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월드비전 여의도 본부 1층에 커다란 캐리어를 끈 중국인 두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셨던 경비 아저씨가 당황하시기도 잠시, 때마침 점심 식사를 끝내고 돌아오던 중국어에 능한 직원이 반갑게 그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무슨 일이지? 건물을 잘못 찾았나? 그들에 방문에 대해 궁금증이 가득한 직원들에게 전해온 한마디!
한국에 여행 오셨는데, 후원 신청을 하고 싶으시다는데요?
으응? 한국에서 후원신청을? 그것도 여행자들이? 감사함과 궁금증이 가득한채 자리를 옮겨 두분의 이야기를 더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모금함에 돈을 기부하는 등 일시적인 나눔이 아니라 정기후원을 신청하고 싶어서 직접 월드비전까지 찾아왔다는 리민씨 부부. 이제껏 들어 본 수많은 이들의 여행 이야기 중 오래도록 가장 특별하게 남을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WV 여행 중이신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리민 한국 친구 집에서 텔레비전을 켰는데 너무 상황이 어려운 아이들 그림이 계속 나오는 거예요. 어떤 내용인지 친구에게 물으니, 어려운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송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후원신청을 할 수 있는 곳이 월드비전이라고 알려주었어요.
WV 월드비전의 모금 방송을 보셨군요. 오늘 어떤 후원을 신청하실 건가요?
리민 한국 아동 1명과 결연을 하고 해외사업후원 하나를 신청할 거예요.
WV 한국에서 거주하시는 것이 아니라서 정기 후원을 해주시려면 중국에서 매달 후원금을 월드비전 계좌로 보내주시는 방법 밖에 없는데, 괜찮으실까요?
리민 네. 매월, 정해진 날짜에 보내겠습니다. 신청을 받아주시면 좋겠어요.
WV 여행 중인데 이렇게 시간을 내어 여의도까지 찾아오시고, 정말 저희에겐 특별하고 감사해요.
리민 중국에도 후원을 받고 하는 기관이 있기는 한데 신뢰하기가 어려워요. 후원자를 속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죠. 한국에 여행 온 김에 평소 품었던 소망을 이루게 되어서 저희가 오히려 기쁘고 감사해요. 정말 무작정 이 곳에 찾아왔는데 친절히 대해주신 것도 잊지 못할 거예요.
해외송금을 하려면 수수료도 본인 부담이 되실 거라 왠지 죄송스런 마음을 담아 설명을 드리는 데 잘 알고 있으시다는 듯 너무나 평온한 웃음을 보이시는 리민씨 부부. 후원신청과 짧은 대화가 끝나고 다시 한국 여행길을 떠나시는 두 분께 사진 촬영을 부탁드렸습니다. 캐리어를 끌고 묵직한 베낭을 메고 여행길에 오르시는 두 분을 배웅하고, 촬영한 사진을 정리하는데 가슴 언저리가 따듯한 온기로 가득찼습니다.
귀한 발걸음으로 따뜻한 나눔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원자님♥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세상의 어두운 곳을 하나씩 하나씩 밝히고 있구나, 여행을 하며, 일을 하며, 학교를 다니며. 때론 내 인생의 고달픈 위기를 마주할 때도 더 어려운 이들을 잊지 않는 이들이 세상을 바꾸는 거구나. 오후 햇살이 유난히 따듯한 아주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글&사진. 윤지영 후원동행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