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201708_story_mosquito_top

‘모기장아, 아이들을 부탁해!’

깜짝 퀴즈퀴즈!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or 곤충은?”

1. 호랑이
2. 뱀
3. 모기
4. 악어
5. 바퀴벌레

201708_story_mosquito

(두구두구) 
정답은 3번,
모기입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곤충,
윙윙 소리로 여름밤을 설치게 하는 모기가 가장 위험하다니!
놀라셨죠?201708_story_mosquito_01

모기에 물려 뇌염, 말라리아, 뎅기열 등의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한 해 72만 5000명.

뱀(5만명), 개(2만5천명), 악어(1천명) 등 다른 동물/곤충으로 인한 사망자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다는 사실! <2016, Bill&Melinda Gates Foundation>

 

 

아프리카를 강타한 검은 그림자,
말라리아.

201708_story_mosquito_02

매년 5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말라리아도 더러운 식수와 함께 모기가 가장 큰 원인이래요. 극심한 오한과 두통, 설사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질병이죠.

비극적이게도, 
희생자 대부분이 5세 이하 어린이입니다. 

201708_story_mosquito_03

세계보건기구(WHO)는 말라리아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과 퇴치를 위한 국제적 노력을 강조하며, 매년 4월 25일을 세계 말라리아의 날(World Malaria Day)로 선정했어요.

.


.

매우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던 어느 날, 아프리카 모잠비크 잠베지아 지역에 사는 10살 소녀 Marta는 말라리아에 걸렸어요이미 말라리아로 두 아이를 잃은 아빠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 이었죠.

201708_story_mosquito_06

말라리아는 전쟁이에요.
매우 거대한 전쟁.
실제 전쟁에서는 협상의 여지라도 있지만,
말라리아는 그조차 없어요.
전쟁을 피할 평화지대도요. 

– 말타의 아빠, 마뉴엘

201708_story_mosquito_07201708_story_mosquito_08

말타의 장례식 날,
아빠는 딸을 직접 땅에 묻었어요.
어렵게 구한 모기장을 함께 넣었죠.
하늘에서만큼은 건강하길 바라며.

.


.

손톱보다 작은 모기 한 마리에 
딸을 먼저 보낸 아빠의 마음을
누가 헤아릴까요

201708_story_mosquito_09

더욱 슬픈 건, 충분한 영양섭취와 치료제만 있다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사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에선 의료시설도 전문 의료진도 턱없이 부족해 작은 알약 하나 구하기 어려워요.

.

아이의 생명을 지키고 
삶을 바꾸는, 
작지만 큰 힘의 모기장.

201708_story_mosquito_10201708_story_mosquito_11

월드비전은 소중한 생명이 더는 꺼지지 않도록, 말타의 고향 잠베지아 지역에 모기장 70만 개를 배포했어요. 모잠비크 나라 전체로는 2백만 개에 달하는 모기장을 전했죠.

201708_story_mosquito_12201708_story_mosquito_13

올바른 모기장 설치 방법을 교육하고 마을 봉사자들을 모집해 배포한 모기장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요! 지역 라디오를 통해 안내 방송도 하고, 주민들을 만나 예방 효과를 측정하는 인터뷰까지 진행합니다.

201708_story_mosquito_14

말라리아로 인한 결석률이 
80%에 달했던 잠베지아 지역 초등학교도 
결석률이 크게 낮아졌다는 기쁜 소식!

.

신속한 치료를 위한
보건의료 봉사자 양성

201708_story_mosquito_15

말라리아 감염자가 국민의 50%에 달하는 아프리카 브룬디에선 한국월드비전의 긴급구호사업이 진행됩니다. 의료장비, 치료약품 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과정을 통한 보건의료 자원봉사 인력을 양성했어요.

201708_story_mosquito_16

통합사례관리(ICCM)를 통해 양성된 521명의 의료 봉사자들은, 각각의 마을에서 말라리아, 폐렴, 설사를 진단하고 치료약을 처방하는 일을 도와요. 지난해 6개월간 약 9만명의 마을 주민들이 봉사자들을 통해 의료지원을 받았대요~

201708_story_mosquito_00

지금 이 순간에도
말라리아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아이들을 위해!

월드비전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외쳐볼까요?

모기장아! 
아이들을 부탁해-
.
.
글. 김유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월드비전 글로벌
201707_story_peaceClub_top

즐겁게. 춤을 추다가. 시작되는 평화

한 교실에서 댄스 배틀이 한창이다.
이곳은 우간다 서부 카킨도의 키리사 초등학교와 카킨도 중학교.

201707_story_peaceClub_15

아이들이 부족 전통춤을 추며 대결을 벌이고 있다.
아이들은 어째서, 수업시간에, 교실 한복판에서 들썩들썩 춤을 추고 있는 것일까?

.


.

카킨도에는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에서 건너온 이주민들과 토착민 바뇨로족 사이에 괴로운 공존이 일어나고 있다.

부족간 갈등의 골이 깊은 카킨도. 이주민과 토착족 사이에 경제적, 정치적 갈등이 심하다

부족간 갈등의 골이 깊은 카킨도. 이주민과 토착족 사이에 경제적, 정치적 갈등이 심하다

 

키리사 초등학교와 카킨도 중학교도
원래 원주민인 바뇨로족이 다니는 학교였다.

다른 부족의 아이들이 새로 오면 상처를 받고 전학가기 일쑤였고, 소수 부족 출신의 선생님들은 따돌림을 겪고  전근가는 일도 생겼다. 수업은 바뇨로족 언어로만 진행됐다.

 

“아이들은 부족끼리 떨어져서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에도 따로 놀았습니다.”

.


.

평화의 길, Peace Road

아이들이 생각하는 평화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평화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카킨도 주민들이 무너진 관계를 회복하도록 2015년 카킨도에서  평화증진사업이 시작됐다.

 

월드비전은 부족 갈등이 이미 익숙한 어른이 아닌, 아이들로부터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피스로드 커리큘럼(Peace Road Curriculum)’, 평화 수업을 도입했고 교육의 일환으로 피스클럽을 만들어 이해와 화합을 주제로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

 

두 학교에 ‘평화의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바로 ‘피스로드 커리큘럼’ 시간을 통해서다.
초등학생 동생들과 중학생 언니오빠가 함께 쓰는 운동장에서 특별한 수업이 시작되었다.

