했어요. 염소가 생산한 우유는 가족들의 영양 공급원이자 시장에 팔 수 있는 소득원이 되어줬죠. 월드비전을 통해 피리야와 같이 경제적 자립을 지원받은 지역 주민은 약 1,930명에 달합니다. 영양식 및 치료를 지원받은 주민도 약 9,100명이에요.

학교에서 받은 상처로 내성적이고 소극적으로 변했던 피리야의 성격도 *월드비전 아동 클럽에 참여하며 점차 바뀌었습니다. 한 마디도 하지 않던 피리야는 이제 학교 대표로 아동 권리에 대한 연설을 하죠. 월드비전은 피리야가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교육비와 교복 등을 지원했고, 소녀는 10학년 졸업 시험에 합격해 대학생이 됐습니다. 

월드비전 아동클럽

*월드비전 아동 클럽은? 에이즈 감염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 밖에 있던 아동들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교육을 이어나가도록 돕습니다. 

뉴델리에서 개최된 국제 컨퍼런스에 아동 대표로 참석한 피리야(가운데)

뉴델리에서 개최된 국제 컨퍼런스에 아동 대표로 참석한 피리야(가운데)

피리야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에이즈 환자,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도 뉴델리와 첸나이에서 개최된 국제 컨프런스에서 ‘아동 권리와 위생의 중요성 그리고 아동 보호를 외치는 연설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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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의 전쟁보다 힘든
‘차별’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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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로어 마을에는 피리야처럼 에이즈에 감염되어 치료 중인 아동과 주민들이 많습니다. 에이즈 진단을 받으면, 두 적과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됩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 그리고 사회적 낙인과 차별과의 전쟁.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약과 환자 수첩.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약과 환자 수첩.

2015년부터 인도 정부는 에이즈 감염 환자를 위한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경제적 수준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가능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감염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편견은 낙인과 차별로 이어지죠. 그와의 전쟁은 오롯이 환자와 가족들의 몫이었습니다.

에이즈 예방 및 인식 개선 활동 모습

에이즈 예방 및 인식 개선 활동 모습

월드비전은 잘못된 편견과 차별로부터 환자들을 지키기 위해 인식개선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에이즈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지식을 교육했죠. 이렇게 인식개선 교육을 받은 지역 주민과 청소년, 산모는 약 500,772명입니다.

월드비전의 인식개선 교육을 통해 변화된 넬로어 지역주민과 아동의 '에이즈 감염에 대한 기본 지식 함양 비율'

월드비전의 인식개선 교육을 통해 변화된 넬로어 지역주민과 아동의 ‘에이즈 감염에 대한 기본 지식 함양 비율’

“에이즈는 손을 잡거나, 한 교실에서 공부해도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교육 참여 아동

감염자들의 “긍정 네트워크” 회의 모습

감염자들의 “긍정 네트워크” 회의 모습

넬로어 지역 환자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서로 도와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지역 내 에이즈 환자들의 모임 긍정(Positive People) 네트워크”도 큰 역할을 했죠. HIV에 감염되었다는 의미의 Positive는, 이제 200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긍정(positive)” 바이러스를 전하고 있습니다.

에이즈 환자와 가족의 권리 신장을 위한 캠페인 및 정부 대상의 옹호 활동을 통해, 혼자서는 넘을 수 없던 차별과 낙인의 벽을 넘어왔습니다. 현재까지 80여 가구가 정부로부터 주택 부지를 공급받았고, 180여 명의 환자들이 기초 생활수급 복지 카드를 새로 발급받았습니다.

이는 서로를 돕기 위해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으는 회비(연 약 1달러)로 이뤄낸 성과입니다. 한 푼, 두 푼 모은 회원들의 회비는 매월 회원들 중 가장 위기에 처한 가정에게 지원되죠. 생활비, 치료비, 학비 등 수혜를 받은 회원은 지원받은 금액에 2%의 기부금을 더해 상환합니다.

자립을 이뤄낸 멋진 여성 디파씨의 모습

자립을 이뤄낸 멋진 여성 디파씨의 모습

“월드비전은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던 환자들에게 생계 수단과 기술 훈련을 제공해주었어요. 다른 NGO나 정부에서는 신경 쓰지 않았던, 지속 가능한 지원이었죠. 질병과의 싸움에서 더 나아가, 남은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저희 네트워크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긍정 네트워크 회장, 디파(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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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넬로어도 변한다!
월드비전과 함께한 에이즈 도시
넬로어의 변화

정부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보건 의료 활동과 월드비전의 지원, 그리고 감염인들의 네트워크 활동이 모두 더해져 넬로어 지역은 변화됐습니다.

정부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보건 의료 활동과 월드비전의 지원, 그리고 감염인들의 네트워크 활동이 모두 더해져 넬로어 지역은 변화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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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넬로어 지역의 에이즈 감염률은 약 80%(1.33%→0.25%)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월드비전은 그 기여를 인정받아,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의 협력 NGO> 상을 십 년간 9번이나 수상했습니다. 뿌듯뿌듯

이제 월드비전은
또 다른 넬로어를 찾아 떠납니다.

인도 아이들과 글쓴이(이은규 대리)의 환한 미소

인도 아이들과 글쓴이(이은규 대리)의 환한 미소

에이즈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에이즈 환자들이 차별과 낙인 없이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월드비전과 함께 해주세요!

글. 이은규 지역개발팀
사진. 월드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