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년 전 월드비전의 후원아동이었던 그가 밥피어스아너클럽(누적 1억원 이상 후원한 월드비전고액 후원자들의 리딩 그룹) 후원자가 되기까지, 오성삼 건국대 명예교수가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스토리.

 


 

가치관이 있어야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어요.
나눔을 실행하기 어려운 이유는 감사하는 마음이 선행하지 않아서라고 봐요.

기부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오성삼 교수는 가치관 없는 행동은 실행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감사의 마음은 가치관이고 나눔은 행동이라는 것. 그래서 자라나는 세대의 가치관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서 참교육자의 형형한 빛이 난다.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돌아보면 내가 도움받은 사람들이 꼭 있잖아요. 하다못해 부모님만 해도 그렇죠. 삶의 선물에 감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그들이 베푸는 나눔이 다시 선한 영향력으로 자연스레 이어지지 않겠어요? 그래서 가치관 교육이 중요하다고 봐요. 감사하는 습관이 체화되도록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가치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죠. 그렇게 감사하는 사람은 어려운 사람을 보면 내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려는 선한 욕망을 품게 되니까요.”

그는 건국대학교 사범대 교수 생활을 마치고 교육대학원 원장을 3회 역임하였다. 그 뒤 꿈나무 양성을 위해 송도고등학교 교장을 거쳐 현재는 송도고 부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송도고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그는 ‘인성 교육’과 ‘가치관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지금도 송도고등학교에서는 1년에 한 번 ‘감사와 나눔의 날’ 행사가 진행된다. 오성삼 교수의 ‘나눔 교육 철학’이 곳곳에서 결실을 맺는 중이다.

 

돌이켜보면 감사할 일밖에 없습니다.
마음의 빚으로 남은 월드비전의 도움,
1억원으로 되돌려주기까지

학비가 부족해 박사 과정 중단 위기에 놓였을 때, 월드비전미국으로부터 도움받은 이야기를 해주시는 오성삼 교수님

학비가 부족해 박사 과정 중단 위기에 놓였을 때, 월드비전미국으로부터 도움받은 이야기를 해주시는 오성삼 교수님

 

지나고 나서 알았다고 한다. 구르고 넘어지면서 올랐던 바위산 하나하나가 그의 삶의 그림을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었음을. 그 조각을 손에 쥐게 해준 수많은 손길이 있었음에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한다.
그건 월드비전이었고, 월드비전이었고, 월드비전이었다. 보육원 시절에 월드비전 후원아동이 되어 미국인 부부인 후원자와 많은 응원의 편지를 주고받았고, 대학교 진학 후에는 월드비전 장학금을 통해 학업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어린 시절, 미국인 월드비전 후원자가 보내주신 가족사진

어린 시절, 미국인 월드비전 후원자가 보내주신 가족사진

어린 시절, 미국인 월드비전 후원자가 보내주신 주고 받은 편지들

어린 시절, 미국인 월드비전 후원자가 보내주신 주고 받은 편지들

 

제대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 과정 등록금도 월드비전 장학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눈앞이 캄캄해졌던 미국에서의 박사 과정 마지막 학기의 부족한 등록금을 기적처럼 지원해 준 것도 월드비전이었다. 그때 받은 도움이 마음의 빚으로 남아 한국으로 돌아와 모교 대학의 교수가 되어 마음의 빚을 돌려줘야만 했다는 오성삼 교수. 언뜻 들으면 으레 그럴 것 같지만 실제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실 공부하면서 빚을 많이 졌어요. 교수가 되었지만 다달이 융자금을 갚느라 생활이 실로 빠듯했습니다. 그러나 후원은 지속해야 했어요. 내가 받은 것이 너무 많았잖아요.”

월드비전으로부터 받은 금액을 갚은 이후 이제 어려움에 처한 다른 나라의 어린이를 후원하기 시작한 그는, 1억원 이라는 후원 목표 금액을 세우고 무려 24년에 걸쳐 그 목표를 이루었다.

한국전쟁을 겪고 극심한 빈곤을 극복하고 그 오르기 어렵다는 ‘나 자신의 산’ 정상에 우뚝 선 오성삼 교수. 이제 그는 나눔 가치관 교육에 여전히 힘쓰고 있다.

 

남은 생, 여러 사람 뜻 모아 분쟁 지역 난민촌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활동하고 싶은
‘본 투 비(Born to be)’ 선생님

“함께하실 분들이 곳곳에 계실 거예요. 모진 어려움을 겪고 치열하게 살아낸 한국 사람은 누구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심장을 가졌어요.”

창창한 여름날의 해처럼 천진난만하게 세상을 흡수해야 할 아이들. 그러나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는 분쟁 때문에 ‘어떤 아이들’은 소멸되는 시간을 살고 있다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는 그. 이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뜻을 모아 난민촌에서 학교를 짓고 선생님의 삶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주어진 같은 시간 속에서 난민촌 아이들은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야 해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어린 시절의 시간을 소멸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에요. 한번 교육자에게는 영원한 교육자의 사명이 있어요. 끝까지 아이들에게 배움을 제공할 수 있길 바라는 것은 많은 은퇴한 선생님들의 소망일 겁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런 소망을 한데 모아보고 싶습니다.”

온 세상이 키워낸 사람은 온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그래서일까? 다시 또 세상을 담을 그릇들을 빚어내겠다는 꿈을 응원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받은 것을 되돌려주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달리고 쌓는지도 모른다.

 

 

글. 박소아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조은남 조은나무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