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아동 6명 중 1명은 지금도 전쟁의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매일이 전쟁인 이 아이들에게 간절한 것은 그저 평범한 하루가 아닐까요? 전쟁피해아동들에게 일상을 되찾아 주고 싶어 작은 실천을 시작한 황혜근, 진가영 후원자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힘들게 버티고 있는 아이들에게 단 하루만이라도 ‘nice day’를 선물해 주고 싶어요.”
– 황혜근 후원자
은행에서 일하는 황혜근 후원자는 평소 고객들에게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를 자주 건넵니다. 좋은 하루를 바란다는 평범했던 인사가 새롭게 느껴진 건, 난민촌에서 힘든 매일을 버티고 있는 아이들의 일상을 알고 난 후입니다.
Q: 전쟁피해아동에 대해 평소 관심이 있었어요?
A: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것을 대강 알고 있었지만 큰 관심은 없었어요. 솔직히 나와는 먼 이야기 같았죠. 그러나 ‘하루팔찌’ 덕분에 월드비전과 전쟁을 겪는 아이들의 고통도 알게 되었어요.
2020년 7월 Give a nice day(하루팔찌) 캠페인에 참여하며 전쟁 속 아이들 곁에 선 황혜근 후원자
Q: ‘하루팔찌’가 큰 역할을 했네요. 팔찌 착용하시며 특별히 느껴지시는 감정이 있나요?
A: 처음에는 디자인도 심플하고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 난민촌에서 사용하는 팔찌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고 내가 진짜 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더 애착이 갔어요. 팔찌 안쪽에 새겨진 숫자가 저희 보호자들의 순서라고 하는데 저 말고도 이미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생각에 아주 든든하더라고요. 제가 하고 있는 팔찌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그때는 아주 자신 있게 소개하곤 해요. 그냥 팔찌가 아니라 전쟁 속 아이들의 하루를 지키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하루팔찌’라고요.
황혜근 후원자는 팔찌에 관심을 보이는 지인들에게 ‘하루팔찌'의미를 설명해 주며 함께 하기를 권하기도 합니다.
Q: 난민촌 아이들에게 보내는 그림책 프로젝트에도 함께 해주셨는데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전쟁피해아동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A: 실은 제가 선착순, 한정판, 이러 거에 민감하거든요.하하.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가 ‘소수정예’ 선착순으로 진행된다는 문자를 받고 나서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재빨리 신청했지요. 시작은 이런 마음이었지만, 우리가 만든 그림책이 난민촌에 전달되어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잘 했구나 싶었어요.
자상하신 동화 작가님의 지도로 여러 명의 후원자님과 화상 강의로 만나 그림 그리는 법도 배우고 열심히 그린 각자의 그림들이 모아져 책이 완성되니 정말 뿌듯했지요. 무엇보다 그림책이 난민촌에 전달되어 아이들이 너무 기뻐하는 모습까지 보게 되어 그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의미 있고 감동적인 순간이었어요.
황혜근 후원자을 비롯한 여러 후원자님들이 함께 만든 그림책 [TO YOU]
[TO YOU] 컬러링북을 선물받은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촌 아이. 아이들은 직접 색칠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Q: Give a nice day(하루팔찌) 캠페인 참여 이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A: 그 동안은 그냥 무심히 제 위주로만 살아왔던 것 같아요. 후원을 시작하고 월드비전에서 이런저런 소식을 받아보니 정말 많은 분들의 보이지 않는 나눔으로 세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알았어요. 또 전쟁이란 것이 더 이상 다른 세계 이야기가 아닌 제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이야기이고 전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TO YOU] 그림책 제작 과정을 영상으로 만나 보세요!.
Q: 황혜근 후원자님이 꿈꾸는 세상은?
A: 일단, 예전처럼 흔하고 평범한 일상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전염병 걱정이나 마스크 없이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친구나 가족들과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요. 그런 우리들의 하루를 난민촌 아이들도 똑같이 경험할 수 있길 바라요. 아이들이 평범한 매일을 살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전쟁 속 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A: 예쁜 아이들아! 어른들이 미안해! 한창 밝게 자라야만 하는 너희들인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는 너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건강하고 힘내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는 것도 미안하구나. 앞으로는 좋은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많이 노력할게!
