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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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들어 올리는 역도 소년, 이승훈 아동

조금 특별한
역도 소년 승훈이

또래보다 큰 키에 마른 체구. 코치님과 함께 역기 훈련에 집중하는 승훈이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동행한 사진작가의 모자를 보며 웃음을 터트린 승훈이.

“어! 맥아더 장군님 모자다.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님은 1880년에 태어나서 1964년에 죽었어요. 84살이었대요. 1950년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하고….” 백과사전처럼 맥아더 장군에 대한 정보를 늘어놓는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는 아동들은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해요. 넘쳐나는 에너지에 한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죠. 그러다 꽂히는 부분이 있으면 놀랍게 집중해서 암기하고 기억해요.” 옆에 있던 엄마가 살며시 설명해준다.

세상과의 소통이 어려운 승훈이. 아이를 향한 차가운 시선으로부터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엄마는 홀로 지독히도 애써왔다. “지금의 특수학교로 전학 오기까지 정말 힘든 과정을 겪었어요. 너 죽고 나 죽자는 나쁜 마음을 먹었던 때도 있었죠.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마다 월드비전 선생님들께서 도와주셨어요. 아이와 함께 복지관의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비슷한 아픔을 겪는 엄마들과 이야기 나누며 차츰 위로와 용기를 얻었어요.”

승훈이는 역도를 시작하며 조금씩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엄마의 삶도 달라졌다.

승훈이는 역도를 시작하며 조금씩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엄마의 삶도 달라졌다.

세상과의 첫 소통,
그 시작이 되어준 역도

2014년 가을, 초등학교 4학년이던 승훈이는 특수학교에 진학했다.

“전학 오던 날 교장 선생님께서 역도를 추천해주셨어요. 승훈이 안의 제어되지 않는 에너지들이 운동을 통해 해소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역도. 그러나 승훈이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역도를 배운 지 1년 반 만에 충북 지역 예선을 시작으로 전국장애 학생체전(50kg급 데드리프트)에서 92kg을 들어 올리는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머리 위로 팔을 쭉 펴서 역기를 드는 일반적인 역도 경기와 달리, 두 손으로 역기를 든 채 허리를 펴고 서는 것까지를 기준으로 하는 장애인 역도. 승훈이는 제 몸의 두 배에 달하는 역기를 들었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잘했어, 승훈아!” 아이의 곁을 지켜준 코치님의 한마디는 승훈이 안의 희망을 일으켜 세웠다. 역도 시합장 위에 선 승훈이는 더 이상 말썽꾸러기가 아닌 당당한 금메달리스트였다.

“승훈이의 잠재된 집중력과 승부욕이 역도를 하면서 빛을 발한 것 같아요. 더 기쁜 건 승훈이가 함께 운동하는 형, 누나, 코치님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엄마는 금메달보다 역도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 승훈이가 대견하다.

노력의 결실인 역도대회 수상메달

노력의 결실인 역도대회 수상메달

“운동하는 거 힘들진 않아?” 역기에 쓸려 상처난 아이의 손바닥을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허리랑 목도 아프고, 손바닥이 다 까져서 정말 아파요.” 대회 준비 시즌에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온종일 이어지는 역도 훈련.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는 지쳐 쓰러지듯 잠이 든다고 한다. 그래도 역도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니 아이의 대답엔 망설임이 없다. “재미있으니까요. 친구들이랑 합숙하며 훈련할 때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시합이 끝나고 사람들이 박수 쳐주면 기분이 좋아요.” 인터뷰 내내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던 승훈이의 눈빛이 순간 반짝인다.

굳은 살이 박힌 승훈이의 손

굳은 살이 박힌 승훈이의 손

고된 훈련이 힘들지만 승훈이는 연습을 절대 빼먹는 법이 없다.

고된 훈련이 힘들지만 승훈이는 연습을 절대 빼먹는 법이 없다.

희망을 더 높이 들어 올릴, 소년의 꿈

“나중에 승훈이가 커서 자기와 비슷한 아픔을 겪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쳐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승훈이가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거든요. 월드비전 선생님들부터 후원자님, 학교 선생님, 코치님까지, 너무 많아요. 승훈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엄마는 꿈꿔본다.

 

누군가는 불가능하다 말해도 엄마와 승훈이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땀과 눈물의 발자국을 그리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두 사람.
경기장 위에서 희망을 더 높이 들어 올릴 승훈이를 응원한다.