.


.

특별한 수업

201707_story_peaceClub_04

1. 피스클럽 주제가 따라 부르기!
피스클럽 교사 머시 선생님과 피스클럽 아이들은 원을 돌며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바른 길을 걷고 있을까요~ 평화의 길을 걷고 있을까요?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아요~~ ♪’

201707_story_peaceClub_05

2. 근황 토크!
원을 그린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공을 던지면 그것을 받은 아이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의 근황’, ‘나의 변화’, ‘가족은 어떻게 지내는지’, ‘친구와 화해한 이야기’ 등 자유롭게 자신의 근황을 나눈다.  아이들은 친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박수를 친다.

201707_story_peaceClub_06

3. ‘나에 대해 더 알아봐요시간!
교실에서 아이들은 종이에 손가락을  따라 그리고, 검지부터 새끼 손가락까지 차례대로 ‘나의 장점’, ‘가족을 좋아하는 이유’, ‘친구를 좋아하는 이유’, ‘내가 잘하는 특기’를  적어본다.

 


 

“나는 기쁠 때, 화날 때, 슬플 때 춤을 춰요.”

르완다의 바키가족, 우간다의 바뇨로족 아이들이 댄스 배틀을 벌이고 있다.

르완다의 바키가족, 우간다의 바뇨로족 아이들이 댄스 배틀을 벌이고 있다.

201707_story_peaceClub_08

4. 하이라이트는 바로 댄스 배틀 시간!
피스클럽 아이들은 바뇨로족, 바키가족, 키냐르완다족의 전통춤을 추며 댄스 배틀을 벌인다.
마지막에는 모두가 ‘화합의 댄스’를 추며 어우러진다.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 땀을 닦으며, 닫혀 있던 아이들의 마음이 활짝 열렸다. ‘우리가 서로 친하게 지내도 된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피스클럽에서 함께 놀고 춤추면서 친구들에 대한 미움이 눈 녹듯 사라졌어요.
이제는 모두를 사랑해요.
– 바뇨로족 피스클럽 멤버

 

피스클럽 시간에 아이들이 적은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 춤을 추는 것이다.

피스클럽 시간에 아이들이 적은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 춤을 추는 것이다.

 


 

답은 아이들에게 있었다.

생각은 적중했다. 답은 아이들에게 있었다.201707_story_peaceClub_10

“14개 학교에 피스로드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작년에 담당 선생님을 대상으로 교수법을 트레이닝했어요.  2017년부터 학교는 본격적인 평화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어른이 아닌 아이들에게 전해진 ‘평화’의 파급력은 정말 놀라웠어요.”

– 카킨도 사업장 사업총괄 매니저, 나오미

201707_story_peaceClub_11

방법은 간단했어요. 아이들이 같이 수업듣고 점심을 먹도록 한 것이죠. 심플하지만 전에는 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었어요. 6개월 밖에 안 지났는데 ‘사랑’의 POWER는 대단하더군요. 이 기분좋은 변화가 아이들로부터 가정으로, 나중에는 마을로 퍼져나갔으면 좋겠어요.”

– 카킨도 중학교 피스 클럽 교사, 머시


.

마을의 ‘평화대사’ 피스클럽의 아이들

머시 선생님의 바람대로 변화는 교실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천천히, 하지만 힘 있게 아이들의 마음의 온기가 주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우고 있었다.

201707_story_peaceClub_12

 

 

엄마아빠는 다른 부족 이웃집을 보고 마녀의 집이라며 같이 어울리지 말라고 하셨죠미워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피스클럽 활동을 하고 이웃끼리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부모님께 전했어요.

어느덧 눈도 마주치지 않던 다른 부족 이웃과 인사를 하게 되셨고, 이제는 서로의 집에 놀러가게 되었어요. 더 놀라운 건 그 이웃집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는 거에요.저와 피스클럽 친구들은 카킨도 마을의 ‘평화 대사’가 되었어요.”

– 카킨도 중학교 피스클럽 멤버, 16살 윌슨

201707_story_peaceClub_13

“부족 간 갈등의 문제만 해결하지 않아요. 새엄마가 오시면서 아빠와 관계가 화목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피스클럽에서 배운대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면서 가족이 서로 대화하게 된 것이에요.

전에는 학교를 다니지 말라고 하던 아빠가 이제는 누구보다 학교 생활을 지지해주세요. 얼마 전 교복과 학용품을 사주시기도 했어요.

가족의 응원 덕분에 제 성적까지 올랐다고요!”

– 카킨도 중학교 피스클럽 멤버, 13살 오차나

 

 

 


.

자기와 친구를 더 잘 이해하는 수업, 신나는 댄스 대결, 교실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들.
‘평화’의 시간들이 반목하던 과거 위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평화는 춤바람 타고 카킨도를 포근하게 감싸기 시작했다.
카킨도 마을의 ‘평화 대사’들은 화합의 현재와 미래를 힘차게 쌓아올릴 것이다.

201707_story_peaceClub_14

피스로드 커리큘럼이란?

지역사회 내 주민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마을의 ‘평화 대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진행하는 평화교육 과정이다. 평화수업과 방과후 활동을 통해 친구, 가족, 다른 부족 이웃과의 ‘이해’와  ‘화합’에 대해 배운다.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을 통해 평화의 바람이 가정과 지역사회로 퍼져나가는 것이다.

 

글.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하경리
사진.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윤지영

.

해외특별사업 후원하기
2017_story_autumn_prologue

[기획특집:프롤로그] 가장 빠르게, 가장 필요한 곳에, 가장 마지막까지

2017_story_autumn_prologue

정치, 종교, 문화 등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로 나라 또는 민족 간 다툼이 일어난다.
무엇이 원인이든 어른들이 시작한 분쟁의 고통은 아동에게 그대로, 아니 더한 강도로 전해진다.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먹을 것, 입을 것, 자는 것조차 심각하게 부족한 분쟁 지역에서 가장 힘없는 ‘아동’은 가장 보호받기 어렵다.

모든 사업이 ‘아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월드비전은 분쟁 피해 지역의 아동 곁으로 ‘가장 빠르게’, ‘가장 필요한’ 도움을 갖고 달려간다. 그리고 아이들의 삶이 ‘회복되는 그날까지’ 함께한다.

