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얼굴에 여성스러운 외모. 때로는 연기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보여준 코믹함까지. 반전매력의 소유자 배우 박하선 씨를 만났습니다. 촬영장을 환히 밝힌 그녀의 미소에선 어떤 구김살이나 역경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는데요. 대화를 시작하며 그녀가 꺼낸 이야기 속엔 생각지 못했던 박하선 씨의 삶이 담겨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진솔했던 그 따뜻한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안녕하세요,
어느덧 데뷔 10년 차인 배우 박하선입니다

“어릴 시절 막연했던 꿈인 ‘배우’가 이제는 직업이 되었네요. 저는 꿈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꿈은 우리 삶의 희망이자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은 꿈조차 없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겐 꿈을 그려나갈 기회도 환경도 너무 부족합니다. 그 꿈을 지켜주기 위해선 어른들의 역할과 도움이 매우 중요해요. 여러분과 함께 그 마음을 나누고 싶어 용기를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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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번이 넘는 이사와 아픈 기억들”

“사실 저도 이사를 스무 번도 넘게 다니며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월세를 살면서 서러울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때때로 집주인 눈치도 보게 되고, 일을 다녀오면 집이 이사를 가서 바뀌어있기도 하고. 항상 불안한 생활에 포근하고 안정적인 ‘우리 집’이 너무 간절했었죠.

어느 날은 급식비를 조금 연체하게 돼서 선생님께서 부르셨어요. 그 모습을 친구들이 보고 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사춘기 소녀에겐 큰 상처였나 봐요. 친구들과는 뭔가 다르게 분리된 기분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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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꼭 성공해야지. 돈을 열심히 벌어서 집을 사야지.’하는 생각이 항상 있었어요. 당시에는 너무 창피하고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이지만 이제는 부끄럽지 않아요. 돌아보면 그동안의 경험과 생각들이 힘든 배우의 길을 잘 걸어오게 해준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현실 앞에서 좌절되어 버리는 아이들의 꿈”

“우리 주변엔 여전히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에서 점점 경제적 격차는 심화되고 있죠. 친구들이 무심결에 말하는 ‘학원, 과외, 어학연수’ 등의 이야기에 아이들은 더 큰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낍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답답할지 너무 이해돼요.

슬프지만 현실적인 문제들, 특히 경제적인 문제 앞에서 많은 꿈이 좌절돼요.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대학도 가고 싶고 배우가 너무 되고 싶었지만, 연기학원은커녕 생활도 급급한 상황이었죠. ‘꿈을 쫓기보단 빨리 일을 배워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게 아닐까?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 하는 게 아닐까?’ 계속 고민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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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힘들어하시는 걸 알면서 모른 체하고 ‘나는 대학에 갈래, 꿈을 향해 갈래’ 이렇게 고집하기가 참 힘들잖아요. 그 마음을 알기에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그럼에도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마’라고. 그러기 위해선 우리 어른들이,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꿈을 지켜줘야 합니다.”

“오늘과 다른 내일을 희망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 꿈이 뭐가 중요 하느냐고요. 몇 년 전에 아프리카로 봉사를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느꼈죠. 당장의 물과 음식으로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만큼이나 아이들의 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함을.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내고 자립을 향해 가는 힘이 바로 꿈이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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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현실 앞에서,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일을 할 수도, 돈을 벌 수도 없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마음을 지키는 것밖에는요. 뭔가 하고 싶어도 현실의 벽을 혼자 뛰어넘기는 너무 힘듭니다. 그 벽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친구들에겐 희망이 너무 간절해요.

한동안은 저도 바쁘게 일하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제 개인적인 삶과 가족을 챙기는데 더 신경을 쓰기도 했었죠. 그러다 보니 오히려 삶이 더 피폐해져 갔습니다. 지쳐있던 때, 아프리카에서의 따뜻한 나눔의 기억과 학창시절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때를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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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든든한 언니, 누나가 되어주고 싶어요”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서 국내 아동 이슈에 관심을 두던 중에 월드비전 꿈 지원 캠페인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꿈’이라는 말에 지금의 제가 10년 차 배우가 되기까지 도와주신 수많은 분들이 떠올랐어요.

문화생활을 즐길 여건도 없던 때에 영화관에 데려가 준 지인.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캐스팅 매니저를 통해 얻게 된 기회. 그리고 대학 진학을 도와준 회사. 정말 하나하나 주변 분들을 통해 만난 기회의 징검다리들을 통해 꿈을 향해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아이들의 든든한 언니이자 누나가 되어 꿈을 지켜주려 합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따뜻한 징검다리가 되어 주세요." - 배우 박하선

글. 김유진 디지털마케팅팀
사진. 재능나눔 탁우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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