전쟁피해아동의 3,972번째 보호자인 황혜근 후원자는 아이들에게 평범한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기를 꿈꿉니다.
“전쟁피해아동 마음 속에 영원한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우리의 퍽퍽한 삶이 조금은 촉촉해지지 않을까요?”
– 진가영 후원자
Give a nice day(하루팔찌) 캠페인 론칭 후 담당자들이 모니터링을 위해 각종 포털과 SNS를 헤매던 어느 날, 눈이 번쩍 뜨이는 블로그를 만났습니다. 고급스러운 ‘하루팔찌’ 사진부터 캠페인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술술 읽히는 글 솜씨까지 홀린 듯 블로그를 단숨에 읽은 우리는 궁금해졌습니다. ‘이 분은 어떤 마음으로 이토록 정성껏 하루팔찌와 Give a nice day 캠페인을 소개해 주신 걸까?’ 조심스레 댓글을 남기고 떨리는 마음으로 답글을 기다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도착했지요. 블로거 후스트님이자 우리 아이들의 보호자 진가영 후원자님의 이야기입니다.
Q: 운영하시는 블로그 이야기 먼저 해야 겠어요. Hoo’s NEXT 소개에 ‘건강한 소비생활을 위해, 현명한 소비생활을 위해’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런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이 질문에 제 개인적인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일명 ‘구두쇠’ 입니다. 사야 할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몇 날 며칠을 고민만 하다 지쳐서 구매하지 않는 등 소비에는 박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작년 봄에 운명처럼 다가온 작은 생명체 ‘오늘이’가 제 지갑을 탈탈 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든 다 해줄 수 있는 보호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무자비한 소비였지요.
그러던 중 문뜩 깨닫게 된 것이 바로 ‘합리적인 소비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계획적인 소비’는 더더욱 불가능 하다는 것을, 강아지 수술비 300만원을 긁으며 절감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소비를 하는 것이 옳을까? 단순히 ‘이번 구매는 합리적이였어’와 같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장점과 특징, 새로운 사용법, 창의적인 활용법을 사람들과 공유한다면, 더 건강하고 현명한 소비의 의미가 생겨나지 않을까?
Hoo’s NEXT는 이러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조금은 거창한 시작이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면 ‘상품리뷰’로 종결되어 버리는. 갈 길이 먼 신생 블로그입니다.
진가영 후원자님 블로그에 소개된 하루팔찌의 근사한 모습
Q: Give a nice day(하루팔찌) 캠페인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A: 포털사이트 배너광고로 처음 접했어요. 팔찌 디자인이 예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그 다음에야 월드비전의 캠페인이란는 것을 인지했어요. 두 세번 광고에 노출되고 차차 뇌리에서 사라질 때 즈음 아버지께서, “월드비전 팔찌 예쁘던데, 오늘이 목줄로 어때?”라고 농담을 던지셨습니다. 어이없지만 그게 Give a nice day(하루팔찌)에 참가하게 된 계기였어요.
직접 사이트에 들어가 하나하나 둘러보았습니다. 하루팔찌의 의미는 물론 Give a nice day(하루팔찌) 캠페인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월드비전의 모든 사업을 훑어보면서 캠페인 참여의지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진가영 후원자님이 Give a nice day(하루팔찌) 캠페인 참여를 하는 데 한 몫을 담당한 오늘이와 하루팔찌 패키지.
Q: 전쟁피해아동에 대해 평소 어느 정도 알고 계셨나요?
A: 저는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전쟁의 두려움을 느끼며 유년기를 지냈습니다. 군인이신 아버지가 훈련으로 집에 못 들어오시는 날이면 아빠의 무사 귀가를 바라며 두 손을 꼭 모아 기도하곤 했고, 밤 늦도록 사격 소리가 창가에 들려올 때면 울면서 엄마를 부르다 잠든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알기 때문에 더욱 모른 체 하고 싶은 것이 전쟁이었습니다. 유년시절에 느낀 공포감은 줄곧 머릿 속에 맴돌아 일상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내 삶과 그들의 삶을 동일시 한다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로 부담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Give a nice day(하루팔찌)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것은 성인이 된 현재, 다시 인지하게 된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마음에서였습니다.