 

글. 김유진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유별남

 

국내위기아동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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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사랑 받고, 사랑했던 기억의 힘

벌써 4년이 넘은 오래된 기억을 되짚어 본다. 나는 에티오피아월드비전 하브로와 멜카벨로 사업장에서 진행되었던 보건영양사업 효과성 평가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면서 상당기간 월드비전 사업장에 머물렀다. 시골지역의 신선함과 열악한 환경이 주는 도전이 익숙해질 무렵 삶의 활력소는 숙소 근처 동네 꼬마들과 보내는 시간이었다. 사무실에서 돌아오는 길이면 숙소 앞에 진을 치고 제목도 알 수 없는 놀이를 하고 있다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는 아이들이 고마웠다.

그 아이들은 내가 그곳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존재하는 목적이며 기쁨이었다. 사랑 받고 사랑했던 기억이 주는 힘은 지금도 참 크다. 그 아이들을 통해 현재 나의 노력이 다음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게 됐다. 가끔 나를 사랑해 주던 아이들과 다시 만나는 날을 그려본다. 기약할 수 없는 날이지만 그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성장해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어있기를 바란다.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던 사랑스런 아이들.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던 사랑스런 아이들.

 

마을의 모든 영역이 고르게 갖추어져야 비로소 해결되는 문제들

개발도상국에서 아동들이 영양실조나 질병으로 사망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보건 및 영양 사업들이 진행되나 이 사업만 단독적으로 실행해서는 영양실조와 질병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단지 영양이 부족한 식사나 질병이 원인이 아니라, 바닥에 깔려있는 빈곤, 보건 서비스 부족, 비위생적인 환경, 열악한 교육 수준, 나아가 사회 불평등, 정치와 경제적인 상황을 중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동이 사는 마을이 깨끗하고, 아프면 언제든지 가까운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공평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고, 지속적으로 먹거리들이 생산되며, 소득을 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하게 된다면 영양실조나 질병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결국 모든 영역이 고르게 갖추어진 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건강하게 성장해 그들의 꿈을 이루게 것이다.

 

전 세계가 추구하는 변화의 목표와 함께하는 지역개발사업

실제 월드비전과 많은 NGO들이 진행하는 지역개발사업은 아동이 보호와 존중을 받으며 성장하고 궁극적으로 마을이 자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천년개발목표(MDGs)가 극심한 빈곤을 없애고 아동 및 모성의 사망을 감소시키고 최소한의 교육을 제공하는 등 한 개인에게 필요한 가장 시급한 권리를 보장하는데 주력했다면, 2015년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새천년개발목표 들을 사회 불평등 및 성 차별 해소, 기후변화, 환경 지속성을 포괄하는 개발 목표 속에서 달성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지역개발사업의 특성은 SDGs 추구하는 방향에 부합된다. 월드비전의 경우 식수위생, 보건영양, 농업개발, 교육, 주민 역량 강화 지역개발사업을 15 동안 진행한다. 지역사회가 자립하기까지 주민들에게도 후원자들에게도 인내가 필요하지만 최근 변화의 증거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소식이다.

마을 스스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지기 까지 15년이 넘는 긴 인내와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최근 변화의 증거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마을 스스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지기 까지 15년이 넘는 긴 인내와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최근 변화의 증거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한 아동을 생각하는 마음은 더 깊어져야 한다

SDGs 시대에 지역개발사업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심은 넓어지고 기대수준은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범위는 한 아동이고 나의 손길 역시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에 차마 후원하는 아동이 살아가는 지역이 자립하는 수준까지 기대하지 못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한 아동을 생각하는 마음은 더 깊어져야 한다. 우리의 질문이 아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넘어 아이가 사는 마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자립하고 있는지가 있기를 기대한다.

