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후원아동] 흰색을 그리는 소녀

“소정아,
‘쨍 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라는 가사처럼
포기하지 마!”

생일이면 꼭 보내주시던 한 통의 손편지.

그 따스한 응원은 소녀가
어둠 속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었던 빛이었다.

후원자의 바람대로 반짝이는 어른이 된
스물셋 소정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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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의 추억 대부분이
월드비전과 함께예요.

 

“초등학교 3~4학년이었나? 너무 어릴 때라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요.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매일 월드비전 복지관 공부방에서 선생님과 공부하고, 친구들이랑 놀고.(웃음) 혼자 저와 오빠를 키우시느라 식당 일부터 아르바이트까지 바쁘신 어머니의 빈자리를 월드비전이 채워줬어요.”

 

그림을 그리는 순간엔
모든 세상이 다 멈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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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를 그리셨던 아버지를 닮았는지, 상상하고 떠올리는 대로 표현되는 그림이 참 좋았어요. 어머니께서 구해오신 이면지 가득 그림을 그리곤 했죠.

그렇게 시작한 미술로 우연히 나간 대회에서 큰 상도 타고, 선생님들도 ‘소정이는 그림을 계속하면 좋겠다’고 격려해주셨어요.

덕분에 지금은 대학교에서 그림,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다이나믹미디어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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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어주는 누군가 있다는 건,
말로 담을 수 없는 ‘든든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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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아이였어요.

힘드신 어머니께 짐이 될까, 고민이나 걱정을 내색 한번 못 했죠.

사실 미술 분야가 금전적인 지원도 많이 필요하잖아요. 의지할 곳 없어 혼자 많이 울었어요.”

“그때마다 후원자님이 큰 힘이 돼주셨어요.

‘소정아, 항상 너를 응원해.’
생일마다 보내주시던 손편지를 잊지 못해요.

월드비전을 통해 미술학원도 다니게 됐어요. 꿈을 키워나갈 기회를 선물받은 기분이었죠.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요.”

 

“흰색은 어떤 색을 섞어도 만들 수 없는 색이에요. 그 자체로서 존재하죠.

어릴 때부터 형편이 안 좋아 많은 걸 누리진 못했어요. ‘안쓰럽다, 어두울 것 같다’는 주변의 시선도 있었죠.

그래도 저는 ‘윤소정’
그 자체로 당당히 살아가고 싶어요.

밝고 순수하고 하얗게.
흰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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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돕는
‘사회공헌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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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받은 사랑과 격려를 많은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월드비전 희망날개클럽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디자이너인 ‘배상민 교수님’을 멘토로 만났어요.

바쁜 일정 중에도 오랜 기간 저처럼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과 함께해주셨어요.

‘너희도 멋지게 자라서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고 돕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
교수님의 이 말씀이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어요.”

 

“후원자님도 이 글을 읽으시겠죠?

월드비전 보고서에
일러스트 재능기부를 
결심하게 된 것도,
혹시나 제 작품을 보신다면

‘소정이가 꿈을 포기하지 않았구나’
기뻐하시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였어요.

후원자님께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렇게 잘 자라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너무 감사드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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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유진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