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즈미스, LIST, LAP, 이랜드 등
유명 패션 브랜드를 거친,
21년 차 액세서리 디자이너.

월급 10% 기부에 이어,
개인 브랜드 수익의 일부까지
십여 년간 나눔을 실천한 그녀는?

‘작은 영웅들을 만나다’ 세 번째 주인공,
황현주 후원자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황현주입니다.”

“현재 패션 그룹 액세서리 팀 실장으로 일하며, 개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월드비전의 오랜 후원자이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합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액세서리 디자인을 시작했어요. 이랜드, 랩 등의 브랜드를 거쳐 현재는 쉬즈미스, LIST 등의 브랜드가 있는 인동FN에서 일하고 있죠. 작년에 한 브랜드에서 출시했던 여성 가방은 7만 장 넘게 팔리며 완판되기도 했어요.”

“계속 꿈꾸던 대로 걸어온 것 같아요. 5살, 6살 때부터 혼자 그렇게 인형 옷을 만들었대요. 양말도 뜯고 커튼도 뜯고. (웃음) 고등학교 때는 의상학과였는데, 제 옷을 직접 만들어 입고 다녀서 전교에서 유명했어요. 손으로 뭔가 만드는 게 체질인가 봐요.”

 

“항상 생각해요.
고객에게 선물을 하는 거라고.”

“말단 신입으로 입사해서, 사무실 청소부터 새벽 옷 시장도 다니고 차츰차츰 하나씩 일을 배웠죠. 이쪽 업계에서 한 10년은 일해야 그때부터 원하는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 수 있는 자리에 오르는 것 같아요.”

“디자이너는 보통 두 계절을 앞서가요. 여름에 겨울 시즌을 준비하고, 겨울에 여름 시즌을 준비하고. 요즘도 겨울 퍼 제품을 미리 구상하고 있어요. ‘고객들이 어떤 디자인을 좋아할까? 저가/중가/고가 금액 대는 어떻게 정할까? 요즘 트렌드 소재는 뭘까?’ 등의 기획부터 시작되죠. 아이디어부터 실제 제품이 제작되고 고객의 손에 전달되기까지 6개월이 걸려요.

디자이너로서의 철학이 있다면, 바로 ‘정교함’이에요. 가방 하나를 만들어도 소재부터, 폼폼같은 참 장식, 슬라이더, 포장 방법까지 디테일하게 생각해요. 어느 한 부분이라도 엉성하면 제품 전체가 엉성해 보이거든요. ‘고객들에게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요.”

 

“라랄라, 노래하듯이
고객을 넘어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해요.”

“신입사원 때부터 월급의 10%를 꾸준히 기부했어요. 벌써 20년이 되어가네요. 이십 대 시절에 tv를 통해서 배우 김혜자 씨나 한비야 씨 같은 분들의 월드비전 나눔 이야기를 많이 전해 들었어요. ‘나의 한 끼 정도면 지구촌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구나. 언젠가 기회가 되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죠.

그러다 서른 즈음에 창업을 했어요. 원금 300만 원으로 시작했죠. 월급 기부와 별개로 브랜드 수익의 10%를 꾸준히 월드비전에 후원하고 있어요. 액세서리 브랜드이고 이름은 ‘라라 lala’에요. ‘라랄라’ 노래하듯이 사랑을 전한다. 나의 무언가를 나누면 또 사랑이 돌아온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원더플레이스, 바인드 등의 패션 브랜드 스무여 매장에 입점해있어요. 브랜드 매출이 점점 커지면서 후원금 규모도 늘어났죠. ‘제품 퀄리티가 너무 좋아요, 수익금이 기부도 되네요? 너무 착한 브랜드예요’ 하고 댓글을 남겨주신 고객분이 계셨는데,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가장 우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눔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졌어요.”

“사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남들에게 화려하고 멋있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고, 자기 관리도 중요해요. 저도 대학 때부터 화려하고 예쁜 옷, 화려한 귀걸이, 고가의 구두로 저를 가꾸는데 익숙했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업계에서 이렇게 자기를 가꾸는 모습이 평판에 좋게 작용을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나를 가꾸는 걸 조금 내려놓고, 남을 위해 나누는데 사용하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 거 같아요. 부모님도 항상 남에게 나누셨고 검소하셨거든요. 특히 아버지가. (웃음)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자라서인지 저도 자연스럽게 나눔을 고민한 것 같기도 해요.”

“기부를 하기 전에는 시야가 참 좁았어요. 나랑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 이 정도? 그런데 기부를 시작하고 나니까 세계가 보이더라고요. 내가 하는 이 일이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구촌 어딘가의 아이에게도 영향력을 주는 일이니까요.

십여 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기부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나눔을 실천할수록, 마음에 무언가 전해지는 게 있더라고요. 마음이 따뜻해져요. 그리고 제가 행복해져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인데,
이런 게 사랑인 거 같아요.”

 



우리의 일상 속 곳곳
세상의 온도를 1도씨 높여주는
작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후원자님,
당신의 또 다른 이름은
아이들을 살리고 지키는 ‘영웅’입니다.”

 

글. 김유진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사진. 박기훈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