강윤희 교수

강윤희 교수

 

글. 강윤희 교수
Yunhee Kang, PhD

약력:
2001년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석사

2002년-2009년 (사)위드 선임연구원
2015년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국제보건학과 영양학 박사
2016년-현재 한국 월드비전 보건영양 자문위원
현재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국제보건학과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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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도시, 안산 –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

“저희 센터의 가장 큰 목표는
더 이상 도움 받을 분이 없어 이 센터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어쩐지 익숙한 말이라고 생각해보니 “월드비전이 생각하는 진정한 후원은 자립입니다” 라는 월드비전의 목표가 떠오른다.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사업을 하고 있는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센터는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꿈꾸는아이들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시에는 7만 5천 965명에 달하는 외국인 주민이 살고 있다. 2009년 안산 위스타트 ‘글로벌 아동센터’로 처음 사업을 시작한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는 다문화가정의 학령기 아동과 19세 이상의 중도입국 청소년 600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본국(태어난 곳)에서 성장한 후 부모님이 계신 한국에 오게 된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교실, 다문화위탁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꿈다리상담실 등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의 장점이다.

위: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 전경 아래: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위: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 전경
아래: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아이들의 내일을 준비해 주고 싶었던 선생님

안경 너머 훈훈한 미소가 인상적인 김완영 팀장님. 사회복지사로 5년째 이곳에서 일하며 다정한 선생님으로 때로는 형처럼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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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아버지는 연령대가 높은 반면 어머니들은 나이가 어린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부모님들이 한국문화나 교육체계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관심이 부족해서 아이들의 진로가 많이 걱정됐죠. 그래서 함께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월드비전의 꿈꾸는아이들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연예인, 프로게이머와 같이 막연한 꿈을 많이 이야기했어요. 부모님들은 먹고살기 바쁘니 아이들 꿈에 관심이 없으시고. 근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스스로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고 꿈을 점점 구체화하더라고요. 진로에 맞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도 속속 생기고 있답니다.”

 

자동차를 사랑한 소년 ‘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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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녀왔던 캠프에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내가 정말 자동차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저의 목표는요. 제가 첫눈에 반했던 아우디 자동차의 정비사가 되는 거예요. 그 다음,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 명장이 될 거예요.”
용태는 특성화고에 진학해 자동차정비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성우를 꿈꾸는 소년 ‘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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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에 가서 성우로 활동하고 싶어요. 애니매이션을 볼 때, 성우의 목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해요. 일본어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공부하듯 애니메이션을 보니까 웬만한 일본어는 알아들어요.”
원태는 디자인문화고등학교 미디어콘텐츠과에 진학해 애니메이션 제작과정과 다양한 기법에 대해 배우는 중이다.

 

아이들은 저의 열정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해주는 땔감과 같은 존재에요

“한 아이에게 최대 6년까지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요.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데 더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저의 열정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해주는 땔감과 같은 존재에요. 지치고 힘들다가도 아이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또 새 힘을 얻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통해 힘을 얻고 아이들은 선생님의 격려로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때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김영완 팀장과 용태와 원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때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김영완 팀장과 용태와 원태

 

국내위기아동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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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2주년, 그 후
가장 빠르게, 가장 필요한 곳에, 마지막까지

2015년 4월 25일, ‘세계의 지붕’이 흔들렸습니다.

7.8도의 강진에 네팔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월드비전은 ‘최고대응단계 재난’인 카테고리 Ⅲ를 선포했습니다. 불행은 한 번에 겹쳐왔습니다. 17일이 채 지나지 않아 7.3도 지진이 다시 네팔을 덮쳤습니다.

약 9,000명이 사망, 22,00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300,000채의 집이 파손되었고, 602,000채는 완전히 붕괴되었습니다.

이에 월드비전은 네팔 대지진 재난대응을 시작하였고 2015년 4월 26일부터 지금까지 521,049명이 지원을 받았습니다(2016년 12월 31일 기준).

월드비전은 네팔 대지진 재난대응을 시작하였고 2015년 4월 26일부터 지금까지 521,049명이 지원을 받았습니다

 

긴급구호 (Emergency Relief)

긴급구호와 재난대응에 있어 ‘시간’은 생명입니다. 월드비전은 재난이 발생하고 24~72시간 내에 긴급구호요원을 파견합니다. 가장 피해가 크고 취약한 지역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월드비전은 4월 25일 오후 3시부터 2015년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긴급구호 단계] 차원의 대응을 진행했습니다.

월드비전은 4월 25일 오후 3시부터 2015년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긴급구호 단계] 차원의 대응을 진행했습니다.