Q: 명품팔찌 대신 ‘하루팔찌’를 권하신 내용, 그리고 하루팔찌와 어울리는 코디 등 정성과 센스가 가득한 포스팅 내용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Give a nice day와 하루팔찌에 대해 자세히 포스팅을 하시게 되었나요?
A: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팔찌, 악세서리, 코디… 그 중 특히 ‘명품’은 제 일상과 거리가 먼 단어들입니다. 그럼에도 ‘명품팔찌’로 콘텐츠를 꾸민 이유는 아무래도 노이즈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블로그에서 정보를 얻는 소비자는 주로 ‘2,30대 여성’이라고 생각했고, 맛집 다음으로 인기있는 주제는 ‘패션’이라고 어림잡아 퉁 쳤습니다. 그리고 ‘하루팔찌’가 충분히 그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여겼어요.
한 배의 선장이 되어 동료를 구하는 어느 만화의 주인공의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 갔던 것 같습니다. 젊은층에게 후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언젠가 그들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았을 때 더욱 영향력 있는 세상의 리더가 될 것이라는 커다랗고 투박한 생각도 정성을 쏟는데 한 몫을 했지요. 요즘 대세인 명품을 소유하기 위해서 분투하는 삶은 팍팍하다 못해 퍽퍽하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명품을 구매한다고 그 브랜드의 VVIP가 될 수는 없지만, 한 전쟁피해아동의 마음 속에는 영원한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우리의 퍽퍽한 삶이 조금은 촉촉해지지 않을까요?
진가영 후원자님 블로그에서는 어떤 착장과도 잘 어울리는 하루팔찌를 만날 수 있어요.
Q: 캠페인 참여 이후 일상에 변화된 부분이 있나요?
A: 후원을 시작하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 같지만, 월 2만원이 내 일상생활을 흔들까봐 걱정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내 일상은 흔들림 없이 평안했고, 반면 전쟁피해아동에게는 작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점이 묘하게 다가왔어요.
Give a nice day(하루팔찌)는 엷은 미소를 선물하는 것 같아요. 블로그의 게시글 마지막 부분에 ‘여러분의 번호는 몇 번인가요?’라고 질문을 던졌더니, 어떤 후원자님께서 ‘제 하루팔찌 숫자는 6591 입니다.’ 하고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간지러운 기분이 팔목에 스쳐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Q: 진가영 후원자님이 꿈꾸는 세상은?
A: 지금 제가 바라보는 세상과 제 삶은 혼잡한 것 같아요. 그래서 평화로운 유토피아를 바라지는 못해요. 누군가는 계속하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사람들은 그 종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눈과 귀가 열린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인터뷰를 통해, 내가 먼저 눈과 귀를 열어 세상을 살아가리라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었어요.
Q. 마지막으로 오늘도 전쟁 속 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 주세요.
A. 사랑한다는 말이 가장 힘이 되는 한 마디일 것 같아요. 미흡한 영어실력으로 제 진심을 건네 봅니다. We LOVE you. Live the Ordinary and Valuable Everyday.(얘들아 사랑해. 평범하고 소중한 매일매일을 살아갈 수 있기를!)
하는 일도, 사는 곳도, 품고 있는 바람도 모두 다른 후원자님들이지만 전쟁피해아동의 일상을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똑같습니다. 이 마음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아이들의 막막한 일상에 깊은 위로가 되어 줄 것을 믿습니다. 아이들의 하루를 지켜주는 어른들이 더 많아지기를, 전쟁 속 아이들이 평범하고 소중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온 마음 다해 기대합니다.
글. 윤지영 후원동행2팀
사진. 박선애 커뮤니케이션팀, 진가영 후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