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월드비전 양호승 회장 인터뷰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NGO에 비즈니스를 입히다’ 지난 2012년, 양호승 회장 취임 소식을 보도한 뉴스의 헤드라인이다. NGO에서 사기업 출신 회장을 공개 채용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고, 취임한 지 올해로 9년째다. 서울대 졸업, 미국 유학, 미국 MIT 박사,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 임원까지, NGO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던 그가 월드비전 회장으로서 나눔과 섬김의 길을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본다.

양호승 회장과
월드비전이 함께한
9년간의 여정

봉사활동중인 모습

2012월드비전 8대 회장 취임

에티오피아 난민촌의 아이들에게 배식중인 모습

2013에티오피아 난민촌 방문

우간다 난민촌 아이들과 함께한 모습

2014우간다 난민촌 방문

북한 담당자와 인사중인 모습

2015제14차 남북농업심포지엄 참석

UN NGO컨퍼런스에 연설중인 모습

2016제66차 UN NGO컨퍼런스 참석

월드비전 케냐 직원과 대화중인 모습

2017동아프리카 기근 현장 케냐 방문

월드비전 인형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모습

2018분쟁피해지역 아동보호 캠페인 진행

알바니아 가정집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

2019알바니아 사업장 방문 KCOC 회장 선임

월드비전 창립 70주년 연설중인 모습

2020월드비전 창립 70주년

9년을 꽉 채워 월드비전을 책임져왔습니다.
“다시 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월드비전 일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서 9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요. 이제 잘 파악했으니 다시 시작한다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저의 글로벌 경험, 경영자로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월드비전에서 기회를 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올해로 70년을 맞이한 월드비전의 위상은 얼마나 달라졌나요?
“건강한 조직으로서 체계와 기반을 닦았어요”
70년 전, 한국전쟁 중에 고아들을 돕기 위해 태어난 월드비전은 이제 10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NGO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월드비전은 후원자들의 사랑 덕분에 월드비전 파트너십 안에서도 미국·캐나다·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의 기관이 되었습니다. 해외의 도움을 받아 복지사업을 주로 하던 기관에서 모금을 하여 후원하는 기관으로 전환했습니다. 규모가 커진 만큼 조직의 운영방법과 자원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이 필요합니다. 더 모금해서 더 많은 아동을 도울 수 있도록 전환이 필요했죠. 기관의 역할 전환과 직원들의 마인드 셋, 시스템의 재구성까지, 지난 9년간 제게 맡겨진 사명 중 하나였습니다. 부족하나마 40여 년간 제가 기업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금이 어려워진 환경에서도 후원자들의 사랑을 받는 건강한 조직으로 체계와 기반을 닦았다고 생각합니다.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난민촌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입사할 때 세계 곳곳의 어려운 지역을 방문해서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모금 활동과 행정업무가 많아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1년에 한 번은 꼭 가장 취약한 아이들이 있는 난민촌에 갔습니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 호흡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어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현장 방문은 저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시간인데 코로나19 상황으로 더 많은 곳을 가보지 못한 게 아쉽네요”
최근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자연재해, 전쟁 등으로 난민이 급증하고 있어요. 세상의 끝에 소외된 아동들의 고통과 아픔을 직접 보고 돕고 알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NGO회장으로서 더 힘을 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지요.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방문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2020년에 현장의 아이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기부문화가 위축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기부에 적극 동참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한국전쟁을 겪을 때 세계인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처럼 코로나19 역시 ‘전 세계는 하나’, ‘내 가족과 내 이웃’이라는 마음으로 서로 돕는다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야말로 취약계층 아동과 이웃에게 관심이 필요합니다. 월드비전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후원자들의 관심과 사랑이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과 대한민국 기부문화의 숨은 주역인 후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후원자 여러분 없이 월드비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국내외 취약 아동을 위한 사업을 하려면 많은 자원이 필요합니다. 자원을 확보하고 제공하는 것이 한국월드비전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원자 없이 월드비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생명을 살리는 귀한 일에 계속해서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후원자 여러분을 만나서 어떻게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눈 경험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올해 초, 한 후원자께서 “어려운 시기 속 위기에 처한 분들을 도울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큰 보람을 느꼈고, 정말 월드비전에서 일할 수 있었음에 감사했습니다.
‘회장 양호승’이 아닌 ‘개인 양호승’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섭리에 맡기겠습니다”
늘 계획을 세우고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월드비전에 입사하게 된 것을 포함하여 제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은 제가 세운 ‘계획’이 아니라 ‘섭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이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성경 말씀처럼 신이 저를 인도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월드비전에서 배우고 쌓은 경험을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고 싶습니다. 월드비전에 오기 전에 준비하던 선교 사역을 하고 싶은 바람도 있고요.
하지만 정말 이 모든 것은 저의 계획이고, 계속 기도하면서 응답을 기다릴 것입니다.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월드비전 직원들에게 못다 한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힘든 여정의 동반자로 수고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해외에서 후원받으며 복지사업을 주로 하던 한국월드비전이 이제는 모금해서 후원을 할 정도로 역할이 점차 커졌습니다. 많은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힘들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다가올 미래에도 겸손하고 담대하게 도전하는 건강한 월드비전이 되기 위해서 낯선 길을 가야만 했습니다.
또한 평생 기업에서 훈련받아 심히 이성적이고 시간의 제한을 중요시하는 저에게 맞춰 속력을 내느라 정말 수고가 많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 참 미안하면서도 또 그 어려운 여정에 동반자로 함께한 모든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월드비전을 이끌어나갈 신임 회장님은 저의 부족했던 점들을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더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관이 되기를 늘 응원하겠습니다.
김수희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