 

 

180일 긴급구호

180일 긴급구호 229,021명에게 긴급구호사업 지원

 

 

재건복구 (Rehabilitation)

월드비전은 2015년 10월부터 [재건복구] 단계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80일 동안의 긴급구호를 마치고, 월드비전은 지역재건사업을 통해 재난발생 위험을 줄이고 이전보다 더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2015년 10월부터 [재건복구] 단계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네팔이 다시 일어나는 날을 꿈꾸며 가장 빠르게, 가장 필요한 곳에 마지막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긴급구호 정기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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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의 꿈

불이 꺼지고 고요한 무대 위에 한 줄기 조명이 내려오면 흥겨운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남학생! 짧은 대사와 덤블링을 하며 퇴장한다. 뮤지컬<달고나>의 첫 시작을 알리는 배우의 이름은 송.명.근. 월드비전 꿈꾸는 아이들 사업 지원을 통해 뮤지컬 배우의 꿈을 안고 당당히 세상과 마주 선 명근이가 공연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 연습에 한창이다.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연습이 얼마 진행되지 않아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곧 중단된다. “연습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아직도 줄을 못 맞추면 어떡하니? 다시 마킹할까?” 연기학원 선생님의 불호령에 무대 위 초보배우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공연 하루 전, 오전부터 시작된 연습은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저녁이 될 때까지 이어졌다.

공연 하루 전날,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배우들

공연 하루 전날,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배우들

“지난 겨울방학 때부터 석 달을 연습해 온 뮤지컬이에요. 뮤지컬은 처음이라 재미있기도 하고
기대도 돼요.” 명근이의 꿈은 김우빈과 같이 영화와 드라마를 빛내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수원 시내에 있는 연기학원을 다니고 있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오래했던 명근이는 또래보다 큰 키 덕분에 주변에서 모델을 도전해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모델과정을 배워보기도 하고 지역에서 개최하는 모델선발대회에 나가보기도 하고 모델 에이전시에 이력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연기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명근이는 ‘모델 출신 배우’라는 더욱 ‘업그레이드 된’ 꿈이 생겼다.

건달, 고물장수, 카메라맨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 명근이 첫 뮤지컬

건달, 고물장수, 카메라맨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 명근이 첫 뮤지컬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모델 출신이지만 지금은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우빈같이 멋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주말을 제외하고 학교를 마치면 연기학원에 간다. 춤, 노래, 연기까지 배우다 보면 늦은 밤이 되어야 집에 들어간다. 집에서도 다양한 상황의 연기를 혼자 연습해본다. 그 중에서도 영화<달콤한 인생>의 이병헌 역할이 가장 자신 있다는 명근이.

어쩌면 명근이의 원대한 꿈을 ‘조금’ 믿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젠가 저 하늘을 날겠다는 ‘거위의 꿈’을 비웃듯. 하지만 언젠가 ‘모델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를 가진 신인배우가 등장한다면 주목해 주길 당부한다. TV에서 또 영화에서 ‘실력으로 인정받는’ 송.명.근 이라는 배우를 만난다면 아마도 당신은 ‘’이 될 것이다.

 

글. 김수희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윤지영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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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똥 업사이클링 – 친환경 마을 with 박상원

귀가시계라고도 불리며 전 국민을 텔레비전 앞에 묶어두었던 전설적인 드라마 <모래시계>. 배우 박상원 님은 강력계 검사 강우석 역을 맡아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었지요. 그 때 그 시절, 모두의 심장을 떨게 했던 모습은 어디 가고 무릎 길이의 장화를 신고 푸근한 농부 아저씨가 된 박상원 님!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월드비전 친선대사 배우 박상원 님 4 22 지구의 을 맞아, 한국의 도움으로 지구를 지키는 친환경 마을로 거듭난 베트남 찌우퐁(Trieu Phong)을 방문했습니다.

3년 전 지구의 날, 마을의 모습

3년 전 지구의 날, 마을의 모습

사실, 찌우퐁은 3년 전만해도 썩지 않는 플라스틱과 비닐을 마구잡이로 버리던 ‘지구를 아프게 하는 마을’이었습니다. 벼농사에는 농약이 무분별하게 사용됐고, 농약의 위험성을 모르던 주민들이 버린 농약병이 논밭에 널려 있었죠.

 

지구를 위한 콜라보레이션
지구를 지키는 베트남 대표 친환경 마을을 만들어보자!