 

한국월드비전 지원 분쟁 취약 국가 및 지역 (2017년 8월 기준)

우간다 북부 남수단 난민캠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난민캠프(요르단, 레바논), 남수단, 미얀마 북부, 콩고민주공화국, 수단, 니제르, 소말리아

 

한국 월드비전 분쟁피해 아동을 위한 활동

긴급구호
목적 아동의 생존
내용 식량·영양, 보건, 식수위생 지원
긴급식량 배분, 긴급영양 지원
교육
목적 아동에게 교육 기회 제공
내용 교육시설 건축 및 기자재 제공,
부모 및 지역사회 대상 교육,
유아 및 초등교육, 생활기술교육 진행
아동보호
목적 학대, 방치, 폭력, 착취로부터 아동보호 강화
내용 아동폭력, 차별, 학대 이슈 교육 및 옹호,
안전시스템 구축, 아동 심리치료,
아동심리보호센터 운영,
지역 중심 아동보호시스템 구축
긴급식량 배분, 긴급영양 지원
평화 증진
목적 아동이 평화의 중요함을 알고, 평화를 세우는 주체로 성장
내용 아동 대상 평화와 분쟁에 대한 이해와 학습,
아동 친화적 활동을 통한 평화교육
2017_story_autumn_01

[기획특집] 우간다,남수단 분쟁피해아동

분쟁.

남녀의 분쟁, 상사와의 분쟁, 이념의 분쟁, 세대 간 분쟁, 이웃·민족 간 분쟁. 우리는 누구나 매일 크고 작은 분쟁을 겪는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 모든 형태의 분쟁이 농도 짙게 응축된 곳,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정착촌의 이야기다. 어른들의 분쟁으로 경계에 선 아이들의 이야기이며, 그 경계의 틈을 뚫고 피어나는 진행형 희망 이야기다.

 

2017_story_autumn_big

2017년 8월, 내전을 피해 우간다로 탈출한 남수단 난민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경기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수원시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난민 유입 사태로, 우간다 북부는 1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정착촌이 되었다. 매일 100명의 아이들이 총격을 피해 홀로 국경을 넘는다. 그렇게 덩그러니 세상의 경계로 내몰린 아이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울 이 아이들의 발걸음에 월드비전이 함께한다.

 

 

난민이 된 지 7일
하얀팔찌를 찬 세 친구

꼬박 일주일을 걸었다는 세 소년. 남수단-우간다 국경의 난민등록처에서 피타 아룰레(14), 존 세빗(13), 산토 이사(17)를 만났다. 셋은 날 때부터 이웃집에 살던 동네 친구라고 했다.

피타 아룰레(14), 존 세빗(13), 산토 이사(17).

피타 아룰레(14), 존 세빗(13), 산토 이사(17).

“아이, 어른, 임산부, 누구나 반군의 목표물이에요.집에 무장한 군인들이 쳐들어와 가족을….”
고개를 떨구며 말끝을 흐리는 아이에게, ‘가족이 어떻게 죽었는지’, ‘누가 죽었는지’ 더 묻지 않았다. 살아남은 세 소년은 서로를 의지하며 우간다로 도망쳤다.

2017_story_autumn_11

난민등록 심사 후 세 친구의 팔목에 하얀팔찌가 둘러졌다. 보호자 없이 홀로 국경을 넘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표시다.

보호자 없는 난민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하얀팔찌.

보호자 없는 난민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하얀팔찌.

난민등록을 마친 아이들은 임시 거처로 옮겨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물품을 배급받았다. 이 모든 과정에 월드비전 아동보호 담당 직원 모세가 함께했다. 구호물자 배급에서 하얀팔찌를 찬 아이들이 배제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14,000 명
매월 월드비전을 통해 따뜻한 식사를 제공받는 남수단 난민 수

“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성폭행이나 폭력 등을 겪었는지 파악하고 기록해요. 이 문서를 바탕으로 아이들은 적절한 심리·사회적 조치를 받고, 입양 가족을 만나거나 흩어졌던 가족을 찾기도 합니다.”

아동보호 담당 직원 모세가 말했다. “왜 이 일을 하냐고요? 폭력을 경험한 아동은 아동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아동이니까요.”

“우리 셋이 떨어지지 않는 것. 그게 지금 꿈이에요”.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따뜻한 음식을 먹고, 어른의 보살핌을 받았다는 세 친구의 소박한 소원이다.

월드비전 직원의 보호를 받으며 모기장, 비누 등 구호물자를 지급받는 피타, 존, 산토.

월드비전 직원의 보호를 받으며 모기장, 비누 등 구호물자를 지급받는 피타, 존, 산토.

.

난민이 된 지 6개월
아이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법

폭력을 겪거나 가족의 죽음을 목격한 난민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상’이다. 월드비전은 아이들이 공부하고, 웃고, 뛰노는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아동심리보호센터를 운영한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놀이·미술·음악·연극을 통한 심리치료, 학습지도, 사례관리 등의 혜택을 받는다.

“총소리, 폭탄 소리가 없어요.”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슬픔이 아물어가요.”
“가장 좋은 건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된 거요!”

아동심리보호센터 운동장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

아동심리보호센터 운동장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

삭막한 난민촌, 유일하게 ‘정상적인’ 건물과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든다. 그렇게 매일 웃음이 쌓이는 동안, 아이들의 깊은 상처도 아물어가고 있다.

50,225명
아동심리보호센터, 평화클럽, 사례관리 진행
평화클럽에서 평화에 대한 시를 발표하는 아이들 .

평화클럽에서 평화에 대한 시를 발표하는 아이들 .

.

난민이 된지 1년
비즈처럼 빛나고픈 소녀 – 로스만데

9월이면 난민 정착촌에 온 지 꼭 1년. 로스만데는 남수단 내전으로 부모를 잃고, 동생들과 우간다에 정착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밥을 차려놓고 맞아주던 엄마가 없다는 현실이 슬픈 앳된 소녀. 낯선 땅에서 자신의 미래를 꾸리기도 벅찬 나이지만, 얼마 전부터 월드비전 비즈공예 직업훈련에 참여해 동생들을 책임지는 가장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비즈공예를 배우는 로스만데.

비즈공예를 배우는 로스만데.

