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월드비전에서 인터뷰하잔 연락을 받고 장난전화인 줄 알았어요. 하하. 예전 일이기도 하고, 많은 금액을 후원한 건 아니다 보니까 연락을 주신 게 참 신기했습니다.”
@박준기&황희은 부부

3년 전, 첫 아이 ‘이레’의 돌을 맞아
아이 이름으로 한 100만원 기부.
1살이었던 아이는 벌써 4살이 됐습니다.

“작은 영웅들을 만나다’ 두 번째 주인공,
박이레 후원자 가족 이야기입니다.”

외국계 선사에서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아빠 박준기 씨,
중학교 음악 선생님, 엄마 황희은 씨.
그리고 귀여운 두 아들 4살 이레와 1살 이든이.

벚꽃이 흩날리던 봄날의 끝자락에서
네 식구를 만났습니다.

“결혼한 지 벌써 7년이 되어가요. 당시 직장 동료가 소개해줘서 소개팅으로 만났어요. 3월 1일에 만나서 4월에 결혼을 정하고, 그해 9월에 결혼식을 올렸죠. 저희가 케미가 참 좋았나 봐요. 정말 속전속결이었어요. 처음 서로를 만난 날이어서 3.1절은 저희에게 더욱 특별한 날이에요.” @아빠

“신랑이 목소리가 참 좋거든요. 그 목소리에 반한 것 같아요. 제가 제 발등을 찍은 거죠.” (웃음) @엄마

이선균 배우의 목소리를 꼭 닮은 준기 씨와
하얀 미소가 아름다운 희은 씨.

“두 사람에게 찾아온 기적, 이레.”

의젓하게 아빠 품에 안겨있는 이레

의젓하게 아빠 품에 안겨있는 이레

“첫 아이가 유산되고 여러 번의 인공수정 끝에 이레를 만났어요. 첫 아이를 하늘에 보내고 아내가 참 많이 힘들어했거든요. 원체 강하고 씩씩한 사람인데, 그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제 마음도 너무 아팠죠. ‘이레’는 그 시간을 함께 잘 겪어내고 얻은 아이라서 더 감동이고 감사했습니다.” @아빠

“이레를 수중분만으로 낳았어요. 무통 주사도 안 맞고. 정말 멋모르고 한 거죠. 첫 출산이라 더 애틋하기도 했고, 수중분만이 아이에게 좋은 출산 방법이라고 하길래. 그래서 꼬박 15시간 진통을 앓고 낳았어요. 저는 통증 때문에 아이를 낳고 바로 기절했던 거 같아요. 남편이 아이를 위해서 기도해줬다 하더라고요.” @엄마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길’
사랑의 결실인 이레를 향해 품었던 한가지 소망.

“2017년 아이의 첫 돌을 맞아,
부부는 특별한 결심을 했습니다.”

“아이가 원체 잘 안 먹었어요. 이유식을 만들어도 잘 먹지 않아 버리기 일쑤였죠. 돌쟁이 아이가 못 알아들을 텐데 ‘세상에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도 얼마나 많은데, 너는 이 아까운 음식을 버리니’하며 혼잣말도 했었어요. 요즘도 저희 부부의 관심은 ‘이레 밥 먹이기’예요. 식사 때면 온 가족이 전투태세이죠. (웃음) 젤리 같이 단 걸 좋아하는 데, 아이가 단맛을 아니까 밥은 먹기 싫은 가봐요. 참 힘들어요.”

“그러다 돌잔치를 앞두고, 아이가 처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축하를 받는 자리이니까 그 돈을 뜻깊게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니까. 주변 분들이 아이를 축복하는 마음으로 더해주신 금액을 또 다른 아이들을 위해 후원하면 의미 있겠다 싶었죠.” @엄마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던 이레의 돌잔치 모습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던 이레의 돌잔치 모습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참 좋은 생각이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잔치 비용을 아꼈어요. 따로 아이 액자나 앨범도 하지 않고, 답례품도 없었죠. 답례품 자리에 미리 쓴 안내문을 올려 두었어요. “더해주신 축하의 마음은 모아서 월드비전에 후원할 예정입니다’라고요. 처음엔 ‘응?’하시던 분들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아빠

밥을 잘 먹지 않는 아들과 달리,
지구촌 어딘가 식량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월드비전에 100만원을 기부한 부부.

“아이를 낳기 전까진 중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제자들 중에 월드비전 ‘기아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런 친구들이 학습 태도나 마음가짐에서도 긍정적인 편이더라고요. 아무래도 나눔에 먼저 관심을 갖고 찾아 실행에 옮긴 얘들이라 그런가 싶어요. 그렇게 월드비전을 알고 있다가, 이레 돌잔치 후원을 결심하고는 여러 NGO 중 고민하고 비교하다 월드비전을 선택했어요.”

“평소 ‘어떻게 나눔을 실천할까’ 고민이 참 많았어요. 뭔가 후원을 할 때 가장 어려운 게 그거 같아요. 제가 누군가의 전인격적인 삶을 책임질 순 없으니까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나누는 선을 찾는 거요. 아이들 스스로 힘을 길러서 자립할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장 궁극적인 방향이겠죠.“ @엄마

“나눔, 이레 가족에겐
어떤 의미일까요?”

“아내가 그 예상 질문을 전달받고 고민을 엄청 했어요. 멋진 답변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싶어요.”@아빠

 

“하하. 사실 ‘나눔’이라는 단어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잖아요. 우리 가족에겐 어떤 의미일까 고민하던 중에, 오늘 아침 택배가 하나 왔어요. 친한 친구가 자녀가 읽던 책들과 작아진 옷을 상자에 담아 보내준 거였는데요. 문득 ‘이게 나눔이구나’ 싶더라고요.

내가 받은 작은 도움과 나눔을 누군가에게 다시 베푸는 것. 그 베풂이 계속 이어져 가는 것. 저희도 아이의 책과 옷을 받았으니 ‘고마워’하고 끝이 아니라, 저희가 나눌 기회를 마주하면 실천 해야죠. 그렇게 건네진 손들이 우리 사회 안에서 선 순환 되는 게 나눔인 것 같아요.” @엄마

어여쁜 아들이자 손자에서,
첫돌을 맞아 ‘후원자’란

“부부가 꿈꾸는 아이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레의 꿈은 기관사예요. 특별하죠? 집 앞에 기차가 다니는데, 매일 기차를 봐서 그런지 기차를 엄청 좋아해요. 친구들은 공룡이나 자동차 좋아하는데, 이레는 기차가 너무 좋아서 ‘기관사’가 되고 싶대요. 항상 손에 과자를 들고 집 앞에 나가 기차를 구경해요. ‘아빠 기차 지나가’하면서요.

커서 무엇이 되든, 첫째 이레 그리고 둘째 이든이가 넓은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 나 혼자 잘먹고 잘 사는 삶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삶. 첫 돌 후원이 그 시발점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빠

우리의 일상 속 곳곳
세상의 온도를 1도씨 높여주는
작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후원자님,
당신의 또 다른 이름은
아이들을 살리고 지키는 ‘영웅’입니다.”

 

글. 김유진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사진. 박기훈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