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카드가 있는 줄도 몰랐네요..상처받는 아이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해요”(네이버ID열O달님)
9월, 월드비전이 네이버 해피빈과 함께한 ‘정훈이의 편의점’캠페인에 남겨진 댓글입니다.무려 3천 개 넘는 댓글들이 안타까움을 보였는데요. 그만큼 결식아동과 아동급식카드에 대중들이 관심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더 자세히 알려드리기로요.
이번 캠페인에서 저희는 ‘아동급식카드 제도'(이하 급식카드)에 주목했어요. 급식카드는 정부의 결식아동 지원제도 중 일부인데요. 기초/광역단체에서 아동에게 카드를 주면, 아동은 원하는 곳에서 식사비를 결제하는 개념이에요. 비용은 기초/광역단체서 해당 가맹 음식점에 지급합니다.
기존의 쿠폰 중심 지원을 ‘결제카드’로 바꿔 지역 음식점과 연계했는데요. 두 가지 문제가 생겼어요. (1)한 끼 식사 지원금액이 낮음 (2)급식카드 사용에 따른 창피함인데요. 이 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아이 입장서 바람직한 방향을 고민하자는 취지로 작성된 글입니다. 매일 고생하시는 복지담당 공무원 분들께 혹시라도 누가 됐다면 죄송해요.
먼저 지원액이 낮은 문제입니다. 현재 지자체별 3500~4000원, 1일 2식 기준 7000~8000원 수준인데요. 사실 이 돈으로 식사할만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가맹점의 60%이상이 편의점인 사실을 봐도 알 수 있죠. 이외 중국집,분식집이 있으나 편의점보다도 어려울 것 같네요.
급식카드 제도에서도 매일 아이들이 부실한 식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데요. 저도 주1~2회 정도 가끔 편의점에서 밥을 사먹긴 하지만, 지금보다 자주 먹어야 한다면 힘들 것 같아요. 편의점 음식은 건강에도 좋지 않은데요. 사)환경정의라는 단체에서 편의점 아동급식카드 관련 식품 179종을 조사해보니 118개(66%)가 영양성분 분류 상 ‘빨간 신호등’판정을 받았다고 해요.
‘창피함’의 문제점도 심각합니다. 급식카드는 일반신용카드처럼 결제할 수가 없습니다. 전용단말기를 통해야 하는데요. 계산 과정에서 각종 사건이 벌어집니다. 점원이 결제 승인을 할 줄 몰라 헤매거나, 주인 아저씨가 격려해준다고 건넨 말에 아이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또한 편의점 업체들은 급식카드 이벤트까지 하는데요. 바나나우유 등을 선물로 증정해주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때마침 편의점에서 주변 친구들이라도 만날 수도 있겠죠? ‘급식카드’가 아이에게 낙인이 되는 순간들입니다.
이러한 급식카드의 문제는 복지인프라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밥 굶는 아이는 많은데, 인력/예산이 부족하니 ‘결제카드’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죠. 하지만 지원도 부족한데다 창피함마저 줄 수 있으니 개선이 필요해보입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도 최근 연구조사에서 ‘아동급식지원 단가 책정금액이 낮아 급식카드제도가 부실해졌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조사보고서에서는 예산을 늘리고, 도시락제도 및 급식지원시설을 강화하자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이를 반영해 지난 7월, 급식카드 지원금을 1식 5000원으로 올리고, ‘집밥’ 개념의 급식지원시설 확충을 결정했어요.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지고, 뜻과 지혜를 모으면 더 좋은 소식들도 들을 수 있겠죠?
더 좋은 제도로 만날 그날까지 함께해주세요. 저희도 더 많은 결식아동들이 따뜻한 ‘집밥’ 혜택을 받고 더 건강하게 자라도록 노력할게요. ‘정훈이의 편의점’ 캠페인은 계속됩니다.
글. 방승빈 디지털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