“이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는데, 기술을 배우게 되어 다행이에요. 열심히 배워서 크래프트(액세서리) 가게를 열고 싶어요. 제가 만든 비즈공예품이 인기가 많으면 좋겠어요.”

“부모님도 제 꿈을 응원하시겠죠?”

15개
청소년 그룹에 창업지원 물품 제공


.

1년 그 후
난민과 주민 7:3 공존의 법칙

식민 열강이 그린 아프리카 대륙의 반듯한 국경은 종족 간 갈등인 내전의 불씨가 됐다. 우간다 역시 내전으로 난민이 발생했고, 현재 대통령도 난민 출신일 만큼 난민문제를 겪어낸 역사가 깊다. 그래서인지 우간다는 난민을 향한 정책과 의식이 관대하다.

UN은 ‘난민과 주민의 공존’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맞춰 우간다 정부와 월드비전은 ‘7:3의 법칙’으로 불리는 Rehope*를 실행하고 있다. 바로 난민을 위한 지원사업에서 난민이 7의 혜택을, 우간다 주민이 3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난민을 위한 월드비전 아동심리보호센터 등록아동의 30%는 우간다 출신이다. 식수대 같은 부대시설 역시 지역주민과 공유한다. 조리사, 교사 등 지역주민 고용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난민을 ‘문제’만이 아닌, ‘자원’으로 보는 공존의 접근이다.

*Rehope : Refugee Host Community Empowerment (난민과 주민의 역량강화)

전쟁의 경계에서 정착, 자립, 공존까지.
월드비전은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아이들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2017_story_autumn_05

남수단 난민 아이반과 우간다 주민 다니엘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가장 친한 친구다.

 

우간다 북부 남수단 난민
긴급구호 현황

 

우간다 북부 월드비전 활동 지역

2017_story_autumn_12

식량안보
따뜻한 식사, 건조 배급식량, 고열량 비스킷, 식량·현금 지원, 생계 지원
식수위생
위생 증진, 급수원 건설·재건
아동보호
아동심리보호센터, 유아교육, 평화 증진, 무보호 아동 지원
비식량물자(Non-Food Item)
난민 대상 주요 구호물자 배부

 

주간별 지원 현황

300,000 명
식량 5000톤 지급
30,000 명
29개 아동심리보호센터 아동보호사업 진행
20,000 명
비식량물자 지급
5,000 명
생계지원사업 진행
15,000 명
식수위생시설 지원

 

2018년 6월까지 필요한 지원금액

7,300,000 $

 


글.
 배고은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Theodore Sam

.

2017_story_autumn_Epilogue

[기획특집:에필로그] 평화,평화. 어디에 있나요?

2017_story_autumn_Epilogue
Peace, peace
Where are you?
You are lost all over the world
Lost in South Sudan
Lost in Uganda
Lost all over the world
But peace peace
Flow from here
Flow like a river
We are one
One forevermore.
평화, 평화.
어디에 있나요?
평화는 세계 곳곳에서 길을 잃어버렸어요.
남수단에서, 우간다에서, 전 세계에서.
하지만 평화는요.
이곳에서 흘러나올 거예요.
흐르는 강처럼 말이에요.
평화와 나는 하나예요.
우리는 영원히 함께예요.

우간다 북부 남수단 난민촌에서 월드비전이 운영하는 평화클럽을 방문한 날, 10살 다니엘은 시를 읊어주었다.

 

상상을 해보았다.
늘 오가던 길을 걸었을 뿐인데 눈앞에 폭탄이 떨어진다면.
살던 곳을 당장 떠나야 한다면, 가족을 잃고 느닷없이 혼자가 된다면, 상상조차 못했던 일들이 뉴스 속 기사가 아니라 나에게 닥친 일이라면.

일상이 깨졌다는 공포를 다니엘의 작은 가슴은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 걸까?

모든 것이 불안정한 난민촌에서 월드비전은 아이들에게 유일한 안식처다.

먹고 입고 자는 것부터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앞으로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것까지, 분쟁피해아동사업은 아이들의 삶을 두루두루 세심하게 살피며 진행되고 있다.

 

2017_story_autumn_endless01

[월드비전 대담] 끝없이 늘어나는 난민, 우리는 어디까지 도울 수 있을까?

월드비전과 후원자의 만남 세 번째 이야기:
‘분쟁피해아동사업’에 대하여

전 세계 아동의 권리를 해치는 글로벌 이슈를 고민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청년 서포터즈, ‘지도밖행군단’이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을 만났다. 약한 이들 곁에 서고자 노력하는 4명의 청춘이 만나 월드비전 ‘분쟁피해아동사업’과 ‘난민문제’를 짚어보았던 뜨거운 오후의 기록이다.

2017_story_autumn_endless01

참여자 소개

박다하 월드비전 국제구호팀 취약국사업 담당자
– 박은실 월드비전 국제구호팀 해외식량위기사업 담당자
– 문민규 지도밖행군단 12기
– 조아라 지도밖행군단 11기

.

아동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분쟁

20170906_story_sponsor_03

문민규
작년 유럽 여행 중에 난민을 처음 만났어요. 난민문제에 대해 별 생각이 없던 때였어요. 그런데 콜롬비아에서 아이를 업고 프랑스 까지 왔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답답하더라고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그때부터 분쟁이나 난민에 대한 관심이 커졌 어요. 분쟁이 ‘아동’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박은실
분쟁 지역 아동에게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먹는 것’이에요. 아동은 어른보다 굶주림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동콩고 국내 실향민* 캠프에서 잘 못 걷는 아이를 만났어요.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 는 발달 시기에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평생 다리를 잘 쓰지 못하게 됐어요.
*국내 실향민 : 자국 내에 머물러 있지만 난민과 비슷한 이유 혹은 자연재해 · 천재지변으로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람(출처:UNHCR).

박다하
가족이나 친구가 죽는 모습을 목격하거나 폭격을 경험한 아이들의 트라우마도 굉장히 심각하죠. 월드비전 입사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했어요. 가끔 캠프와 떨어진 곳에 폭격이 있었는데, ‘쿵’ 하는 소리와 진동이 느껴져요. 그 느낌이 문을 세게 닫을 때와 비슷하거든요. 한국에 돌아와 한동안 문 닫는 소리에 깜짝깜짝 놀랐어요. 소리만 겪은 제가 이 정도인데 아이들의 상처는 엄청날 거예요.

