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너와 나의 이야기’ 후원자 수기 공모전에서 1등을 한 이채원 후원자의 수기를 소개합니다.

 

대전에 살고 있는 14살, 평범한 학생 이채원입니다! 이 글은 정말 고맙고 소중한 친구를 위해서 썼어요. 친구 이름은 에르멜리나예요.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나라 알바니아에 살고 있어요.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손편지를 주고받았어요. 두툼한 편지들의 두께만큼 에르멜리나와 따뜻한 우정을 나눌 수 있었어요. 국경을 넘어 조금 특별한, 그래서 몇 배는 더 행복한 우리의 우정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2016년 4월, ‘다른 사람도 하니까 나도 해야지’ 하는 평범한 마음으로 후원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점점 시간이 흐르며 ‘간식 살 돈을 아끼면 나도 먹고, 내 친구도 먹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누면 행복하니까 더 나누어야겠다고요. 후원을 하는 목적이 바뀐 거예요!

에르멜리나에게 처음 편지를 쓰고 설레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렸어요.

마침내 편지가 왔어요. 한글 못지않게 아름다운 알바니아어로 쓰인 편지, 한국어와 영어 번역 편지. 그리고 예쁜 에르멜리나의 사진이 들어 있었어요. 전 정말 에르멜리나가 가깝게 느껴졌어요. 몇 주 후면 에르멜리나의 생일이었기때문에 사전을 찾아 적은 알바니아어 쪽지와 함께 작은 선물을 보냈어요.

‘내 글씨가 이상해서 못 알아보면 어떡하지? 선물이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하지?’ 한라산처럼 치솟은 걱정은 얼마 뒤 도착한 에르멜리나의 편지에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어요. 선물 잘 받았다고, 너무 예쁘다며 제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어요! 예쁜 마음으로 고맙게 받아준 에르멜리나가 오히려 전 더 고마웠지요. 에르멜리나는 편지에서 알바니아를 방문해달라고 했어요. 뛸 듯이 기뻤죠. 알바니아에 초대받은 사실이, 숙제를 안 한 줄 알았는데 해갔을 때보다 더 기쁜 거 있죠?

저는 언젠가 에르멜리나를 만나러 가고 싶어요. 그래서 100원이라도 더 아끼고 있어요. 그리고 매일 에르멜리나의 사진을 봐요. 만나는 날까지 에르멜리나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도록요! 제 뇌에 ‘제발 꼭 기억해줘’ 하고 부탁하는 거예요.

첫 편지를 받던 날, 새로운 꿈이 하나 더 생겼어요. 이 꿈도 에르멜리나 덕분에 생겨난 꿈이죠. 바로 알바니아어 공부하기예요. 사전으로 간단한 회화를 공부하기로 했어요. 조금씩 단어와 문장이 쌓여나가면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잘하게 되면 가장 먼저 에르멜리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요. 이제 알바니아어로 서로 편지를 주고받는 날을 꿈꿔요. 참 신기하지 않나요?

에르멜리나는 제게 편지만으로 꿈과 목표를 선물해주었어요. 친구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요? 가끔이라도 얼굴을 볼 수 있다면, 친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도 에르멜리나가 보내준 편지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엄마랑 싸웠을 때, 우울할 때, 잠이 안 올 때, 에르멜리나의 편지를 읽곤 해요. 그럼 에르멜리나가 마치 절 위로해주는 것 같아서 힘이 나요.

 

“에르멜리나! 난 네가 ‘You are my best pen friend’라고 해주었을 때 정말 기뻤어.
넌 매번 고맙다고 하지만 난 정말 한 게 없어. 오히려 네가 날 도와주었는걸?
표현을 잘 못 해서 친구들이랑 친해지는 게
조금 어렵기도 한 나를 너는 진짜 친구로 대해주었어.
평범하고 단조로운 내 일상에 생기를 선물해준 네가 고마워.
덕분에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2017년은 더 행복한 새해가 되길. 더 좋은 친구가 될게!”

 

여러분! 나눔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작가가 지은 <쿠키 한입의 인생 수업>이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나와요. ‘서로 돕는다는 건 이런 거야. 내가 반죽을 저을게, 너는 초콜릿 조각을 넣어줄래?’ 반죽을 젓고, 초콜릿 조각을 넣은 후에는 맛있는 초콜릿 쿠키를 먹을 수 있겠죠?

나눔도 비슷한 것 같아요. 여러분이 다른 친구를 위해 조금만 힘을 보태주면, 그 친구는 힘을 쑥쑥 내서 나라를 이끌어갈 자랑스러운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도 돈 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요. ‘진정한 친구’ 같은 소중한 가치가 바로 그것이죠.

서두르실 필요 없어요. 우리 조금씩만 천천히 서로 나누면 어떨까요? 작은 씨앗에 물을 주고 아름다운 말 한마디만 건네어도 이 씨앗들은 무럭무럭 자라나서 꿈을 꾸고, 마음껏 뛰놀며 공부하는 새싹이 될 거예요. 이 새싹들은 아름다운 꽃이 되어 이웃과 도움을 주고받는 소중한 존재가 될 거예요!

 

2017년 2월 6일, 이채원 후원자님의 이름으로
에르멜리나와 반 친구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전달됐습니다.

친구 채원아,
슬플 때마다 내 사진과 편지가 네게 힘이 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 고맙고 사랑해.

_알바니아에서 에르멜리나

에르메릴리나와 반 친구들에게 전달된 선물

에르메릴리나와 반 친구들에게 전달된 선물

이채원 후원자의 수기와 편지를 받은 후원아동 헤르멜리나

이채원 후원자의 수기와 편지를 받은 후원아동 헤르멜리나

알바니아 친구들이 채원이에게 보내는 사랑의 인사

알바니아 친구들이 채원이에게 보내는 사랑의 인사

글. 이채원 후원자
일러스트.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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