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미있는
‘나      눔’

‘청.주.’ 이름을 부를 때부터 낭랑한 느낌이 드는 곳. 미얀마에 교실 9개가 있는 3층짜리 학교를 우뚝 세우고도 별로 한 게 없다는, 그래서 앞으로 매년 이곳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겠다는 이민성 후원자와 사랑 많은 가족이 사는 도시를 찾았다. 많은 비가 올 거라는 일기 예보와는 달리 오히려 궂은 여름날에 기분 좋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비가 내렸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다. 이민성 후원자가 들려준 이야기는 장대비 속을 뚫고서라도 들을 만큼 소중했으니까.

 


 

사업이라는 게 참 어려워요

이민성 후원자에게 남아 있는 1960년대 기억은 다니는 둥 마는 둥 하던 학교와 먹고사는 일에 매달리던 일상이다. 그는 한국의 그때가 지금의 미얀마보다 더했을 것 같다고 했다. 누구나 하는 고생이니 ‘아야’ 소리 한 번 제대로 낼 수 없던 날들을 버텨내며 이민성 후원자는 건축업에 발을 들였다. 굳게 마음먹고 도전했지만 크고 작은 시련들은 그를 정신없이 내리쳤다.

“사업이라는 게 말이죠. 참 어려워요. 우리라고 뭐 달랐겠어요? 다만 한 가지 원칙만은 지키려고 노력했어요. ‘아무도 속이지 말고 진심으로 성실히 하자!’ 당시엔 건설업 한다고 하면 사기꾼 아니냐고 오해부터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계약 일정을 하루라도 늦추거나 대금 지급을 미룬 적이 없어요. 정말 이를 악물었어요. 그런 날이 쌓이자 주변에서 ‘이 사람은 틀림없다’라며 인정해주기 시작했어요. 어느 날 보니 사업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더라고요.”

미얀마 학교 완공식에 참석한 이민성 후원자 가족

미얀마 학교 완공식에 참석한 이민성 후원자 가족



가족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꿈꾸지 못했을 일

맨손으로 사업을 일으킨 그는 충북 지역 월드비전 후원회 회장이 되었다. 전국에서 두 번째 생긴 후원회였다. 어렵게 살던 시절, 못 먹고 못 입던 설움이 마음속 깊이 남은 이민성 후원자는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자 어려운 이들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처음엔 선뜻 무엇을 나눈다는 것이 어려웠다. 다른 이를 도울 돈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옷이라도 한 벌 더 사 입힐 텐데 하는 생각에 나눔의 문턱에서 머뭇대던 그에게 용기를 준 건 아내였다. “우리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며 삽시다. 같이 벌고 나누고 사는 건데 아까울 게 뭐 있어요?” 아내의 말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후원하는 횟수가 늘어나더니 어느새 나눔은 일상이 되고 후원은 삶이 되었다.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는 일에도 최선을 다한 이민성 후원자는 *월드비전 밥피어스아너클럽 회원이 되었다.

부모님과 함께 미얀마에 방문해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보여준 아들 이규철씨

부모님과 함께 미얀마에 방문해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보여준 아들 이규철씨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 배움

이민성 후원자의 후원으로 완공된 미얀마 학교

이민성 후원자의 후원으로 완공된 미얀마 학교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하고 교육의 중요함을 많이 느꼈어요.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이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공부를 하고, 그 지식으로 지혜롭게 운명을 헤쳐나간다면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인재들이 배출되지 않을까요? 어떤 환경에서도 먼저 아이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실천을 하네요.” 아이들을 잘 가르쳐야 하겠다는 이민성 후원자의 꿈은 미얀마 피지다곤 학생을 위한 학교를 지으며 실현됐다. 워낙 낙후된 나라여서 공사가 잘될까 걱정도 많았지만 월드비전으로부터 중간중간 건축 진척 상황을 보고받으며 걱정 대신 완공된 학교를 기대하게 되었다. 본인도 건설업을 오래 해왔지만 직접 가서 보니 튼튼하게 잘 지었다고 활짝 웃는 이민성 후원자. 한국의 건설 수준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있지만 미얀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훌륭한 학교라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한다. 더욱이 학교를 지어주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부족하고 미흡한 부분을 채워가며 점점 더 완성된 모습의 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려 한다는 꿈도 펼쳐본다. 후원자의 꿈은 미얀마 아이들의 미래가 될 것이다.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니까 좋아요. 나누며 살다 보니 우리 마음이 편해지고, 건강해지고, 몸도 건강해지는 걸 느껴요. 진정한 마음에서 나오는 나눔이라 그런지, 뭐라고 해야 하나… 정말 재미있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남긴 이민성 후원자의 이야기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귓가에 맴돈다. ‘잘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오랜 교훈이 ‘나눔’에도 녹여질 수 있음에 왠지 뭉클하다. 미움도 다툼도 없이 서로 함께 기대어 살 수 있는 세상이 마치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느껴졌던 날, 바로 이민성 후원자 부부를 만났던 그날이다.

월드비전 비전소사이어티, 밥피어스아너클럽 로고, 담당 팀에 전화 주시면 후원 방법, 사업 내용, 결과 보고에 대해 상담해드립니다. 02-2078-7229


글.
윤지영/ 후원동행2팀
사진. 편형철/ 쿰 스튜디오, 월드비전/ 기업특별후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