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8 몽골 아르항가이 사업장 후원자 방문을 다녀온 한현경 후원자가 후원아동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나의 첫 후원아동이 되어준 델 게르부얀에게
델 게르부얀! 오랜만에 너에게 쓰는 편지야. 몽골에 다녀온 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나고, 나는 일상으로 돌아와 잘 지내고 있어. 처음 몽골 아르항가이 사업장 방문 안내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그냥 무작정 가고 싶다는 마음이었어. 그런데 사업장 방문이 정해지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 보니까 네가 살고 있는 그 곳이 더 궁금해졌고 너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이 설레었어.
비행기로 3시간 30분, 또 자동차로 꼬박 8 시간을 달려야만 도착할 수 있는 아르항가이로 향하던 여정은 내 삶에서 굉장히 값진 시간이었어. 푸른 들판과 선명한 파란빛 하늘이 끝도 없이 펼쳐지고, 상쾌한 공기 속에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있는 모습이 동화같이 예뻤어.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자란 너의 모습은 어떨까 기대는 점점 커져갔어.
일단 너를 만나기 전 우리는 호튼트 마을, 바텐겔 마을, 이흐타미르 마을을 방문했는데 그 곳에서 소득증대 사업장, 보건소, 학교를 둘러보았단다. 네 또래 친구들이 교육 받는 환경과 아플 때 찾아가는 병원이 잘 갖추어진 시설과 제도 아래 운영되고 있어서 안심할 수 있었어. 또, 가는 곳마다 공연과 음식을 준비해 우리를 반겨주고 감사하다고 말씀하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고.
내가 나눈 것은 아주 작은 것인데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사업이 이루어지고, 아이들이 배우고 생활하면서 어느덧 마을의 자립까지 이루어 냈다는 것에 한국과 현지 월드비전에 굉장히 고맙고 감사해.
드디어 너와 만나는 날. 훌쩍 커버린 네 모습에 혹시 알아보지 못할까 봐 많이 걱정했지만 파란 옷을 입고 수줍게 웃으면서 걸어오는 너를 보자마자 바로 알아보았지! 너를 향해 나도 웃으며 달려 나갔지만 사실 엄청 떨리던 순간이었어. 같이 와주신 엄마와 여동생까지 너무 반갑더라!
언어가 달라서 속속들이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오랜 시간 곁에 있던 사람처럼 어색함 없이 눈빛과 미소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이 다 전해지는 것 같았어.
밝고 건강하게 자란 너를 보면서 괜히 내가 다 뿌듯하고 기뻤어. 델 게르부얀 잘 자라줘서 고마워. 언니는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델 게르부얀! 난 항상 너를 응원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 거야! 지금처럼 밝고 씩씩하게 자라서 네 꿈을 넓은 몽골 하늘에 멋지게 펼치는 그날을 기대할게.
이런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줘서 너무 고맙고, 우리 서로 건강하자. 그래서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만나게 될 그 날에 반갑게 인사하자!
글. 한현경 월드비전 후원자
사진. 윤지영 월드비전 후원동행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