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테마:참여아동 이야기] 둥글둥글 축구공처럼 거침없는 4남매의 희망

월드비전 동해복지관
축구클럽 1기 창단 멤버인 스무 살 부일이.
열일곱 살 둘째 용일이와 열여섯 살 셋째 성일이.

그리고 최초의 여자 선수이자 팀의 주장인
열네 살 막내 승현이까지.

푸르른 운동장 위에서 4남매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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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동해복지관 축구클럽 전승현 아동

운동장을 누비던 초등학생 꼬마
부일이는 어느새 군입대를 앞둔
스무 살 청년이 되었다.

어릴 때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축구 연습할 때도 맨날 뒤로 빠져 있었죠. 축구클럽에서 형, 친구들이랑 같이 축구하고 땀 흘리고 어울리면서 점점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아요. 소심했던 성격이 가장 많이 변했어요.

아버지가 젊었을 때 시 대표 축구선수도 하셨대요. 아빠를 닮았는지 저희 남매도 다들 축구를 좋아해요. 아홉 살 때 동해복지관에 축구클럽이 생겼는데요, 그때부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활동했어요. 월드비전 전국 축구팀들이 모여서 친선경기를 했는데, 그때 제가 첫 골을 넣었거든요. 그 순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둘째, 셋째 동생 그리고 막내 승현이까지 월드비전 축구클럽에 다니고 있어요.

혹시나 운동하다 다치진 않을까 항상 걱정되지만, 너무 즐거워하고 좋아하니까 지켜보는 저도 좋죠. 감독님이 시간 될 때 주말에 나와 아이들을 도와달라고 하셔서, 저도 틈틈이 가고 있어요. 연습 상대도 돼주고, 패스 훈련하는 것도 돕고. 소심했던 제가 이제는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참 신기하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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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들을 보러 축구클럽에 따라나서곤
했던 막내 승현이도 이제는 어엿한
팀의 주장이다.

처음에는 오빠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축구클럽에 가니까 저도 따라갔어요. 그때는 다 남자아이들만 있었는데, 경기하면서 실컷 뛰고 골 넣으면 같이 환호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나도 같이 축구하고 싶다’ 생각하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클럽에 다니게 됐어요.

벌써 4년이 됐죠. 토요일마다 일찍 일어나서 훈련받으러 가지만 힘들지는 않아요. 아이들이랑 같이 협동해서 달리는 게 좋거든요.

얼마 전에는 감독님께서 칭찬도 해주셨어요. “승현이, 발재간이 좋다”라고요.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지금은 제가 우리 팀 주장인데요, 어린 동생들이 말을 잘 안 들을 때는 조금 힘들어요. 공도 안 치우고 장난만 치고. 그래도 동생들이 웃고 뛰는 모습을 보면 행복해 보여서 저도 덩달아 행복해져요. 어른이 돼서도 이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동생들이랑 연습 열심히 해서 우리 팀이 하는 경기는 모두 우승하면 좋겠어요. 그런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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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로 하나 되어 자라는 4남매를 보며
엄마는 그저 신기하고 뿌듯하다.

축구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4명이 쪼르르 TV 앞에 앉아 있어요. 골이 들어가면 같이 소리치고, 지면 같이 아쉬워하고.(웃음) 축구하다 다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해요.

막내 승현이는 꿈이 축구선수래요. 저는 아이들이 커서 사회복지사가 되면 좋겠거든요. 월드비전 선생님 그리고 감독님, 코치님과 10년을 함께했잖아요. 그동안 받은 사랑과 응원을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에 전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래도 우리 딸은 축구가 최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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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눈에 띄게 바뀐 아이들의 모습
자체가 큰 행복이다.

축구클럽을 통해 아이들의 달라진 점이요? 좋아하고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겼다는 것, 매주 토요일을 기대하는 이유가 생겼다는 것 아닐까요? 아이들의 표정이 정말 달라졌어요. 엄마로서 이 변화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잘 알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선물해주신 후원자님들께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

축구로 똘똘 뭉친 4남매. 투닥투닥 싸우다가도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하나가 된다.

축구로 똘똘 뭉친 4남매.
투닥투닥 싸우다가도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하나가 된다.

 

글. 김유진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윤지영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