지구도 지키고, 마을 주민의 소득도 지키는 지속 가능 친환경 모델을 만들자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월드비전, 코이카, 베트남환경부가 힘을 합친 지 3년!
박상원 님은 마을의 놀라운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하나. 분리수거 일상화

일일 쓰레기 수거팀 리더, 박상원 씨. 월드비전은 쓰레기 수레 36개를 지원하고, 쓰레기 수거지 11개를 만들었어요!

일일 쓰레기 수거팀 리더, 박상원 . 월드비전은 쓰레기 수레 36개를 지원하고, 쓰레기 수거지 11개를 만들었어요!

이렇게 분리수거 수레가 지나가면 주민들은 자연스레 쓰레기를 버리는데요. 주민들은 쓰레기 수거팀 32개조를 구성해 직접 분리수거 된 쓰레기를 수거하고, 11개 쓰레기 수거지에 버리며, 환경 보호를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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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의 업사이클링

3년 전에는 집 근처에 방치되어 악취, 감염, 토양 오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었던 똥! 지금은 분뇨를 모아 바이오가스(a.k.a 똥가스…)를 만드는 시설을 설치해 깔끔하게 정리되었어요.

친환경 사업 전, 마을 주민 루아트 씨 뒷 마당은 악취와 오염된 토양으로 불결했던 마을 주민 루아트 씨의 뒷마당

친환경 사업 전, 마을 주민 루아트 씨 뒷 마당은 악취와 오염된 토양으로 불결했던 마을 주민 루아트 씨의 뒷마당

친환경 사업 후, 아이들이 뛰어 놀아도 문제 없을 만큼 쾌적해진 루아트 씨의 뒷마당

친환경 사업 후, 아이들이 뛰어 놀아도 문제 없을 만큼 쾌적해진 루아트 씨의 뒷마당

이 뿐만이 아니에요! 부글부글- 끓어오른 바이오가스는 주방으로 연결되어, 친환경 가스레인지로 변신해 가스비까지 절약해주는 일석이조 효과를 낸답니다. 지금은 무려 351가구에서 바이오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날 특별 손님, 박상원 씨를 위해 바이오가스로 폭폭- 끓여낸 쌀국수!

지구의 날 특별 손님, 박상원을 위해 바이오가스로 폭폭- 끓여낸 쌀국수!

 

셋. 건강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친환경농법

원래 농약을 뿌릴 땐, 해로운 성분이 몸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통방어 복장을 해야 하는데요. 월드비전이 전수한 친환경농법으로 만든 특별한 용액은 토착 미생물과 유기물질이기 때문에, 환경도 농부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답니다.
유기물질은 고엽제로 피폐해진 농지를 회복시킬 뿐 아니라, 건초, 어류 창자, 분뇨 등 유기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농부의 건강을 지켜주는 친환경농법

농부의 건강을 지켜주는 친환경농법

아무리 환경에 좋아도, ‘돈이 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해결법이 될 수 없겠죠?
지난 3년의 사업 성과를 분석해보니,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산물은 품질도 우수하고, 평균보다 수확량도 많았으며, 경제적 순이익도 관행보다 높았습니다.

마을의 자랑!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들고 한 컷.

마을의 자랑!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들고 한 컷.

“현재 1차 3개년 그리고 2차 3개년 사업이 지속되면,
베트남뿐 아니라
비슷한 환경의 동남아시아 지역,
더 나아가 아프리카까지도
지구를 지키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지구를 지키고 주민을 지키는 친환경사업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저도함께하겠습니다.”

(월드비전 친선대사, 배우 박상원)

지구를 지키는 찌우퐁 마을, 파이팅!

지구를 지키는 찌우퐁 마을, 파이팅!

 

글. 배고은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이영주 작가 재능나눔, 베트남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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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Water

[일상] Water

 

세상 모든 어린이에게

맑은 물을 마시는 일이

일상이 되는 날을 그려 봅니다.

 

공기처럼, 바람처럼

너무 당연해서, 자주 잊고 살 수 있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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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월드비전 가족지킴이센터

“안녕하세요~”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아늑히 꾸며진 공간.

분홍색 가디건의 김숙 전 상담실장님이
환한 웃음으로 반겨준다.

