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아동에게 후원자님의 편지는 어떤 의미일까요?
때로는 편지 한 통이 정말 아이에게 ‘모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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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몇 마디 말의 힘
뉴델리의 회색 빛 슬럼가에 사는 9살 마야에게 희망은 먼 이야기였습니다.
아이는 가난 속에서 늘 ‘보잘것없는’ 사람이었어요.
간질을 앓는 마야는 발작이 나면 다리와 팔이 뻣뻣하게 굳고 입에는 거품이 났습니다. 수업 중 몇 차례 발작이 난 후 마야는 학교를 나오지 말라는 얘길 들었습니다. 부모님은 어려운 형편이지만 갖가지 약도 구해보고, 빚까지 내어 주술사도 찾아가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과 몸은 점점 쇠약해졌습니다.
학교를 빠지는 날이 길어질수록 공부에 뒤쳐지게 된 마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자신을 돌보지 않게 된 마야.
동네 친구들의 놀림에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된 마야.
“하릴없이 앉아있기만 했어요. 밖에 나가지 않았어요.”
후원자 할머니는 편지를 통해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건강은 어떤지, 날씨는 어떤지.
또 마야의 꿈과 미래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진실된 마음과 긍정적인 말들이 담겨 있었어요.
하루하루 웃으렴.
마야, 네 미소는 나도 웃게 해.
미소 대신 눈물이 났습니다. “그냥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어요. 너무 행복해서요.”
아이는 할머니의 편지들을 마치 생명줄처럼 붙들었습니다.
늘 보잘것없다고 여겨진 빈민가의 한 소녀에게, 나를 믿어주고, 아껴주고, 특별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더 없는 위로였습니다.
마야는 학교로 돌아갔고, 월드비전이 마련한 방과후교실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무기력하던 소녀는 이제 힌디어와 영어, 과학을 공부합니다. 월드비전 아동권리 모임에 나가서 자신의 목소리를 냅니다.
이 모든 게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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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끊임없이 얘기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후원자의 정다운 몇 마디가 아동의 자존감과 꿈을 키울 수 있습니다.
어쩌면 한 번 만나지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없는 아이이기에 더욱. 얼마나 아끼는지 몇 마디 말로 전해주세요. 그 상냥함이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어요.
글. 하경리 월드비전 후원동행팀
사진. 월드비전 후원동행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