끼니때 밥을 먹는 것, 방에서 자는 것,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 그저 당연한 일들이 난민들에겐 너무 특별하고 소중하잖아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게 돼요.

.

월드비전,
어떤 일을 하고 있나?

20170906_story_sponsor_04

조아라
분쟁을 피해 국경을 넘어오는 아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월드비전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박다하
우리는 난민아동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아동의 삶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요. 사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식수, 식량, 거주지 지원뿐 아니라 분쟁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심리·사회적 프로그램도 진행해요. 학대, 폭력, 착취, 방치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 기회도 제공하죠. 아이들이 평화를 세워나가는 단단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게 돕는 거예요.

문민규
분쟁 피해 국가에서 월드비전이 활동할 때, 특별히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는 대상이 있나요?

박은실
‘어떤 대상’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아요. ‘더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되는 곳을 향하죠. 어떤 형태의 난민이든 모두 다 피해자니까도움이 시급한 곳 먼저 사업을 시작해요. 또 분쟁 지역 사업처럼구호사업의 경우 다른 국제기구나 유엔기구, 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해요. 구호기관들이 저마다 단독으로 사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도움이 가장 필요한지, 어떤 기관이 그 사업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자원은 어떻게 배분할지 등을 서로 긴밀하게 논의하며 필요한 도움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요.

지도밖행군단 활동을 하며 빈곤과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어요. 세상은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도 절실히 깨달았죠. 난민문제 역시 남의 문제가 아니에요.

.

‘난민’은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주체’

조아라, 문민규
난민이 요구하는 것과 월드비전이 제공할 수 있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텐데,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우나요? 우리는 난민을 어디까지 도울 수 있을까요?

박은실
난민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감사합니다’로 시작하지만 ‘무엇이 더 필요하다’가 메인이에요. 왜 아니겠어요? 구호사업장의 현실이에요. 제한적인 자원으로 가장 급한 곳 먼저,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다 보면 부족하다 느끼시는 분들이 생겨요. 월드비전은 이럴 때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요. 그들에게 필요한 것과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죠. 난민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인 거예요. 난민들도 월드비전을 ‘주는 존재’라고만 생각하면 야속한것 투성이죠. 하지만 같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생각하니까 이해가 되는 거예요.

박다하
남수단 난민캠프를 방문했을 때예요. 어른들은 괜찮으니 아이들이라도 넉넉히 먹고 교육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함께 머리를 맞댔죠. 월드비전이 할 수 있는 최선과 주민들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계획을 세웠어요. ‘우리가 어디까지 도와야하나?’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보자!’로 조금만 생각의 방향을 틀면 어떨까요? 희망은 거기에서 시작될 것 같아요.

글. 윤지영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월드비전 소년병 재활센터에서 심리치료와
직업훈련을 받고 ‘자립’을 시작한 사이먼.

[참여아동 이야기] 주홍글씨를 용접하는 소년병 2세 엔지니어

‘살인자의 아들’, ‘못 배운 놈’, ‘시한폭탄 문제아’,
서글한 눈매를 가진 스무 살 청년
사이먼에게 붙은 꼬리표다.

그는 소년병에게서 태어난 소년병 2세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밤 납치당한 엄마는 소년병이 되었어요.
그리고 반군의 전장에서 제가 태어났습니다.”

월드비전 소년병 재활센터에서 심리치료와 직업훈련을 받고 ‘자립’을 시작한 사이먼.

월드비전 소년병 재활센터에서 심리치료와 직업훈련을 받고 ‘자립’을 시작한 사이먼.

1992년 우간다 굴루의 반란군이 전쟁과 성착취를 위해 아이들 7만 명을 납치했다.

11살에 납치되어 성노동에 동원된 제니퍼는 14살에 아들 사이먼을 낳았다.

“총소리, 비명 소리, 불규칙한 내 심장 소리.”
사이먼은 어린 시절을 소리로 기억했다.

더 이상 소년병의 삶을 견딜 수 없었던 엄마는 5살 된 사이먼을 데리고 목숨을 건 탈출에 나섰다.
멈추면 죽는다는 공포에 밤낮없이 달려 도착한 곳은 월드비전 소년병 재활센터였다.

사이먼은 그때 처음 ‘행복’이란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총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처음으로 그림도 그렸고, 노래도 불렀어요. 상담시간에 엄마가 웃는 걸 봤어요. 정말 정말 행복했어요.”
그 시절을 회상하는 사이먼의 얼굴에 밝은 기운이 돌았다.

재활센터에서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을 받은 모자는 징집된 지 12년 만에 고향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소년병을 ‘반군의 아들’, ‘배신자’, ‘무서운 사람’이라며 배척했다.
하지만 사이먼은 더욱 단단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소년병으로 징집된 엄마 제니퍼와 전장에서 태어난 아들 사이먼.

소년병으로 징집된 엄마 제니퍼와 전장에서 태어난 아들 사이먼.

“어렸을 때 납치를 당하지 않았다면 엄마도 저도 여느 아이들처럼 공부하고, 웃고, 떠드는 소년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요? 우리도 그들과 같은 어린이였고, 또 지금은 똑같이 존엄한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주홍글씨에 기죽지 않고, 그들 의 편견이 틀렸음을 묵묵히 증명해낼게요!”

스스로 학비를 벌며 다닌 학교도 어느덧 마지막 학기.

다음 달이면 엔지니어 자격증을 가진 ‘능력 있는 남자’가 될 엔지니어링 전공 4학년, 사이먼.

엔지니어 실습 중인 사이먼.

엔지니어 실습 중인 사이먼.

‘지잉- 지잉-’.
그날도 사이먼은 실습실에 홀로 남아 묵묵히 용접봉을 잡고 기름때 묻은 부품을 수리했다.

사이먼의 손끝을 보는 내 마음에
진한 확신이 차올랐다.

그는 분명 수많은 소년병의 흉터를 용접하고, 때 묻은 편견을 수리하는, 멋진 엔지니어가 될 거라고.

 

글. 배고은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2017_story_autumn_Richard01

[전문가 칼럼] 평화는 반드시 찾아올것입니다.