이곳은 지역 아동의 심리 상담과 치료를 지원하는

<월드비전 용암복지관 가족지킴이센터>

 

“총 1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심리 상담을 통해 개인과 가족의 관계가 회복되고 역량이 강화되도록 돕죠.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일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인터뷰를 하려니 어색하네요. (웃음)”

 

 

마음의 치유를 통한
한 가정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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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살기 위해 정기 검진을 받고, 아프면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잖아요. 심리상담도 똑같아요. 정서적으로 아픈 부분을 치료하는 과정이에요. 건강한 마음을 바탕으로 개인이 일상을 잘 살수 있도록 돕죠.”

“월드비전 등록 아동들을 주로 상담해요. 대부분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이죠. 모든 아이가 소중하고 기억에 남지만요. 특히,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친구가 생각나요. ADHD를 앓고 있었는데, 5년간 꾸준히 상담을 받으면서 한해 한해 좋아지고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면서 엄마와 누나까지 온 가족이 변화되었어요. 가족지킴이센터의 특징이 이렇게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에 대한 다면적인 상담과 관리가 진행된다는 거예요.”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아준
자원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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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생각했었어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저의 재능을 조금이라도 나누자는 생각으로 지난 2010년에 가족지킴이센터에서의 첫 자원봉사를 시작했어요.

센터를 찾는 분들과 상담을 진행할수록, 공감과 경청을 넘어서 전문적인 해결책을 드릴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심리상담전공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확신과 열정이 있었어요.

사실, 제 원래 전공은 전산이에요.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웃음) 사람과 소통하는 게 좋아서 시작한 봉사활동을 통해 ‘심리상담 전문가’라는 새로운 길을 찾게 된 셈이죠.

“누군가의 아픈 이야기를 들어주고 치유한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이에요.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이 심리상담에 대한 마음의 동기가 전혀 없을 때, 정말 힘들죠. 약속된 상담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그 무기력한 마음에 동기를 심어주고 점차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면 너무 감동이 되요. 그들의 성장을 보며 저도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되길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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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가족지킴이센터는, 이곳을 찾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회복되는 과정을 함께하며, 한 사람 한 사람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돕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힘들 때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조력자가 되는 게 가장 큰 꿈입니다.”

 

상처 난 부위를 돌보지 않고 내버려 두면
더 악화되는 것처럼,
마음도 그래요.
심리상담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문 두드려 주세요.”

 

 

월드비전 가족지킴이센터란?

월드비전 종합사회복지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심리적인 지지와 도움이 필요한 지역주민들의 심리검사, 개별상담, 가족상담, 집단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음. 이를 통해 개인과 가족 구성원이 겪는 다양한 갈등의 문제 해결을 돕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함.

 

글. 김유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윤지영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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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규탄

상단 이미지 출처: independent

UN, NGO, 각국 정부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던 시각,
최악의 시리아 화학무기 참사가 발생 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무고한 어린이를 포함하여 최소 72명이 숨지고, 300명이 넘는 주민이 부상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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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hiangrai Times

영국월드비전 저스틴 바이워쓰(Justin Byworth)는 BBC 생중계를 통해 이 사태를 “시리아 구호 사업 담당 이래, 가장 최악의 참사”라고 명명하며, “월드비전은 모든 형태의 폭력을 규탄하며,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지난 6년 간 시리아 내전 피해자 수백만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 했다. 오늘 컨퍼런스도 인도적 지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시리아 곳곳에 도움을 주기 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구호단체의 인도적 접근 외에도, 근본적 사태 해결과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정치가들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 했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희생 당하는 등 우리도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다. 월드비전은 구호단체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인도적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BBC, Chiangrai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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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긴급구호 정기후원 시리아 긴급구호 일시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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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키워낼 수 있는, 좋은 어른 – 박지영 교수 칼럼

 “아이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에게 꿈은 어떤 것이니?”

아이들의 재능을 맘껏 지원해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꿈을 접으려 했던 아이, 그 어떤 어른으로부터도 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던 아이, 칭찬과 격려를 받아본 적이 없어 늘 움츠러들어 있던 아이는… 그들의 15년, 16년 삶에서 고작 6개월, 1년 정도 자신을 믿고, 기다려 주고, 격려하는 어른들을 만나 ‘꿈’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막연한 모습으로나마 자신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꿈을 보면서 그들이 말했다.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노력하면서 땀 흘리는 게 꿈인 것 같아요.” “꿈이 있으니까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해서 열심히 살게 돼요.”

 

가슴으로
꿈을 외치는 아이들.”

