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밥피어스아너클럽, 비전소사이어티
지구 반대편 마을 어딘가에 내가 선물한 식수 펌프로 깨끗한 물을 마시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우리 가족이 선물한 교실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는 것, 우리 기업이 선물한 병원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아기들이 태어난다는 것.
생각만으로도 행복하고 흐뭇한 일입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른 이들을 향한 사랑, 나를 넘어 모두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 일. 어려운 어린이와 이웃을 돌보는 것은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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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끄럽습니다
이미 여름이 와버린 것만 같던 4월 초의 제주도. 공항과 근접한 제주렌터카에 모인 네 분의 모습이 심상치 않습니다. 가슴에 작은 꽃을 달고 조촐한 회의실에 모인 이들에게서는 두 가지 느낌이 풍겼어요. 하나같이 온화한 기운을 풍겼고, 그리고 웬일인지 부끄럽다는 듯 쑥스러운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제주도에 살고 계시는 월드비전 밥피어스아너클럽과 비전소사이어티 후원자님들의 위촉식이 있던 날의 모습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직원 몇 명과 후원자님들 외에는 초대한 손님도 없이 소박하게 치른 위촉식이지만 이들이 베푼 온정의 손길은 헤아릴 수 없이 크기만 했습니다.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아들의 이름으로 후원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수자 후원자님은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인데 이런 자리까지 왔다는 게 참 부끄러워요” 하며 고개도 잘 들지 못하셨고요. “내가 가진 것을 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동안 나만을 향했던 삶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습니다. 내가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그건 더 많이 나누고 또 나누라는 것이었어요. 이 배움이 제 삶의 나침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담담히 들려주신 김용원, 윤인숙 부부 후원자님의 이야기도 가슴속을 쿵 울립니다.
멈출 수 없는 그것
“나눔이라는 것이 돈이 많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많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의 나눔 경영은 회사가 돈 잘 벌고 잘나갈 때만 하고 그래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렌터카 사업은 전국에서 제주도만큼 활발한 곳이 없어요. 하지만 그만큼 출혈 경쟁도 아주 심각합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경영 환경이 더 나빠져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오래 후원을 이어가며 느낀 것은 멈출 수 없다는 거예요.”
후원금이 1억원 이상 누적되어 밥피어스아너클럽 회원이 된 제주렌터카 한미경 대표님의 ‘멈출 수 없는 것이 후원’이라는 이야기는 ‘멈출 수 없는 사랑’이라는 말로도 대신할 수 있겠습니다. 어려운 회사 상황에서도 2011년 전 세계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해 선물하리라 결심했던 우물 10개 설치를 위한 후원금을 2018년 6월 월드비전에 무사히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후원을, 사랑을 멈출 수 없었던 제주렌터카는 생명의 물을 전하는 나눔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다!’라는 과자 광고의 카피처럼 후원도 그렇더라고요.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습니다. 다른 후원자들도 똑같이 생각하실 거예요.”
서로의 선행을 나누고 격려하던 자리. 오히려 내가 많이 배우고 감동을 받았다며 더, 더, 더 낮아지던 네 분의 후원자님을 보며 아름다운 제주도에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음에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빈곤과 전쟁, 재난으로 고통받으며 소외된 삶을 살아가던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후원자들이 전한 온정의 손길은 눈앞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도 했지만 감히 꿈꿀 수 없던 내일에 대한 희망을 선물했을 거예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에게 사랑을 흘려 보내고 나니 내 삶이 더 풍성해지는 선물을 받은 것 같다”던 후원자님들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나눔은 어쩌면 우리 인생을 뒤흔드는 엄청난 사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신나는 여정을 함께 걷는 발걸음이 많아지길,
그래서 지구촌 모든 어린이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세상이 정말 눈앞에 펼쳐지길 꿈꾸어봅니다.
아, 그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얼마나 행복할까요.
글 윤지영 후원동행2팀
사진 편형철 쿰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