“남수단 난민을 향한 관심과 긍휼의 손길을
놓지 않는다면 평화는 반드시 찾아올 것임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2017_story_autumn_Richard01

남수단은 2011년 독립했지만 이후에도 내전이 끊이지 않아 불안과 혼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 상황에 심각한 식량위기까지 겹치며 수백만 명의 남수단 국민이 조금 더 안전한 곳과 먹을 것을 찾아 고향을 떠났습니다.

‘난민’이 된 것입니다.

우간다에는 약 100만 명의 남수단 난민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매일 수백 명에서 때론 수천 명의 난민이 폭력과 배고픔으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습니다.

어른과 함께 있어도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는 전쟁 속에서 수많은 남수단 어린이가 홀로 국경을 넘습니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차마 말로 옮기기 어려운 일을 겪었습니다.

부모와 형제,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아이들의 삶은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태롭기만 합니다.

성폭행, 조혼 등 전통적 악습과 정신질환, 폭력 등의 문제를 비롯해, 최근에는 마약과 같은 약물에까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간다 북부의 남수단 난민촌에서 월드비전이 펼치고 있는 구호활동의 중심에는 아동이 있습니다.

부모를 잃거나 헤어진 아동, 성적 학대를 당한 아동, 장애 혹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아동, 정신적 외상을 입을만큼 끔찍한 경험을 한 아동, 조혼 등 전통적인 악습의 피해자가 된 아동 등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아동들이 그곳에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당장 심리적인 응급치료가 필요합니다.

월드비전은 심리·사회적 치료가 시급한 아동을 위해 난민촌에 29개 아동심리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적이고 다양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은 물론 아동개발교육, 생활기술훈련, 아동보호 및 평화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극도의 불안과 공포, 복수에 휩싸인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조심스럽게 내일에 대한 희망을 꿈꾸기 시작합니다.

이외에도 아동이 보호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주민 대상 역량강화활동, 의식개선캠페인, 멘토링 및 기술지원활동을 긴 호흡으로 긴밀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난민에게는 필요한 것이 많습니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올 때 그들은 생활을 이어나갈 모든 것을 포기했습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전 세계 여러 구호기관과 나라들은난민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그 가운데 ‘아동보호사업’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월드비전은 남수단 난민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주요 기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이곳으로 흘러와 자금이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면, 아동보호와 교육뿐만 아니라 생계 지원 및 기타 영역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난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수단이 내전을 끝내고 평화를 되찾아야 합니다.

복잡한 이슈가 얽힌 문제지만 어른들이 벌여놓은 전쟁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고통당하고 있음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전 세계에서 남수단을 향한 관심과 긍휼의 손길을 놓지 않는다면 평화는 반드시 찾아올 것임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글. 우간다 월드비전 긴급구호
아동보호 전문가 리타드 탈라과
번역. 황윤재
사진. 편형철

2017_story_autumn_kanghee01

[월드비전 만남] 최강희와 소곤소곤 마음에 불을 켜요

벌써 1년이 되었다.
월드비전과 함께 우간다 아이들을 만난
최강희 홍보대사.

그곳에서 그녀의 마음에 작은 불이 켜졌다.

뜨거웠던 해가 뉘엿뉘엿 지던 여름밤,
우리는 반짝반짝 빛나는 그녀와 마주 앉았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처럼 다정했던
최강희 홍보대사와의 소곤소곤,
그 따뜻한 현장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2017_story_autumn_kanghee01

안녕하세요,
월드비전 홍보대사 최강희입니다.

“처음 아프리카에 가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망설였어요. ‘도움이 아닌 방해가 되지 않을까’, ‘난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잖아’. 그때는 제가 아이들을 싫어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용기를 냈어요.

가 보 자.

사람들 앞에 마음을 펼쳐놓고 아이들이 날 싫어하면 싫어하는 대로, 망신당하면 당하는 대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오자.”

우간다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그녀는 깨달았다.

‘난 아이들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좋아해서 두려웠던 거구나. 남들보다 더 걱정하고 사랑하고 있었구나.’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의 아픔은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간다 아이들을 만났을 때 너무 충격적이어서 놀랐어요.
그곳에서 아이들은 돌을 나르고, 가시덤불에서 칼을 들고 위험한 일을 했어요.
저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봤어요.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시절 저는 오늘과 똑같을 내일이 끔찍했거든요.”

“ 아이들이 가진 마음의 고통, 미래가 없다는 불안함,
그때의 나와 다르지 않을 것 같았어요.
마 음이 더 아프더라고요.”

2017_story_autumn_kanghee02

한때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 환한 불이 켜진 최강희 홍보대사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의 밤은 깊어갔다.

서로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놓는 시간, 현장과 온라인으로 쏟아지는 질문에 강짱,
최강희다운 답변이 이어졌다.

“저는 불을 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우간다에서 만난 나키루에게 희망을 말했을 때 아이의 눈이 반짝 빛났고,
그때 제 마음에도 동시에 불이 켜졌거든요.”

2017_story_autumn_kanghee03

저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면서 제가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나누게 되었어요.
강짱은 어떤 계기로 나눔을 시작했나요?

월드비전이 시작이죠!(웃음)
도움을 받는 사람은 힐러Healer가 돼요.

우간다에서 아이들을 보며 꿈을 꾸게 됐어요.
‘지금 당장 모두에게 우산을 씌워줄 순 없어도, 이 아이들이 튼튼한 기둥으로 자라면 스스로 넓은 우산을 펼칠 수 있겠다. 그럼 한 나라를 구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이라는 꿈이 있지만 통과할 문이 좁다는 생각에 두려워요.
이 시간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도깨비를 만났을 때 위를 보지 말아라’는 말이 있대요.
위를 보면 도깨비가 계속 커지지만 아래를 보면 작아지니까, 그때 확~ 밟아서 없애버리면 되는 거예요.

우리 마음속의 두려움이 그런 것 같아요. 어려움을 그냥 덮어두자는 건 아니지만, 희망으로 마음의 방향을 바꾸면 살아날 길이 생기더라고요.

2017_story_autumn_kanghee04

꿈이 가는 길이 있대요.
일에는 한계가 있지만, 마음에는 한계가 없어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 마음이 좋아야 좋잖아요.”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물건이 있는지 궁금해요. 그것을 누구와 나누고 싶나요?