어른들이 ‘막연’하고 ‘비현실’적인 거라 몰아붙이고 진로나 직업 선택에 치여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당당하지 못했던 ‘꿈’이란 존재. 냉정한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측정 가능한 지표나 성과 요소로 조각조각 나고 있었던 ‘꿈’이지만, 오히려 아이들은 지혜로운 가슴의 소리로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며, 돈을 잘 벌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게 아니라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며, 내가 잘하는 무언가를 통해 누군가와 더불어 다른 사람에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아이들은 이야기했다. 아이들의 이 곱고 대견한 꿈을 어떻게 그들의 삶에서 경험하고, 이뤄가도록 만들어낼 수 있을까?

 

“꿈을 키워낼 수 있는
사회와 어른.

필자는 아이들의 꿈에 관대한 사회와, 기다리며 격려하는 어른에게서 그 답을 찾고 싶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꿈의 요소는 돈, 명예, 권력을 가진 부모가 아니다. 좋은 꿈, 나쁜 꿈이라는 구분의 경계를 긋지 않고, 실수해도 되고 한 번에 성공하지 않아도 되는 꿈. 아이들이 달리는 삶의 속도를 존중해줄 수 있는 사회, 아무리 사소한 꿈이라도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마구 흩뿌릴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

그리고 잘못해도 되고, 확실하지 않아도 되고, 반드시 사회가 기뻐하고 박수 치는 결과가 아니어도 되는, 오로지 아이들 자체가 목적이며, 아이들과 눈 맞추고 그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말한다.”

훌륭한 줄만 알았던 멘토가 실패했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을 때 용기가 났어요. 나도 할 수 있겠구나.” “나중에 어른이 되면 저도 저를 도와주셨던 후원자님이나 여러 선생님들처럼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줄 거예요. 제가 받은 것만큼, 그 이상으로 도와줄 거예요.”

 

월드비전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찾기 시작했다.”

한 걸음, 두 걸음. 아이들이 어설프고 앳된 걸음을 뗀다. 그들이 우리 나이 즈음 됐을 때 돌이켜보고 우리를 ‘좋은 어른’으로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이 시대를 참 따뜻하고 인내심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해주면 좋겠다. 그들이 지금 애타게 만들어가고자 하는 그 꿈을 두 손에 꼭 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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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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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사람이 넘어져 있으면 일으켜서 같이 가야죠.
장순기, 채정자 후원자

새 바람이 부는 남쪽 마을

필리핀 수도 마닐라 남쪽, 바탕가스 지역에 위치한 산 이시드로 마을. 이 마을 주민 절반이 하루 2달러(약 2300원)이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하루 벌이가 버거운 마을에서는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일을 하며 식구들의 먹거리를 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낡고 열악한 시설에 쓰러져가는 건물 안에서 책을 읽는다. 5개의 교실이 있었던 콤프라디아 초등학교 건물은 필리핀 교육부가 정한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해 철거해야 할 지경이었다.

장순기 씨와 채정자 씨의 후원으로 월드비전이 1억 8000여만 원을 들여 새로 지은 학교에는 교실 3개와 가사실습실이 생겼다. 컴퓨터와 복사기, 실습기구 등 교육 기자재들과 교탁, 칠판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물품들도 부부의 후원금으로 새로 들였다.

낡고 위험했던 학교가 장순기•채정자 후원자의 나눔으로 싸악~ 바뀌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신이 난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장순기 후원자.

낡고 위험했던 학교가 장순기•채정자 후원자의 나눔으로 싸악~ 바뀌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신이 난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장순기 후원자.

 

공부에 한 맺힌 그때 그 시절

부부는 지난 해 11월 딸, 손주들과 학교를 직접 찾았다. 채정자 씨는 아이들이 수업받고 있는   학교를 보고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한국전쟁을 겪었던 그 시절은 우리도 먹고살기 힘들었어요. 전쟁이 나면서 있던 학교도 불타버려 나무 밑 그늘에서 공부했던 것이 나의 학창시절 마지막이었어요.”

쉰 다섯 나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채정자 씨는 “공부에 한이 맺혔다”고도 했다. “고등학교 합격하고 너무나 감사했어요. 목포로 수학여행도 다녀왔답니다. 지금도 항상 책을 읽어요.”

배운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인생을 통해 알게 된 그에게 콤프라디아 초등학교는 그래서 커다란 행복이다.

