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배경음악이 흐르는 교실.
준비된 도시락을 조심스럽게 먹으며
‘오늘 해야 할 일’을 조용히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월드비전 사랑의도시락나눔의집 봉사를 위해 모인
‘비전소사이어티’ 멤버
김금선, 김한수 후원자와 지인들이다.
‘비전소사이어티’란? 나눔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월드비전 고액 후원자 클럽’으로, 국내 및 해외 식수/교육/ 보건/소득 증대 등 특정 영역에 1000만 원 이상 후원에 참여한 후원자들의 모임입니다. . 가입 방법 후원 상담 > 후원사업 확정 > 후원금 전달 > 가입인증 및 위촉식 > 비전소사이어티 활동 . 가입 방법 t. 02-2078-7239 e. Jihyun_lee@worldvision.or.kr |
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여름, 허망한 마음을 달래려 펼쳐본 책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였다. 김혜자 월드비전 친선대사의 꾹꾹 눌러 담은 사랑과 나눔의 메시지에 선뜻 마음이 움직였다. 그렇게 해외아동 후원을 신청하며 김금선 후원자와 월드비전의 인연이 시작됐다.
후원을 이어가던 중 먹을 양식도 부족한 아프리카 아이들이 물마저 제대로 마시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팠던 김금선 후원자는 평생 몸담아온 교직을 떠나며 받은 퇴직금으로 르완다에 깨끗한 물이 끊이지 않는 우물을 선물했다.
크리스천으로 주어진 생을 마치 지우개로 지우듯 다 사용하고 죽음을 맞고 싶었다. 그것이 물질이든 건강이든 나에게 주신 것을 다른 이들과 남김없이 나누겠다는 마음을 늘 품었던 터라, 자연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관심이 많았다. 손길이 필요한 곳은 너무 많았지만 차근차근 시작해보기로 하고, 우선 한국에서 ‘밥’을 못 먹는 아이들은 없어야 하지 않겠냐는 마음에 사랑의도시락 후원을 시작했다. 김한수 후원자와 월드비전의 만남이었다.
이후 국내, 해외 후원을 조금씩 늘려가던 중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며 받은 퇴직금으로 아동 인신매매 근절사업을 지원했다. 메콩강 주변 아동 인신매매가 극성이라는 뉴스가 마음 깊이 남아 있던 터였다.
후원도 후원이지만 두 분 모두 퇴직 후 직접 봉사할 만한 일이 없을까 고민만 하던 중 월드비전 사랑의도시락나눔의집에서 도시락 제작을 도울 기회가 찾아왔다. 친한 지인에게도 권했다. 후원자님들의 선한 초대에 흔쾌히 응한 두 분까지 모두 네 분, 그리고 월드비전 직원 두 명, 이렇게 여섯 명이 전문 영양사 선생님의 진두지휘 아래 오늘 150가정의 저녁밥을 책임져야 한다.
간단한 식사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서로 인사도 나눈 후, 먼저 지역 내 사랑의도시락이 어떻게 전달되고 관리되며,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설명을 들었다. 이제 본격적인 도시락 제작을 위해 지하에 마련된 조리실로 출발.
우리 아이들에게 귀한 한 끼가 된다는 생각 때문일까, 다들 표정이 진지하다.
영양사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대로 손 소독, 모자와 앞치마 착용, 조리실 전용 장화까지 신어 위생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위생적인 도시락 제작을 위해 최대한 대화도 자제한 채 정신없이 볶고, 푸고, 담고, 나르던 두 시간. 어느새 후원자님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얼굴은 발그레 달아오른다.
월드비전 서울북부지역본부 꿈빛마을 박세련 사회복지사
” 14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매일 도시락을 만들고, 포장하고, 배달해요. 도시락마다 이름표가 있어서 남긴 반찬 수나 밥의 양도 꼭 체크하죠. 아이나 어르신이 밥을 잘 못 먹을 이유가 있나 점검하는 거예요. “ |
폭풍 같은 도시락 제작과 봉사가 끝난 후 이제야 허리를 쭈욱 펴보는 후원자님들. “에구구구…” 소리가 절로 나지만 마주 보는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어린다.
“저는 월드비전 하면 아이들이 가장 먼저 생각나요. 아이들을 지켜주는 좋은 곳, 아이들의 울타리.” 봉사가 끝나고 마무리를 하며 김한수 후원자님이 지나가듯 말씀하셨다.
이른 봄, 시간을 내어 직접 봉사까지 나선 후원자님들과 뜨거운 반나절을 함께하며 생각한다. “저는 후원자님 하면 아이들이 가장 먼저 생각나요. 아이들을 지켜주는 좋은 사람들, 아이들의 울타리.”
글. 윤지영 콘텐츠&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