이사하면서 많은 것을 나누고 있어요.(웃음)

처음엔 ‘나에게 불필요한 것을 필요한 사람이 쓰면 좋겠다’였는데, 진짜 나눔이란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것을 주는 거래요.
다른 건 몰라도 시간이 제일 소중하다고 생각하면, 친한 사람과 커피 한잔 마시며 시간을 나누는 거예요.
저도 노력하고 있어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게 참 어려워요. 많은 이들을 만나는 강짱만의 노하우가 궁금해요!

그냥 제 식으로 말할게요. 나만 생각해요. 어떤 사람을 미워하면서 고통스러운 건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내 마음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잊어버리려고 해요.
우리 각자 자신의 마음을 잘 보살폈으면 좋겠어요.

“행복을 위해 꿈꾸고,
희망의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여러분도 저와 함께해주세요.
우린 이미 한배를 탔어요.”

글. 이지혜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2017_story_autumn_wrestling01

[높이 나는 갈매기] 슬픔이 오지 못하게 엎어치기 한 판!

“안녕하세요”라고 힘차게 인사를 건네며
손을 내미는 건우.

짧게 깎은 머리, 단단해 보이는 체구,
귓바퀴가 어그러진 ‘만두귀’가
TV에서 보던 레슬링 선수의 모습 그대로였다.

시원한 비가 한차례 지나간 춘천에서 레슬링
국가대표를 꿈꾸는 건우를 만났다.

.

운명처럼 만난 운동,
레슬링

 

“예전에는 넘어가면 짜증났는데 이제는 넘어가도 괜찮아요.
다시 따라잡으면 돼요.
넘기고 또 넘어가는 게 레슬링이거든요.”

.

레슬링 명문인 춘천 강원고 체육관.

아침부터 시작한 훈련 막바지에 특별히 촬영을 위해 건우와 후배 효식이가 함께했다.

훈련에 이어 사진 촬영까지 하느라 금세 굵은 땀방울이 매트 위로 떨어진다.

건우의 하루는 온통 운동이다.
하루뿐 아니라 거의 일 년 내내 ‘대회 준비’ 아니면 ‘대회 기간’이다.

2017_story_autumn_wrestling01

“이번 주말에 전국대회가 있어서 오늘은 훈련 시간이 짧은 편이에요.
대회가 없는 시기에는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3~4번에 걸쳐서 훈련하고 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동생과 함께 TV에서 즐겨 보던 프로레슬링.

선수들의 실감나는 표정과 액션 하나하나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건우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레슬링부에 들어갔다.

‘TV에서 보던 레슬링을 이제 배울 수 있겠구나, 재미있겠다….’ 그렇게 시작한 레슬링이 이제는 건우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저보다 힘센 사람을 넘기려면 기술도 있어야 하고 힘도 좋아야 해요.
그래서 계획대로 잘 성공하면 참 기분이 좋아요.”

“반대로 네가 넘어가면 어떡해?” 라는 바보 같은 질문에도 건우는 당황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넘어가면 짜증났는데 이제는 넘어가도 괜찮아요. 다시 따라잡으면 돼요.
넘기고 또 넘어가는게 레슬링이거든요.”

건우는 레슬링만 잘하는 게 아닌가보다.
그동안 운동을 하면서 인생의 진리를 깨달은 듯 어른스럽다.

 

내 꿈은
국가대표

.

“중학교 때는 만날 지기만 해서 하기 싫은 적도 있었는데, 지난번 전국대회 때 1등 하고 나서는 하면 되는구나 싶더라고요.”

건우는 지난해인 중학교 3학년 때 대통령기 전국 시도 대항 레슬링 대회에서 1등을 했다.

힘들게 땀 흘린 대가를 맛볼 수 있었던 값진 승리였다. 짜릿한 승리의 기쁨은 건우를 더욱 운동에 매진하게 했다.

“강원고 선배 중에 김현우 국가대표를 가장 존경해요.
김현우 선수가 나온 대학교에 진학해서 저도 선배님처럼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한국 레슬링 사상 세 번째로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 제패)을 달성한 김현우 선수는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건우의 우상이다.

학교 체육관에서 만났을 때, 열심히 하라는 김 선수의 격려가 건우의 짧은 레슬링 인생에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훈련의 길.

“올해 1월에 시합이 있었어요.
거기서 선발되면 태국 대회에 출전하는 건데 아쉽게 2등을 했어요. 내년에 다시 도전해야죠.”

건우에게는 또 다른 소망이 하나 있다.

“체육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아이들과 뛰어노는 것이 좋아요.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등에 자만하지 않고, 2등에도 좌절하지 않는 건우는 진정 운동을 즐길 줄 아는 승리자다.

2017_story_autumn_wrestling02

 

슬픔도 아픔도 없는
매트 위에서 꿈을 향해

.

“건우에게 가장 소중한 건 뭐야?”
“가족이요!”

후배도 잘 챙겨주고 인사성도 바른 건우.

구김살 없고 매사에 긍정적인 건우지만, 그 짧은 인생이 순탄하진 않았다.

부모님의 이혼과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의지했던 형마저 얼마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건우에게 남겨진 아버지와 남동생은 더없이 소중한 존재다.

“동생이 저보다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매트에서 만난다면 져주지는 않을 거예요.”

레슬링을 하는 남동생은 선의의 경쟁자이자, 의지할 수 있는 동료다.

하지만 대리운전 일을 하는 아버지의 수입만으로 레슬링을 하는 건우와 동생을 지원하기에는 역부족.

건우는 지난해부터 희망날개클럽을 통해 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고 있다.

“훈련과 시합이 많다보니 운동화가 빨리 닳아요.
어떤 친구들은 학교에서 단체로 주는 운동화 말고 따로 수제화를 구입해서 신어요.
수제화는 잘 안 찢어지더라고요.”

건우의 뜯어진 운동화는 인터뷰 내내 참 마음에 걸렸다. 친구의 튼튼한 수제화를 그저 말없이 바라보았을 건우가 눈에 선하다.

아무런 장비 없이 간단한 운동복만 입고 하는 레슬링.
믿을 것은 오로지 체력과 기술뿐이다.
맨몸으로 거친 세상과 맞서야 하는 건우와 참 많이 닮았다.
건우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건우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
힘들 땐 잠시 울어도 괜찮아!”

