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캠페인] 호호 추웠던 겨울이 하하 웃는 겨울로
월드비전 난방온 캠페인 결과 보고
도심 한복판에 세워진 60㎡(18평) 임대 아파트. 한눈에 보기에도 낡고 오래되어 보입니다.
“계세요?” 하며 문을 똑똑 두드리자, 살짝 열려 있는 현관문 틈으로 우당탕탕 시끌법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손님이 많이 찾아오셨나 싶을 정도로 현관 앞을 가득 메운 신발들. 이곳은 엄마와 7명의 자녀가 함께 살고 있는 승준이네 집입니다.
형 3명, 누나 3명. 승준이는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아홉 살 막내입니다. 승준이가 네 살 무렵, 지금 살고 있는 임대 아파트로 이사 왔습니다. 여덟 식구가 다세대 주택을 전전하던 시절에 비하면 처음에는 궁궐 같았습니다.혼자서 7명의 자녀를 돌보는 일도 쉽지 않는데, 지적 장애를 가진 첫째 아들 때문에 엄마는 어디 일하러 갈 수도 없습니다. 매달 정부에서 지원되는 수급비에 의존해서 살아야 하는 승준이네. 하루하루 버티는 삶을 살아오는 사이 집은 점점 낡아졌습니다. 방문도 떨어지고 곳곳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겨울이 찾아오면 승준이네 집은 더 이상 따뜻한 보금자리 역할을 할 수 없었습니다. 차갑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막아주지 못했고 보일러를 켜도 난방비 부담만 늘어날 뿐, 집 안을 감도는 차가운 공기는 승준이네 가족의 피부에 그대로 닿았습니다.
여덟 식구가 산다고 하기에는 단출한 살림살이, 겨울이 와도 무엇을 더 준비할 여력은 없었습니다. 물려주고 물려 입은 겨울 외투는 해져 있었고, 겨울철 필수품이라는 보온 내의조차 장만할 수 없었습니다.
“큰애 때문에 나가서 일을 할 수도 없고, 당장 애들한테 들어갈 돈도 많고, 애들 밥해 주기도 힘드니까…
겨울에도 추우면 추운 대로… 집을 고칠 생각은 아예 못 했어요.”
월드비전에서 지원을 받기 전 집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승준이는 “그때는 방문도 떨어져 있고, 벽에 작은 구멍도 있고… 그래서 슬펐어요”라고 말하며, 엄마와 함께 지난겨울을 떠올렸습니다.
작년 겨울, 승준이네 가정을 방문한 월드비전은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알아냈고, 난방온 캠페인을 통해 난방비와 방한용품을 지원했습니다. 더불어 찬 바람이 더 이상 들어오지 못하게 부서진 문을 수리하고 벽의 틈을 메우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승준이 엄마는 월드비전 덕분에 올겨울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놓인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뭐냐는 질문에 승준이는 어떤 장면을 떠올린 듯 신난 웃음으로 대답합니다.
“겨울이 제일 좋아요. 친구들이랑 눈싸움할 수 있잖아요.”
승준이와 승준이네 가족 모두 지금처럼 겨울을 행복하게 기다리고, 또 지난겨울을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발간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된 주거지에 사는 저소득 가정은 집 안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 지출이 월평균 18% 더 높다고 합니다.
겨울 방학 동안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은 주거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난방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일부 가정들은 난방비 지출이 늘어난 만큼 식료품비를 줄일 수밖에 없어 겨울 추위는 결국 아이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국내 위기아동을 지원해 온 월드비전은 2016년부터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복지 사각지대 가정의 아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난방온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꼼꼼하게 확인하며 난방비 및 이불, 전기난로, 전기장판 등 난방용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 3,870명이 9억원 상당의 지원을 통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고, 2019년 겨울에도 저소득 가정 아이들 2,000명에게 총 6억원 규모의 난방비와 겨울용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난방온 캠페인 수혜자수
글. 김지혜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쿰 스튜디오