부부의 후원으로 새로 지은 콤프라디아 초등학교

부부의 후원으로 새로 지은 콤프라디아 초등학교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남편, 그러나.

한 동네에서 알고 지내다 좋은 감정으로 연애까지 이어진 두 사람은 스물둘과 스물한 살이 되던 해 결혼을 했다. 큰 아들이 돌이 될 무렵 남편은 군대를 갔다. 홀로 시집살이를 하며 남편이 제대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아내에게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왔다. 장순기 씨가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어쩌면 살아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제대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만 세 살이 갓 넘은 아들을 안고 울고 또 울었다.

남편은 수년을 병원에서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하반신을 쓰지 못했다. 그 후로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오래 된 결혼 사진, 잔뜩 긴장한 앳된 두 사람이 보인다.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 시련도 둘의 사랑을 넘어서지 못했다.

오래 된 결혼 사진, 잔뜩 긴장한 앳된 두 사람이 보인다.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 시련도 둘의 사랑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를 악물고 꾸려온 삶을
이제 더 사랑하고 더 베푸는 삶으로

멀쩡했던 다리를 한 순간에 쓰지 못하게 된 장순기씨는 사고 이후 “살고 싶지 않은 나날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사업을 꾸렸고 노력했으며 성공을 해냈다.

“이렇게 누군가 도우며 사는 방법이 있었으면 더 벌었을걸 하는 생각도 하죠(웃음). 사람은 백년도 살지 못해요. 죽을 때 입는 수의에는 호주머니도 없죠. 짊어지고 가지도 못할 것이 돈이에요.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면 그곳에 써야죠. 숨이 넘어갈 때 ‘왜 더 베풀지 못했나, 사랑하지 못했나.’후회한다고 합니다. 아까워서 못하는 이들도 많죠. 하지만 가버리면 그만인데, 후회할 일이에요.”

“죽을 줄만 알았던 남편이 지금도 살아있어요.” 아내는 힘든 시간을 이겨낸 남편이 자랑스럽다. 남편도 50여년을 든든하게 곁을 지켜 준 아내가 고맙다.

“죽을 줄만 알았던 남편이 지금도 살아있어요.” 아내는 힘든 시간을 이겨낸 남편이 자랑스럽다. 남편도 50여년을 든든하게 곁을 지켜 준 아내가 고맙다.

 

부부는 아프리카 잠비아 충고 지역의 식수위생사업에도 1억 6000여만 원을 후원했다. 수도 루사카에서 자동차로 3시간을 달려가야 도착하는 충고 지역에는 매일 물동이를 머리에 지고 먼 거리를 걸어서 마실 물을 길어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길어온 물도 수질이 좋지 않아 말라리아와 설사병, 피부병과 같은 수인성 질병에 걸리기 일쑤다.

월드비전은 노부부의 후원금으로 마을까지 물을 끌어오거나 식수탱크에 저장할 수 있는 5개의 시설을 완성했다. 마을 내 루야바 초등학교를 다니는 703명의 아이들과 4개 마을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옆 사람이 넘어져 있으면 일으켜서 같이 가야죠.” 손잡고 함께 가는 장순기•채정자 후원자와 아이들.

“옆 사람이 넘어져 있으면 일으켜서 같이 가야죠.” 손잡고 함께 가는 장순기•채정자 후원자와 아이들.

“우리나라도 어려운 시절 외국에서 도움을 받았고 우리가 다시 도울 수 있다면 감사하다”는 부인 채정자 씨 말에 장순기 씨가 맞장구친다. “옆 사람이 넘어져 있으면 일으켜서 같이 가야지 혼자 잘산다고 정말 잘사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나누면서 더불어 살아야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신이 복을 주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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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보미 경향신문 기자
사진. 편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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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의 날] Sorry

[말라리아의 날] SORRY

 

밤새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친 아침.

짐작되는 고단한 하루에 짜증이 몰려듭니다.

 

그러나, 모기 때문에 죽음을 넘나드는 아이들 앞에서

하룻밤 설치는 잠을 투정하기란 민망한 일이지요.

더구나 여름 한 철의 문제가 아닌

매일 낮과 매일 밤이 그러한 아이들에게 말입니다.

 

이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이

모기장 한 장이면 충분하다니,

안심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아니, 아니.

미안하다는 것이 맞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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