선생님의 편지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훈련을 견디는 건우를 보면 선생님도 더 열심히 살아겠다는 생각이 들어.
언젠가 건우가 국가대표의 꿈을 꼭 이루어 텔레비전에 나오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건우야!
지금처럼만 밝게 잘 자라렴!
선생님이 늘 응원할게!

김기호 사회복지사

 

글. 김수희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유별남

서부발칸월드비전 회장 토니 고구

[월드비전 사람] 아이들과 만들어가는 평화

제가 담당할 몫은 이 아이들이
그 작은 을 계속 쏘아
올릴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어른
되는 것뿐임을 깨닫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부발칸월드비전 회장, 토니 고구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저는 꽤 멀끔한 유럽 사람입니다.

서부발칸월드비전 회장 토니 고구

서부발칸월드비전 회장 토니 고구

여러분은 ‘유럽’ 하면 유서 깊은 박물관이나 근사한 건물이 떠오르시겠죠?

하지만 제가 나고 자란 발칸반도 유럽은 멋진 건물 대신, 총탄의 흉터가 새겨진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사라예보 사건을 시작으로 코소보 사태, 40년간 사회주의 독재정치가 이어지며, 아물
새 없이 방치된 오랜 상처입니다.

제 아내가 임신 중이던 1998년, 1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코소보 사태의 비극이 생생합니다.
코소보와 세르비아 두 민족 간 갈등으로, 서울 인구 10분의 1에 달하는 사람들이 처참히 학살당한 최악의 대학살이었습니다.

그 후 2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어른들의 끔찍한 역사가 아이들에게 대물림되느냐 마느냐’ 그 기로에 서 있습니다.
어른들의 편 가름이 아이들까지 갈라놓지 못하게 하는 것. 그 중심엔 어른이 아닌 아이가 있습니다.

그것이 월드비전에서 제가 하는 일입니다.

월드비전 평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대대로 원수였던 두 집안의 오해를 푸는 다리가 됩니다.

얼마 전 제가 만난 퀴팀은 코소보 사태로 형을 잃은 아이인데,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 굳어진 어른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평화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월드비전 회장이 되기 전, 알바니아 중앙은행(대한민국의 한국은행과 같은) 법무팀에서 변호사로 일했는데요.

가끔은 두렵습니다.

‘부의 최전선에 있던 내가, 자본주의의 대변자였던 내가, 가장 소외된 사람을 위해 일할 수 있을까?’
그럴 때면 평화를 쏘아 올리는 아이들을 봅니다.

제가 담당할 몫은 이 아이들이 그 작은 공을 계속 쏘아 올릴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어른이 되는 것뿐임을 깨닫습니다.

탕! 탕! 무서운 총성이 끊이지 않던 이 땅에, 탕! 탕! 평화의 신호탄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른들의 곪은 흉터 위에 아이들이 만드는 평화의 새 살이 돋고 있습니다.

평화의 신 호탄을 쏘는 우리 아이들 곁엔, 월드비전이 그리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후원자 여러분의 든든한 지원이 있습니다.

글. 배고은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2017_story_autumn_white01

[어른이 된 후원아동] 흰색을 그리는 소녀

“소정아,
‘쨍 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라는 가사처럼
포기하지 마!”

생일이면 꼭 보내주시던 한 통의 손편지.

그 따스한 응원은 소녀가
어둠 속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었던 빛이었다.

후원자의 바람대로 반짝이는 어른이 된
스물셋 소정이를 만났다.

2017_story_autumn_white01

.

학창 시절의 추억 대부분이
월드비전과 함께예요.

 

“초등학교 3~4학년이었나? 너무 어릴 때라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요.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매일 월드비전 복지관 공부방에서 선생님과 공부하고, 친구들이랑 놀고.(웃음) 혼자 저와 오빠를 키우시느라 식당 일부터 아르바이트까지 바쁘신 어머니의 빈자리를 월드비전이 채워줬어요.”

 

그림을 그리는 순간엔
모든 세상이 다 멈췄어요.

.

“동양화를 그리셨던 아버지를 닮았는지, 상상하고 떠올리는 대로 표현되는 그림이 참 좋았어요. 어머니께서 구해오신 이면지 가득 그림을 그리곤 했죠.

그렇게 시작한 미술로 우연히 나간 대회에서 큰 상도 타고, 선생님들도 ‘소정이는 그림을 계속하면 좋겠다’고 격려해주셨어요.

덕분에 지금은 대학교에서 그림,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다이나믹미디어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

나를 믿어주는 누군가 있다는 건,
말로 담을 수 없는 ‘든든함’이에요.

.

2017_story_autumn_white03

“어릴 땐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아이였어요.

힘드신 어머니께 짐이 될까, 고민이나 걱정을 내색 한번 못 했죠.

사실 미술 분야가 금전적인 지원도 많이 필요하잖아요. 의지할 곳 없어 혼자 많이 울었어요.”

“그때마다 후원자님이 큰 힘이 돼주셨어요.

‘소정아, 항상 너를 응원해.’
생일마다 보내주시던 손편지를 잊지 못해요.

월드비전을 통해 미술학원도 다니게 됐어요. 꿈을 키워나갈 기회를 선물받은 기분이었죠.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요.”

 

“흰색은 어떤 색을 섞어도 만들 수 없는 색이에요. 그 자체로서 존재하죠.

어릴 때부터 형편이 안 좋아 많은 걸 누리진 못했어요. ‘안쓰럽다, 어두울 것 같다’는 주변의 시선도 있었죠.

그래도 저는 ‘윤소정’
그 자체로 당당히 살아가고 싶어요.

밝고 순수하고 하얗게.
흰색처럼!”

.

세상을 돕는
‘사회공헌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

“제가 받은 사랑과 격려를 많은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월드비전 희망날개클럽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디자이너인 ‘배상민 교수님’을 멘토로 만났어요.

바쁜 일정 중에도 오랜 기간 저처럼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과 함께해주셨어요.

‘너희도 멋지게 자라서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고 돕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
교수님의 이 말씀이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어요.”

 

“후원자님도 이 글을 읽으시겠죠?

월드비전 보고서에
일러스트 재능기부를 
결심하게 된 것도,
혹시나 제 작품을 보신다면

‘소정이가 꿈을 포기하지 않았구나’
기뻐하시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였어요.

후원자님께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렇게 잘 자라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너무 감사드린다고.”

2017_story_autumn_white02


글.
 김유진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